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장관 낙마' 기로...겸직·배우자·언더조직 이어 여성정책까지 검증 정조준
'워킹맘' 강조했지만 아이돌봄 지원법 반대표...'경력보유여성' 법안도 기권 배우자 인사·당 운영부터 이른바 '언더조직' 의혹까지...청문회 해명 여부가 최대 관건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둘러싼 검증 전선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맡는 문제부터 배우자의 당직 임명과 정부지원금 수령 의혹,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과거 여성·돌봄 관련 법안 표결과 정치적 이력까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장관 후보자 개인을 둘러싼 도덕성 검증에 그치지 않고, 성평등과 돌봄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 정책적 일관성과 전문성을 갖췄느냐가 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첫 출근 이후 각종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꼼수 절세' 의혹에 대해서는 인사청문 준비단을 통해 "통상적인 정치활동"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첫 번째 쟁점은 국회의원직 유지 여부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다.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는 아니지만,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장관 취임과 함께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그동안 정치권에서 관례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용 후보자는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자신이 사퇴할 경우 당이 원외 정당으로 전환되는 만큼 당의 의정활동을 위해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직무 전념성 측면에서 적절한지를 놓고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비례대표 강은희 전 의원도 의원직 유지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비례대표직을 내려놓은 전례가 있다. 법적으로 가능한 선택과 정치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 사이의 간극이 청문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문제는 후보자의 공직 윤리와 당내 의사결정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게 하는 대목이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은 부부가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주요 당직에 임명됐다는 이른바 '셀프 인사' 의혹을 받고 있다. 출산·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해 정부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기본소득당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충분한 민주적 절차 없이 이른바 '밀실 회의'를 거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당내 권력 구조에 대한 검증으로 논점이 확대됐다.
여기에 용 후보자와 배우자가 과거 함께 활동했던 이른바 '언더조직' 또는 '비선조직'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당시 조직에서 성차별과 위계적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용 후보자가 이를 방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해당 조직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현재 기본소득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에 다수 포진해 있다"며 "기본소득당의 창당 과정에도 조직의 인적·정치적 자원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성차별적 평가와 성희롱, 정서적 폭력 등에 대한 여성 청년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성폭력·교제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직 차원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 후보자 측의 구체적인 반박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성평등 정책을 총괄할 후보자가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성차별 논란에 어떤 책임과 입장을 갖고 있는지는 청문회에서 피하기 어려운 질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분야에서는 용 후보자의 과거 국회 표결이 새로운 검증 소재로 떠올랐다. 용 후보자는 지난해 4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이돌봄 지원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개정안은 재석 의원 245명 가운데 찬성 237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통과됐으며,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은 용 후보자와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제와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 등록제 도입이다.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돌봄 인력에 국가자격을 부여하고 민간 제공기관에 등록 의무를 부과해 돌봄서비스의 관리와 안전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간 돌봄 인력의 범죄경력 조회 등 관리 근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서비스 제공기관 지정·운영 의무도 담겼다. 해당 법은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성평등부 역시 법 시행 당시 국가자격제와 민간기관 등록제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민간 돌봄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바로 이 제도를 포함한 아이돌봄 정책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이 된다는 점이다. 용 후보자 측은 "민간시장 확대가 공공의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노동계 등의 우려를 고려해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서는 당시 반대 판단의 구체적인 근거와 장관 취임 이후 해당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정책 검증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성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과거 표결 역시 후보자의 정책적 입장을 둘러싼 논쟁을 키우고 있다. 용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2일 본회의에서 '경력단절여성'을 '경력보유여성'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에 기권했다. 같은 날 처리된 여성경제활동법 개정안에도 기권표를 행사했다.
개정안은 육아·가사·간병 등 돌봄으로 경력이 중단된 여성의 경험과 노동을 인정하고 '경력단절'이라는 표현이 여성의 경력을 부정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용어를 변경한 것이다.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가운데 찬성 208명, 반대 4명, 기권 8명으로 통과됐으며 용 후보자는 기권 의원에 포함됐다. 용 후보자 측은 "당시 성평등부에서도 정책 대상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경력단절여성'이라는 정책 대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 합의 등을 고려해 반대가 아닌 기권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용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가족이 육아휴직을 경험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를 강조해 왔다. 장관 후보자로서 과거 발언과 국회 표결 사이의 정책적 맥락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또 다른 검증 포인트가 된 셈이다.
용 후보자의 정치적 성장 과정과 관련한 논란도 청문회를 앞두고 다시 불거졌다. 용 후보자는 과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침묵행진 제안자로 알려지며 정치적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자신이 침묵행진의 최초 제안자"라며 "당시 박기홍 최고위원이 용 후보자를 전면에 내세우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할 부분이지만, 해당 논란은 단순한 이력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용 후보자가 정치적 상징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성장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용 후보자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앞장섰던 이력에 대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놓으면서 정책 전문성 논쟁도 겹쳤다.
용 후보자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은 청문회 자체보다 그 이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에서는 의원직 사퇴와 후보자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여권 내부에서도 청문회를 통과하는 것과 실제 장관에 임명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과거 장관 후보자 지명이 철회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여론 악화가 계속될 경우 대통령실이 최종 임명 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의원 역시 보좌진 갑질과 해명 논란으로 청문회를 마친 뒤 자진 사퇴하면서 장관직에 오르지 못했다. 과거 윤석열 정부의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박근혜 정부의 이춘호 전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사례가 있다.
물론 용 후보자의 경우와 과거 낙마 사례를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결국 청문회 과정에서 각 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용 후보자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질문에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해명의 내용이다. 성평등·돌봄·여성의 경제활동을 책임질 장관으로서 과거의 선택과 현재의 정책 노선을 얼마나 일관된 논리로 설명하느냐가 핵심이다. 겸직 논란부터 배우자·당 운영 문제, 여성정책 관련 표결, 과거 조직 활동을 둘러싼 의혹까지 검증 대상이 넓어진 만큼 청문회에서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장관 임명까지 상당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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