한옥(韓屋)이란 무엇인가
한옥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일상에서 쓰인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제 압제기에 서양식 모양으로 지은 집들을 양옥(洋屋)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집들을 한옥(韓屋)으로 불렀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외국인의 시각으로는 한민족(韓民族)이 전통적으로 살아온 집들이라고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초가나 기와집이 한옥에 속한다 하겠다.
[시사매거진 285호] 한 국가의 문화가 의식주예(衣食住藝)를 통해 조명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문화의 예(藝) 분야는 K-POP과 K-DRAMA를 통해 세계 속에 한류를 형성하는 큰 산업이다. 그에 비해 2007년 ‘한스타일 육성계획’에 포함되었던 한복, 한식, 한옥, 한글, 한지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 한옥은 지역개발을 통해 유형화하기가 좋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분야이니 자체적으로 산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쉬운 예로 황색과 적색으로 치장한 입구로 상징되는 차이나타운은 화교라
[시사매거진 285호] 한 국가의 문화가 의식주예(衣食住藝)를 통해 조명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문화의 예(藝) 분야는 K-POP과 K-DRAMA를 통해 세계 속에 한류를 형성하는 큰 산업이다. 그에 비해 2007년 ‘한스타일 육성계획’에 포함되었던 한복, 한식, 한옥, 한글, 한지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 한옥은 지역개발을 통해 유형화하기가 좋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분야이니 자체적으로 산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쉬운 예로 황색과 적색으로 치장한 입구로 상징되는 차이나타운은 화교라는 역사적 배경을 떠나 중국이 세계로 진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594년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Binondo)에 처음 형성된 차이나타운은 이제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중국 문화의 세계진출에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을 이루고 있다. 물론 4백년이 넘은 차이나타운과 단순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저력과 한류를 고려할 때, 한국 한옥의 세계화를 통한 산업화의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시사매거진 기획편집국은 한옥에 대한 개요를 살펴보고, 한옥의 문제점과 장점을 바탕으로 세계로의 진출방안과 한옥 산업화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옥이란 무엇인가’에서 ‘한옥의 현대화 방향성’을 찾고 ‘한옥의 세계진출과 산업화 가능성’을 찾아보려는 시도이다.
국민들은 한옥을 좋아한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한옥의 우수성을 발굴하고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여 현대건축으로서 한옥이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다. 아직 실증화의 문제가 넘어야할 장벽이지만 그 목적에 걸맞도록 다양하고 우수한 수상작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 행사 외에도 한옥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작품들과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매우 많은 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한옥에 대한 관심과 진정성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한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같은 제목으로 한옥국가센터가 조사한 자료에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의 결과가 담겨져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84.3%가 한옥에 호감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조사기간 내의 평균도 80%가 넘을 만큼 지속적으로 한옥에 대한 호감도를 보이고 있다. 한옥에 거주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68.2%의 수요가 나타났는데, 2018년 한때 29.9%로 급감한 것 외에는 2013년의 57.5%보다 10.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한옥 보급률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옥을 짓기가 어렵다.
한옥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이 늘어나고 한옥에 대한 호감도는 높기만 한데 보급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옥국가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옥에 대한 수요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주요 원인이 현대적 시설의 미비로 인한 불편함과 한옥 구매비용의 대출이 어렵다는 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에 더해 한옥에 대한 디자인 규제도 한옥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한옥을 짓고 허가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옥 신축에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을 하는데, 한옥 비용지원 심의 기준에 따라 서울시건축자산전문위원회가 조선시대식 디자인 규제를 하고 있다. 콘크리트나 철골이 보이는 것은 허용하지 않으며 통유리로는 건축 인허가 심의를 통과하기 어렵다.
유리에 띠살, 아자살, 완자살처럼 복잡한 나무 살대를 대야 하고 간결한 용(用)자살은 쓰지 못하게 규제한다. 대문간을 따로 만들어야지 대문만 만들어도 안된다. 문을 열고 바로 실내로 들어갈 수 없이 꼭 마당을 거쳐야 한다. 문도 양쪽으로 열어젖힐 수 있는 대칭형 양개문(兩開門)만 쓰도록 규제하고 있다. 잠금장치를 한 대문은 고정해 두어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의 규제도 모두 엇비슷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축심의에 통과하기 쉬운 양식으로 다들 비슷비슷한 한옥들이 대다수이다. 개성을 찾기 어렵고 현대적 시설이 스며들기 어렵다.
