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원고 없어도 '내 이름으로 된 첫 책'…퍼스널 브랜딩 출판사 들목, 인터뷰로 쓰고 인물정보 신청까지

[조용우 칼럼] 부산불꽃축제, 100만 관람객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환경부담을 외면한 일회성 소비 축제, 시민의 세금으로 개최하고 명당까지 유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적 과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대기오염과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시 역시 탄소중립 선도도시를 지향하며 시민들에게 일회용품 줄이기와 에너지 절약, 친환경 생활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을 앞장서 추진해야 할 부산시가 매년 막대한 화약을 사용하고 대기 중에 미세먼지와 각종 연소 부산물을 배출하는 대규모 불꽃축제를 주도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과연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가?

물론 불꽃축제가 주는 감동과 관광·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로서 도시의 매력을 알리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기여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화려한 볼거리와 경제적 효과만큼이나 그 이면에 따르는 환경적 비용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실제로 2025년 국제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된 연구는 2023년 서울과 부산의 대규모 불꽃축제 전후 대기오염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부산불꽃축제 이후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농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측정 지점에서 초미세먼지는 최고 241㎍/㎥, 미세먼지는 253㎍/㎥까지 관측됐다. 이는 축제가 없었던 비교일보다 약 7.4~12.2배 높은 수준이었다. 불꽃 연소로 발생한 오염물질이 바람을 따라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도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축제 당일의 일시적인 불편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불꽃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은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환경 문제다. 특히 광안리와 같은 고밀도 주거·상업지역에서 대규모 인파가 밀집한 가운데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환경적·건강적 부담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대기오염뿐만이 아니다. 대량의 화약 사용에 따른 잔여물과 행사장 주변 쓰레기, 해변과 해양으로 유입될 수 있는 불꽃 잔재, 소음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할 환경적 부담이다. 축제가 끝난 뒤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비용과 행정력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시가 이러한 환경적 부담을 수반하는 축제를 매년 대규모로 개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축제의 관광적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기에 앞서 환경적 비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공공행정의 책임이다.

더욱이 문제는 부산시가 주최하고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이 공공축제에서 일부 명당 관람구역까지 유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불꽃축제는 2015년 국제관광 상품화와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일부 관람석의 유료화를 추진했다. 이후 유료 관람석은 점차 확대됐으며, 2024년에는 8,200석이 전석 매진되는 등 유료화가 축제 운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제21회 축제에서도 R석은 10만 원, S석은 7만 원에 판매됐다. 부산시민에게 10% 할인 혜택을 제공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좋은 위치에서 불꽃을 관람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유료화의 취지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별화된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료좌석 판매 수입을 축제의 안전과 편의시설 확충에 활용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산불꽃축제는 민간 사업자가 수익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상업행사가 아니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공공축제다. 그렇다면 시민 누구나 함께 누려야 할 축제에서 명당 관람구역을 유료화하는 방식이 공공성과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환경적 부담은 시민 모두가 함께 감당하면서, 좋은 관람 위치와 축제의 경험은 경제적 여건에 따라 차별화되는 구조가 과연 공공축제의 바람직한 모습인가?

부산시는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불꽃 연출 규모 확대와 관람객 편의·안전 인프라 보강 등에 재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티켓 판매 수입은 얼마이며, 판매대행 수수료와 좌석 설치·운영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얼마인가? 유료화로 확보한 수익만큼 부산시의 재정부담은 줄어들고 있는가? 수익금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과 유료화에 따른 재정적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당초 유료화의 명분이었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역시 객관적인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유료좌석이 매진됐다는 사실만으로 정책의 성공을 평가할 수는 없다.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구매 비율과 지역상권 매출 증대, 숙박과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효과까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제 부산불꽃축제는 단순히 더 크고 화려한 축제를 지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축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 연출 방안을 마련하고, 불꽃 사용량과 대기오염, 폐기물 및 해양환경 영향을 정기적으로 조사·공개해야 한다. 나아가 축제의 규모와 개최 방식이 탄소중립이라는 부산시의 정책 방향과 조화를 이루는지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한 유료 관람석 유지 문제를 시민의 공공성과 형평성 관점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그간 시행해왔던 유료화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절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충분한 무료 관람 공간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차별적인 관람 문화를 철폐해야 한다. 아울러 티켓 판매 수익금의 투명한 관리와 부산시 재정지원의 적정성도 함께 검증해야 할 것이다.

축제는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그 즐거움을 위해 시민과 환경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화려하고 거대한 행사를 개최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환경을 얼마나 책임 있게 지키고, 그 성과와 혜택을 얼마나 많은 시민과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환경부담을 외면하는 축제, 시민의 세금으로 개최하면서 명당 관람석을 유료화하는 축제. 이제 부산불꽃축제는 그 본질과 운영 방식 모두를 되돌아봐야 한다.

부산의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이 시민의 건강과 환경을 희생하는 대가로 빛나서는 안 된다. 더 화려한 축제보다 더 지속가능한 축제, 더 비싼 관람석보다 시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축제가 부산이 지향해야 할 미래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