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대형 화재, 107명 피해…강남 한복판에서 드러난 주거안전 사각지대
- 화재 발생 12시간 49분 만에 진화…이재민 주거지원과 재개발 안전대책 시급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도시 주거안전 문제를 다시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주거지원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노후·취약 주거지역의 재난 대응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오후 3시 50분께 구룡마을 2지구 가건물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접 지역으로 확산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좁은 진입로와 부족한 소방용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28일 오전 4시 39분께 완전히 꺼졌다. 화재 발생 이후 12시간 49분 만이다.
이번 화재로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30대 여성 1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주거지를 잃은 주민들은 임시대피시설과 숙소에서 생활하게 됐다.
특히 이번 사고는 강남이라는 서울의 대표적인 고밀도 개발지역 안에서도 기본적인 화재 대응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주거지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구룡마을은 가연성 자재로 지어진 가건물이 밀집해 있고 골목이 좁아 소방차량 진입과 대규모 소방활동에 제약이 있다. 소화전 부족 등 소방용수 확보 문제 역시 화재 확산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재민들의 주거안정 대책도 중요한 현안이다. 국토교통부는 재난으로 거처를 잃은 주민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을 최대 2년간 무상 지원하는 긴급 주거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역시 추가 임시주거 제공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현재 재개발을 위한 이주가 진행 중인 지역이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기준 전체 1,107세대 중 950세대가 이주를 마쳤다고 집계했다. 앞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남은 주민들의 안전과 주거권을 함께 보장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화재는 재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주민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개발사업의 속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의 책임이다.
화재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과 함께 취약 주거지역의 소방시설, 피난 동선, 비상급수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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