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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농지 전수조사, 송미령 장관 제안”…국민의힘 “책임 떠넘기기” 반발

- 李 대통령 “농지 빼앗거나 불이익 주려는 것 아니다”…농업인 피해 방지 강조 - 정점식·정희용·장동혁 잇따라 비판…농지 조사 추진 경위와 정책 책임론 쟁점

(사진출처 = KTV캡쳐)
(사진출처 = KTV캡쳐)

[시사매거진 = 주성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농지 전수조사의 추진 배경과 관련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하자 국민의힘이 정책 책임을 장관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농지의 실제 이용 실태를 파악하고 투기 목적의 불법 이용을 차단하기 위한 조사라는 입장이지만, 농촌 현장의 불안과 정책 추진 과정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경위를 설명하며 송미령 장관이 장기간 시행하지 않았던 법률상 조사 의무를 이행하자는 취지로 전수조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시 농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소유와 이용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가 농업인들의 농지를 빼앗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며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하고 이용하는 농민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앞서 농지 전수조사와 매각명령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던 점을 들어 이번 해명이 정책 추진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이번 설명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과거 농지의 실제 경작 여부를 조사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소유자에 대한 처분 필요성을 강조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농지 전수조사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의 정책적 책임을 강조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농지 조사 해명을 비판하면서,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농촌 현장의 불안과 경제적 피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 사무총장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농지 거래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34건 감소하고 농지 담보대출 연체금이 1,630억원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농지 전수조사 때문에 발생했는지는 별도의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 기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가운데 약 27%에서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불법 임대차와 무단 휴경 등에 대한 후속 조치가 관심을 모았다.

특히 농지를 상속받았거나 고령으로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농업인들 사이에서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행 농지법의 경자유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농촌 고령화와 가족 단위 농지 소유 등 현실적인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투기 목적이 아닌 관행적 농지 이용과 상속 농지 등에 대해서는 별도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미령 장관은 지난 8일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 브리핑에서 명백한 투기 목적이 아닌 농지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3년의 양성화 특례기간을 검토하면서 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송 장관은 지난 13일 방송 인터뷰에서 추가 조사는 투기 유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농지의 불법 투기 문제에 대응하되 일반 농업인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와 처분 대상을 구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농지 전수조사의 필요성 자체와 정책 추진 과정의 책임 문제를 구분하는 데 있다.

농지의 실제 소유 및 이용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농지 투기를 방지하고 농업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적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처분 절차에 반영할 것인지는 농민의 재산권과 영농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특히 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상속에 따른 농지 소유 증가, 관행적인 임대차 등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만큼 법률상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례를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은 적절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반면 비농업인의 투기 목적 농지 취득과 불법 전용을 방치할 경우 경자유전 원칙이 훼손되고 실제 농사를 지으려는 청년농과 귀농인의 농지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송 장관의 제안을 언급한 것이 단순한 정책 추진 과정의 설명인지, 정치적 책임을 분산하려는 발언인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장관의 정책 제안과 대통령의 정책 결정은 행정적으로 구분되는 과정이므로 제안 주체가 누구인지와 최종적인 정책 책임의 문제는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정책인 만큼 추진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공방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우려하는 처분 기준과 구제 절차를 명확히 하고, 투기성 농지와 일반 농업인의 농지를 구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특별조치법과 농지법 개정 과정에서 실제 농업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미 조사 과정에서 불안을 겪은 농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상담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은 농지 투기 방지라는 정책 목표와 농업인의 재산권 보호, 농촌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 사례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농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부의 특별조치법 추진과 국회의 농지법 개정 논의가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농지 관리의 공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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