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재공격 카드 꺼내나…트럼프의 '군사 압박 외교' 중대 기로
- 미 중부사령부, 중간선거 이후 추가 공습 시나리오 검토…핵·에너지시설 공격 가능성 거론 - 이란도 협상 가능성 열어두면서 보복 경고…중동 정세 다시 긴장 국면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공격 가능성을 검토하는 동시에 외교적 협상도 추진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실제 무력행사가 협상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추가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의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실행할 수 있도록 복수의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검토 중인 공격 대상에는 이란의 핵 관련 시설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시설과 주요 기반시설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작전 범위와 공격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 여부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이 군사적 위협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강압 외교' 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공격에 나서지 않더라도 군사적 선택지를 공개적으로 부각함으로써 이란 지도부에 압박을 가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적 타결과 군사행동 사이에서 선택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것인지,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루 전에는 이란과 대규모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도 언급하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군사적 압박이 반드시 외교적 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란의 주요 시설을 타격하더라도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미국은 추가 군사행동과 협상 교착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줄리 노먼 부연구원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군사행동을 통해 기존 공격에서 얻지 못했던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이끌 수 있다는 명확한 전략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란 역시 미국과의 외교적 접촉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추가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국 간 긴장 수위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추가 공습에 대응해 역내 에너지시설이나 미국의 동맹국을 겨냥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군사적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양측의 오판 가능성을 꼽는다. 미국이 제한적인 군사공격으로 이란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이란이 이를 체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경우 예상보다 강도 높은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 도하대학원연구소의 모하마드 엘마스리 교수도 최근 미국과 이란의 움직임이 외교적 돌파구보다 새로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장관의 이스라엘 방문과 역내 미국 인력 철수 관련 보도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향후 충돌이 이전보다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의 중간선거 일정도 향후 군사적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이전에는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 가능성을 탐색하고, 선거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군사행동이 선거 결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대치가 국제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원유시장과 해상운송,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동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하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실제 외교적 합의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추가 공격이 이란의 협상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복의 악순환을 촉발해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더욱 좁힐 위험도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을 통한 합의를 선택할지, 군사행동을 통한 강제적 변화를 시도할지에 따라 중동의 안보 질서는 물론 국제 에너지시장과 세계경제의 향방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