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경대 '워커하우스' 평화·추모공간 복원 추진… 6·25 역사유산 보존 나선다
국제종교연합, 유엔데이 앞두고 현장 점검… 2027년 핵심 사업 검토 부산시·부경대 등과 협력 모색…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도 현장 방문
[시사매거진 한창기 선임기자] 부산 국립부경대학교에 남아 있는 한국전쟁의 역사적 공간 '워커하우스'를 유엔 참전용사 추모시설이자 평화교육의 장으로 복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3일 사단법인 국제종교연합에 따르면 불교·기독교·천주교 지도자들로 구성된 방문단은 유엔데이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10시 부산 남구 부경대 대연캠퍼스 내 워커하우스를 찾아 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복원사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국제종교연합 이사장인 정여 스님(범어사 금정총림 방장)을 비롯해 종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방문단은 건물의 노후 상태와 내부 활용 실태를 살펴보고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워커하우스는 6·25전쟁 당시 미 제8군을 지휘한 월턴 워커 장군의 이름을 딴 시설이다. 워커 장군은 1950년 북한군의 남하로 전황이 악화하자 낙동강 방어선 구축과 사수에 주력한 인물이다.
당시 유엔군과 국군은 낙동강 일대에서 북한군의 공세를 저지하며 방어선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시간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군사적 기반이 됐다.
워커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유럽 전선에서 지휘관으로 복무했으며, 한국전쟁 중인 1950년 12월 교통사고로 순직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워커하우스가 전쟁의 기억과 국제사회의 연대를 보여주는 역사유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건물이 노후화되고 내부 공간도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단체는 2027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워커하우스 개보수 및 유엔 추모시설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부경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건물 정비와 역사교육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복원사업의 방향은 단순한 시설 보수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활동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알리고, 미래 세대가 전쟁의 역사와 평화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종교연합 관계자는 "워커하우스는 한국전쟁 당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했던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라며 "후세대가 전쟁의 교훈과 평화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시설로 복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은 현재 검토 단계로, 실제 복원에 필요한 재원 확보와 시설 활용 방식, 관계기관 간 협의 등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와 국제종교연합 방문단의 만남도 이뤄졌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스틸 대사는 워커하우스 앞에서 정여 스님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부산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종교연합은 워커하우스를 지역의 전쟁·평화 관련 역사자원과 연계해 추모와 교육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워커하우스 복원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부경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협의와 구체적인 추진계획 마련에 달려 있다. 역사적 상징성을 실질적인 보존·교육 기능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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