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재투표 부결…결국 폐기
재석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반대 111명 야당, 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다시 추진
[시사매거진312호] 5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채상병 특검법은 최종 폐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결과 발표 직후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결국 폐기의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의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표결 앞두고 강도 높은 공방‘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사
[시사매거진312호] 5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채상병 특검법은 최종 폐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결과 발표 직후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결국 폐기의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의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표결 앞두고 강도 높은 공방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그간 수사 외압설로 파장이 컸다. 급기야 이와 관련된 증언과 녹취가 재투표 하루 전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여야는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표결을 앞두고 강도 높은 공방을 벌였다.
여당의 특검 이탈표, VIP 격노설 등을 놓고 야당이 ‘탄핵’까지 거론하며 파상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흼 지도부의 소속 의원 표 단속은 수사 방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반대표를 던지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건이 완성된다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특검법 재의결 표결을 하루 앞둔 27일 국민의힘이 표 단속에 나선 것을 두고 “매우 부적절한 수사 방해이자 표틀막(표를 틀어막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표틀막인가”라며 “국민의힘 내에서도 찬성 표결을 소신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VIP 격노설’을 ‘한국판 워터게이트’에 비유하며 “대통령도 사람인데 격노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격노 이후에 격노에 따른 부정불법 행위가 있었냐, 수사가 방해받았냐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격노로 수사가 방해되고 진실이 은폐됐다면 이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을 탄행 정국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이 법은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특검법 아니냐”며 “이 법이 가결되는 순간 민주당은 재의요구권 행사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탄핵열차에 시동을 걸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총회를 통해 “사건의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지금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기관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을 다하는 게 우선 아니냐”라고 했다.
채상병 수사 사건, 그리고 수사외압 논란
채상병 수사 외압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하며 피의자 명단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는 등의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이다.
채상병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이 경북 예천의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가 14시간 만에 내성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박정훈 대령을 수사단장으로 하는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2023년 7월 30일 박 대령은 채 상병이 소속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관계자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보고했으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보고를 받은 뒤 경찰 이첩(범죄사실인지 통보)을 보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박 대령은 이 지시를 따르지 않고 사건을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서류를 경찰로부터 회수하고 박 대령을 항명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해병대 사령부는 8월 8일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령은 “국방부 수뇌부가 사단장, 여단장 등 지휘부의 혐의를 제외하고자 수사결과 조정을 압박했다”며 수사 이후 외압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논란이 이어졌다.
국방부는 임성근 사단장을 제외한 해병대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를 물어 해당 사건을 경찰에 재이첩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박 대령 측은 8월 23일 국방부 관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고 이후 10월 6일 군검찰은 박 대령을 군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채 상병 특검법)은 2023년 10월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이듬해 지난 4월 3일 본회의에 부의됐고 5월 2일 재석 168인 전원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VIP 격노설’, 진실은
박 전 수사단장이 지난해 8월 1일 회의에서 김 사령관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하며 조사 보고서 경찰 이첩을 막아섰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졌다.
공수처는 지난 5월21일 이들을 같은 날 불러 조사하며 대질 조사를 시도했으나, 김 사령관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김 사령관 측은 “해병대가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해병대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를 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대질을 거부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지난 5월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VIP(대통령)가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해병대 관계자 A씨 진술을 추가 확보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VIP 격노설이 언급된 A씨와의 통화내역 녹취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고, A씨는 이를 시인했다고 한다.
아울러 A씨는 박 전 수사단장으로부터도 두 차례 VIP 격노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해 8월 1일 회의에서 김 사령관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하며 조사 보고서 경찰 이첩을 막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JTBC 단독 보도가 나왔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종섭 당시 장관에게 채상병 사건을 보고한 날부터, 경찰로 넘어간 사건을 군검찰이 다시 가져온 날까지 총 나흘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군 관계자와 최소 124차례 통화한 걸로 확인됐다. 특히 그중 16건이 대통령실 측과의 통화였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8월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국면에서 안보실과 딱 한 번 통화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과 3번,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과 4번, 김모 당시 안보실 행정관과 9번 등 안보실과 통화만 16번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VIP 격노는 이제 사실이 되고 있고, 그 VIP 격노가 수사외압이 됐는지, 방해됐는지 밝혀야 한다”며 “물론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선 부처엔 엄청난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해병대 녹취 공개…위험 보고 끝내 묵살 정황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설’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이와 관련된 증언과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27일 채상병 순직 전 3일간의 상황을 재구성하여 특집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채 상병이 소속된 포7대대장이었던 이 모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해 7월 19일 오전 이 모 중령과 상관인 7여단장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채 상병 실종 직전의 포7대대장과 병기소대장의 통화 내용이 담겼다. 누가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등의 녹취가 생생하게 담겼다.
포7대대장은 선임인 포11대대장에게 위험하다며 수색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그런데도 그대로 수색하란 지시가 내려왔다.
이후 임성근 사단장은 채 상병이 물에 빠졌단 보고를 받았고 “애들 언론 이런 데 접촉이 돼선 안 되는데…”라며 걱정을 한다.
7여단장과 임 전 사단장은 ‘수중 수색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 부결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21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의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해 해당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거부권행사로 국회로 다시 돌아간 채상병 특검법은 결국 재표결에 부쳐졌다. 특검법이 재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해당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결과는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채상병 특검법은 최종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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