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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연합' 정치(국회)개혁 없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없다! 성명서

(사진제공 = 한국NGO연합)
(사진제공 = 한국NGO연합)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2일 '한국NGO연합' 정치(국회)개혁 없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없다! 성명서 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국회의 국정감사는 행정부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고 국정운영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헌법상 제도이다.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가예산의 집행과 정책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오늘날 국정감사는 과연 그 헌법적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매년 가을이면 반복되는 여야의 정쟁, 국회의원들의 호통과 막말, 보여주기식 질의, 무분별한 자료 제출 요구, 불필요한 증인 소환으로 국정감사의 본래 목적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국회에 불러놓고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대기시키는 관행은 이제 반드시 개선해야 할 심각한 인권 및 행정운영의 문제다.

우리는 이러한 국정감사의 구조적 폐단을 지적하며 국회의 근본적인 개혁 없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첫째, 국정감사는 정책검증의 장이지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공연장이 아니다!

국정감사는 제한된 기간에 수많은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짧은 질의시간으로는 복잡한 국가정책과 예산집행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그 결과 주요 부처나 정치적 쟁점이 된 일부 기관에 질의가 집중되고, 상당수 피감기관은 제대로 된 검증조차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책 대안과 제도 개선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호통과 자극적인 발언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권한은 행정부를 감시하라는 것이지, 국민 앞에서 권위를 과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정감사의 성과는 얼마나 큰소리를 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가적 문제를 밝혀내고 개선했느냐로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질문 한 번 하지 않을 증인을 왜 하루 종일 국회에 붙잡아 두는가!

우리가 특히 심각하게 지적하는 것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증인 출석 요구와 장시간 대기 관행이다. 정부 각 부처에는 수많은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이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가 이들 기관을 감사하면서 기관장뿐 아니라 감사, 본부장 등 여러 임원을 일괄적으로 출석시키는 사례가 있다.

이들 임원에게는 수행 직원들까지 따라붙는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실제 질문을 받는 사람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많은 기관의 임직원들은 자신에게 질문이 있을지조차 알지 못한 채 국회 회의장 밖이나 로비에서 몇 시간씩 대기한다. 감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단 한 차례의 질문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지방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차량을 이용해 장거리를 이동하고, 경우에 따라 숙박까지 하면서 국정감사에 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와 교통비, 숙박비, 업무공백은 결국 공공기관의 운영비용으로 귀결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증인 출석인가? 질문할 계획도 없고, 확인할 사안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관행적으로 기관장과 임원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국정감사인가? 국회의 권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 세웠느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문제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었느냐에서 나온다.

셋째, 국회의 감사권이 피감기관 구성원의 인격권까지 침해할 수는 없다!

국회의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감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권한은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 임직원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인격적 가치를 존중받아야 할 국민이다.

국정감사에 필요한 증인을 적법하게 출석시키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질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 없이 다수의 인원을 일괄적으로 불러 장시간 대기시키거나, 증인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관행은 인권 존중의 원칙에 비추어 재검토되어야 한다.

국회가 국민의 인권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의 감사 현장에서는 피감기관 구성원의 시간과 인격을 가볍게 취급한다면 이는 심각한 자기모순이다. 기관장도, 감사도, 본부장도 국회의원 개인의 권위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자의 업무를 수행해야 할 책임을 지닌 사람들이다.

국정감사권은 헌법상 권한이지만, 그 행사 과정에서도 국민의 기본권과 인간의 존엄은 존중되어야 한다.

넷째, 불필요한 자료 요구와 증인 소환으로 국가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 때마다 국회의원실의 중복되고 과도한 자료 요구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같은 내용의 자료를 여러 의원실에 반복 제출하고, 방대한 자료를 단기간에 준비하느라 야간근무까지 감수해야 하는 현실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정감사는 행정기관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지 행정기관의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물론 피감기관 역시 자료 제출을 회피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감사권 행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국회와 행정부 모두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회는 필요한 자료를 정확하게 요구하고, 행정부는 성실하게 제출해야 한다.

또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가 실제 정책 개선과 제도개혁으로 연결되는지 사후 점검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일회성 집중감사를 넘어 상시적이고 전문적인 국정감사 체제로 개혁해야 한다!

현행 국정감사는 매년 특정 시기에 감사활동이 집중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집중형 운영 방식은 짧은 기간에 지나치게 많은 기관과 정책을 검증해야 한다는 한계를 낳는다. 이제는 국정감사 기간에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다루려는 관행에서 벗어나 상임위원회의 상시적인 정책점검, 전문적인 청문회, 감사 후속조치 확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가 진정으로 행정부를 견제하려 한다면 국정감사의 횟수나 증인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감사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여섯째, 국회의 특권도 헌법적 책임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국회는 오랫동안 검찰, 사법부, 행정부와 각종 공공기관에 개혁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회 자신은 얼마나 철저하게 개혁의 대상이 되어 왔는가? 국회의원에게 보장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은 본래 권력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의정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장치다.

그러나 이러한 특권의 취지가 개인의 책임 회피나 권한 남용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권의 본래 목적을 존중하면서도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통제와 책임성 강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국민에게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국회라면 국회의원 자신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윤리적·제도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 국회의 개혁은 다른 국가기관을 개혁하는 권한의 확대가 아니라, 국회 스스로 자신의 권한을 절제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우리는 국정감사의 헌법적 기능을 회복하고 피감기관 구성원의 인권과 국가행정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회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관행적인 일괄 출석 요구를 개선하라!

하나. 실제 질의가 예정되지 않은 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는 서면답변, 원격출석, 출석시간 사전지정 등 합리적인 대체수단을 적극 도입하라!

하나.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모욕적 언행 및 불필요한 장시간 대기를 방지할 구체적인 인권보호 기준을 마련하라!

하나. 중복·과다 자료 요구를 줄이고, 국정감사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공공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라!

하나. 정쟁과 보여주기식 감사에서 벗어나 정책 검증과 사후 개선 중심의 전문적인 국정감사 체제를 확립하라!

하나. 국회의원의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의 남용 방지, 윤리책임 강화, 권한 행사에 대한 투명한 통제 방안을 공론화하라!

국회가 먼저 변해야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도 달라진다! 국회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회의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위임받은 권한이다. 국정감사를 받는 공공기관의 구성원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의 시간과 인격도 존중받아야 한다.

국회가 행정부에 법과 원칙을 요구한다면 국회 자신도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행정부에 효율성을 요구한다면 국회 스스로도 효율적인 감사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국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회의 감시기능을 약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정감사가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도록 제도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국회의 권위는 증인을 불러 세우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국가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있다. 국민을 감사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사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국민은 과연 이런 국회가 무슨 소용 있냐는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2026년 11월 2일

한국NGO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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