한옥 심의 관계자는 한옥은 주요 구조가 기둥·보 및 한식 지붕틀로 된 목구조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이라고 규정해 놓은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지붕의 재료로 구분하는 초가와 기와집
볏짚, 밀짚, 갈대 등의 풀을 활용하여 지붕을 엮고 흙벽을 세워 만든 집을 초가(草家)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평민이든 양반이든 일반 백성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던 형태의 집이다. 짓는 비용이 적음에도 단열이 잘되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짚을 좋아하는 곤충들이 서식하기 좋고 곤충을 잡아먹는 새들이 둥지를 짓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짚으로 만든 지붕이 수시로 썩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번씩 갈아줘야 하고 화재에 취약했다. 문지방이 기울면 틈새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초가(草家)는 재료를 구하기 쉬워 우리나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지역에 흔한 형태이니 한국의 전통한옥이라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산간에서 구하기 쉬운 나무껍질과 돌을 활용한 너와집, 굴피집, 억새로 지은 샛집과 통나무를 사용한 귀틀집(투막집) 등도 분포지역이 넓고 보급률이 낮아 전통한옥이라 분류하기 어렵다.
초가의 단점을 해결한 것은 삼국시대에 등장한 기와의 발명이다. 찰흙으로 만든 기와나 푸른 유약을 바른 청기와로 지붕을 올린 기와집은 오랜 수명에 화재에도 강한 내성을 갖추게 된다. 기와집은 그 무게를 지탱하고 멋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전문 인력이 동원되고, 풍수설과 접목된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면서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양식으로 발전하게 된다.
한편으로 전통적인 기와집은 넓은 대지가 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기에, 도시를 중심으로 2층을 올리거나 지붕만 기와를 얹는 형태의 개량형 기와집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용도에 따른 기와집의 종류
기와집을 용도에 따라 주거건축, 유교건축, 불교건축, 궁궐건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주거건축은 조선시대 서민들의 주택인 민가(民家)와 양반사대부들의 주택인 반가(班家)로 나눈다.
유교건축은 다시 사직단과 종묘와 같은 제사를 지내기 위한 '예제건축'과 성균관, 향교, 서원처럼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학건축'으로 분류한다. 4세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진 불교건축은 시대별, 지역별, 사상별로 다양한 유형이 발전되면서 불교의 세계관을 담으면서 형태적으로도 정형화된 체계가 수립되어 있다.
고대국가 성립과 함께 형성된 궁궐건축은 왕의 통치시설, 왕실 일가족의 주거시설, 왕권을 보좌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관청 시설, 집무수행시설과 배후 주거지역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구성으로 되어 있어 기와집의 정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붕의 형태로 나누는 기와집의 종류
맞배집은, 마주보는 두 개의 지붕면이 있고 측면에는 지붕이 없는 대신, 박공이라는 삼각형의 벽이 있는 가장 간단한 형태로 곳간이나 사당 건물에서 많이 보인다.
우진각집은, 마주보는 지붕 전후와 좌우, 네 면 모두가 경사지붕으로 이루어져 있는 형태로 멋을 내기보다 실용적인 면을 중시한 형태로 격식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민가에 많이 나타난다.
팔작집은, 우진각집 양쪽 측면 지붕 윗부분을 수직으로 잘라내어 합각을 형성하여 화려한 느낌을 주는 형태로 궁궐, 사찰, 안채나 사랑채 등에서 볼 수 있는 격조 있는 모양이다.
한옥의 특징
한옥에는 현대과학으로 입증되는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다. 온돌과 마루가 그 증빙이다. 순수 우리말로 구운 돌의 약자인 ‘구들’을 이용한 난방 방법은 아궁이의 열기가 부넘기를 넘어 고래로 이동하면서 구들장을 데우고 그 온기로 바닥을 따뜻하게 만드는데, 구들의 두께와 굴뚝까지의 통로 폭을 다르게 하여 집안 전체에 온기를 전달하는 훌륭한 기술이다.
나무 널판으로 구성된 마루는 바닥을 지면으로부터 떨어트려 고온다습한 계절에도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마루에 붙은 문을 열면 바닥의 먼지는 걸러지고 앞뒤로 통풍이 되니 에어컨이 생겨나기도 한참 전인 그 시절 최적의 냉방장치였다.
