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시장 '깜깜이 유럽행'… 자정 멈춘 공주시, 이제 수사가 답할 차례
오수탱크 고발·1억 포장마차 철거·렌탈 수의계약엔 침묵… 출장지·목적·동행·예산도 '비공개'
[시사메거진_박규하 기자]공주시에 쌓이는 것은 의혹이고, 사라지는 것은 설명이다. 의혹이 나오면 시장은 답하지 않는다. 의회 답변은 취재 결과와 어긋난다. 그 사이 시장은 시민도, 출입기자도 모르게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의혹은 이미 행정의 울타리를 넘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10월 13일 제72회 백제문화제 행사장인 금강신관공원 국가하천 부지에 허가 없이 오수탱크를 묻은 공주시를 하천법 위반 혐의로 공주경찰서에 고발했다. 금강청이 행정기관 주최 행사를 고발한 것은 처음이다. 본지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민선8기 행사 렌탈 계약에선 천막·의자 품목이 수의계약으로 나뉘고 특정 업체로 쏠린 정황이 드러났다. 2023년 1억원을 들여 조성한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는 얼마 못 가 철거됐다.
견제 장치도 헛돌았다. 이지은 공주시의원은 10월 16일 행정사무감사에서 황포돛배 밀양 반출 경위와 배다리 시공 자격을 따졌다. 공주시 관광과는 밀양시 공문이 없다고 답했다. 나흘 뒤 본지 취재에선 공문이 접수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의회 답변과 취재 진술, 둘 중 하나는 사실이 아니다. 같은 날 김권한 시의원은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순세계잉여금 21억여원을 시에 보고하지 않고 집행했다며 환수를 요구했다. 지적은 쌓였지만 바로잡힌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 정점에 시장의 침묵이 있다. 최원철 시장은 9월 17일 포장마차 사업에 대한 본지 공개 질의에 "해명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답했다. 10월 16일 본지가 요구한 직접 해명 간담회에는 응하지 않았다. 오수탱크 고발 이후 이어진 연락에도 답이 없었다.
유럽 출장은 그 침묵의 연장선이다. 해외출장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세금이 드는 공무를 시민이 검증할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이 문제다. 본지가 확인한 범위에서 공주시는 시장의 출국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방문국과 목적, 동행 인원, 예산 가운데 어느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공주시 홍보실 관계자는 10월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유럽 쪽 가셨다", "공무로 가셨다", “4일 돌아오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동행자는 "직원들"이고 배우자 동행은 아니라는 설명이 전부였다. 시정 홍보 관계자의 답변은 '알고 있다'에서 멈췄다.
처음도 아니다. 공주시 홈페이지 자매도시 교류현황에는 2024년 8월 공주시장 외 7명과 공주시충남연정국악단 16명이 일본 야마구치시 자매결연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현지 축제를 참관한 기록이 있다. 24명 규모의 출장이었지만, 본지가 확인한 범위에서 출국 전 공지나 보도자료는 없었다. 기록상 출장 기간은 8월 6일 하루다.
다른 단체장은 달랐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8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독일·이탈리아 출장 일정과 목표를 공개했다. 이장우 전 대전시장도 2024년 6월 출국 전에 방문 도시와 일정을 알렸다. 공무라면 감출 이유가 없다.
시장은 침묵하고, 행감 지적은 엇갈린 답변 속에 묻혔다. 스스로 고칠 장치가 멈췄다면 사실을 가릴 곳은 수사기관뿐이다. 본지는 앞선 보도에서 렌탈 수의계약을 '이제 수사의 영역'이라고 짚었다. 공주경찰서는 오수탱크 매설을 누가 결정했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신속히 가려야 한다. 렌탈 계약 분할과 업체 쏠림, 황포돛배 반출과 공문 처리, 재단 잉여금 집행까지 수사기관이 자료로 규명해야 한다.
최 시장은 9월 공주시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이라며 충남도에 지원을 요청했다. 1억원을 들인 거리를 철거하고도 '성공'이라 말한 행정이다. 도움을 청하기 전에 제 곳간의 쓰임새부터 설명해야 한다.
공주시는 이번 출장이 "공무 출장"이라는 입장이다. 본지는 출장계획서와 예산 집행 내역 공개를 요청하고, 답변이 오는 대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4일 귀국하는 최 시장이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은 출장 성과 보도자료가 아니다. 출장지와 목적, 동행자, 비용 내역이다. 시장이 설명을 미루는 사이, 공주시의 의혹은 하나씩 수사기관의 책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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