한옥에는 자연친화적인 생활과학 원리가 녹아있다. 나무와 돌, 흙 등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면서도 기둥과 서까래, 문, 마루 등은 나무를 사용하고, 벽은 짚과 흙을 섞은 흙벽으로 만들었으며, 창 역시 천연 나무로 만든 한지를 발랐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무수한 구멍이 있는 한지는 그 자체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자연스러운 환기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양질의 점토를 재료로 만드는 한식기와 역시 겨울에는 열을 빼앗기지 않고 여름철에는 처마의 각도와 더불어 강렬한 태양열을 차단한다.
한옥에는 기후와 가족구성 형태에 적용되는 적합성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와 지역별 특성에 알맞은 가옥 구조를 정립하고, 대가족 중심의 주거방식을 고려하여 부엌을 배치했으며 안방, 건넌방, 사랑 등으로 자연스럽게 공간의 서열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이 2동 이상일 경우에는 평행 배치가 아니라 남쪽을 북쪽보다 넓게 두어 남동풍은 더 빨라지게 하고 북풍의 속도는 줄여주는, 베르누이의 원리가 숨어 있다.
한옥에는 심리적 안정을 갖게 하는 인간 친화성이 있다. 건축 용어로 휴먼 스케일이라 하는 인간 친화성은 공간과 인간의 상호교감 정도를 의미한다.
휴먼 스케일이 깨진 대형 공간이나 비좁은 방에서 인간은 불안감이나 분노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한옥을 구성하는 문과 창, 벽은 물론 기단까지도 사람 몸의 척도 안에 들어 있으며, 방과 마루 위의 천정의 높이와 공간감이 달라서 포근함과 호탕함을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다. 한옥의 공간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정서적인 안정과 존재감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옥에는 사색에 들게 하는 환경과의 소통이 있다. 예로부터 배산임수(背山臨水)지형을 가장 이상적인 삶의 터전으로 여긴 것은 무슨 자손의 출세를 위한 미신 같은 것이 아니다. 북쪽에 산을 등지면 추운 겨울에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고 연료도 쉽게 확보할 수 있었으며, 집 앞에 흐르는 물은 식수와 농업용수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남동쪽을 향한 마당은 통풍 환경과 햇빛을 보장해 주고, 마루를 통해 먼지가 걸러지며, 지붕의 길이와 처마의 각도가 일사량을 저절로 조절해 주는 한옥의 구조. 한옥은 문을 열면 트인 공간이 보이고 창을 열면 나무들이 보이는 휴먼 스케일 공간 안에 자리한 사람에게 사색에 빠질 넉넉한 틈을 내어준다.
한옥의 유래와 분류
한옥이라는 단어는 1907년 4월 23일에 작성된 『가사(家舍)에 관한 조복문서(照覆文書)』에 쓰인 것이 기록상 최초이다. 개항 이후 서양의 근대건축양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 서양의 새로운 건축양식과 대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신조어로 보인다.
한옥의 역사에 빠질 수 없는 곳은 전주 한옥마을이다. 을사늑약(1905년)이후 3차에 걸친 시구개정(市區改正)에 의하여 전주의 시가지가 격자화되고 일본인들이 전주 최대의 상권을 장악하고 위세를 부리자 1930년대 중반, 뜻있는 선비들과 주민들이 풍남문 동쪽에 집단으로 한옥을 건립하고 마을을 건설한 것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이라고 한다. 그 곳에서는 맞배집, 우진각집, 팔작집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
주택과 함께 전통 건축물들을 한옥이라고 정의한 것은 1975년경 출간된 ‘삼성 새우리말 큰사전’으로 한옥을 양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풀이하고 ‘조선집’, ‘한식집‘ 등을 동의어로 소개하고 있다.
2007년 한옥 육성정책이 만들어지면서 각 지자체들이 조례에 의해 한옥을 정의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한옥에 대한 법리적 요건이 필요하게 되었다. 2009년 관광진흥법 시행령 2조에서는 한옥을 ‘주요구조부가 목조구조로 한식기와 등을 사용한 건축물 중 고유의 전통미를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과 그 부속건축물’이라고 말한다. 2010년 제정된 건축법 시행령 제2조에는 한옥을 ’기둥 및 보가 목구조방식이고 한식지붕틀로 된 구조로서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이라고 명시 되었다.
법리적인 정의가 생기기는 했지만, 한옥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르고, 그 원형을 찾기가 어려우며 어디부터, 무엇들을 한민족(韓民族)의 특징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옥(韓屋)의 정의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한(韓)을 건축양식의 독자성으로, 옥(屋)을 건축용도와 기술의 전통성으로 분리해 보아야 한다.
한을 지칭하는 건축양식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내용은 목구조와 한식기와이고 추상적인 내용은 전통미이다. 이처럼 건축양식을 기준으로 하는 건축물로는 한옥식당, 한옥청사, 한옥호텔처럼 한옥이 단어 앞쪽에 붙이게 된다. 한 마디로 한옥풍 건축, 무늬만 한옥이다.
주거를 중심으로 하는 옥에 들어가는 기술은 기와, 바닥 난방, 좌식 공간, 남향 거실, 마당과 마루, 좌우로 방을 나누어 배치하는 구조 등으로 구성된다. 건축용도를 기준으로 하되 개량한옥, 하이브리드한옥, 퓨전한옥 식으로 급조된 이름의 건축물들은 법리적인 한옥의 범주에는 들어가지만 한옥 비슷한, 의사(擬似)한옥이다.
한옥의 유래와 역사를 근거로 한옥(韓屋)을 제대로 분류해 보면 문화재 한옥, 정통 한옥, 현대 한옥으로 나눌 수 있다. 문화재 한옥은 전통(傳統) 기법으로 지어진지 50년이 넘었고 그 유일성과 완전성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정통성(正統性)의 기준이 되는 건축물, 정통 한옥은 문화재 한옥에 최대한 가깝게 전통의 기법을 살리고 있는 건축물, 현대 한옥은 전통적인 형식을 바탕으로 실내공간이나 냉난방 설비 등에 현대적 기술을 접목한 건축물을 말한다.
한옥을 외국인의 시각으로는 전통 한옥과 최근 한옥으로 대비해 볼 수도 있다. 외국인들에게 특별히 눈길을 끄는 건축물 중에는 한옥의 모티브와 현대의 감각이 어우러진 한류 건축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한옥이라는 용어는 2010년 5월 발표된 ‘신(新) 한옥플랜’을 줄여서 정책용어로 사용되다가 한옥건축 R&D기술이 적용된 비정형 건축물이나 최근 시도되고 있는 한옥풍 건축물을 지칭하기도 한다. 건축물 나름대로 수준이 있고 신규 기술이나 현대식 시설이 도입된 한옥들을 표현하기도 하니 신기술이 적용된 한옥정도로 이해하면 적당하다.
한국한옥(韓國韓屋)의 정의
지금까지 한옥의 유래와 분류 및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아본 결과 한옥의 정의는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표현이 들어 갈 수밖에 없다. 한옥은 주거를 목적으로 하여 실용성과 경제성을 주로 하는 주택의 개념을 포함하되 한민족(韓民族)만의 문화와 속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현재에도 그 원형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계승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약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의 시각으로도 쉽게 구분이 되고, 한옥에 담긴 특징과 철학을 듣고 탄성이 나오는 주거 환경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문화재 한옥이 원형에 가장 근접한 정통성이 있지만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거의 편의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숙제이다.
(주)전통문화촌 김인섭 원장은 한국한옥으로 명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서울 한남동 승지원(承志園)을 꼽았다. 승지원은 전통문화촌의 이사로 재임하고 있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74호 신응수(79) 대목장이 1984년 지은 전통한옥이다. 이곳에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살았으며, 고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삼성의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승지원을 한국한옥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신응수 대목장은 “목조건축비법(눌와) 출간회 등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승지원의 기와 밑에는 적심이 없습니다. 적심은 톱밥 등의 자재들을 흙에 개어 집어넣는 부분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썩게 됩니다. 대략 30년 주기로 지붕을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승지원에는 적심을 빼고 균형을 잡아주었기에 일이백년은 문제가 없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이나 숭례문 등도 적심을 제거하고 복원을 했다.”고 밝혔다.
김인섭 원장은 “전통 건축의 변화는 전통기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발전된 기술을 적용하여 원형을 강화하는 방향성을 갖는 것입니다. 신기술을 씌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도록 검증하고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통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일”이라고 정리한다.
한마디로 한국한옥(韓國韓屋)은, 정통한옥의 품에 최첨단 최신설비와 기술이 손색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문자 그대로 ‘전통과 현재의 조화로 미래를 여는 한옥 건축물’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이제는 한옥의 세계화를 목표삼아 우리만의 전통과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우리 고유의 정신이 배어 있으되, 세계로 진출하고 산업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들과 노력과 관련부처의 지원 그리고 연관단체들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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