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 시사칼럼] 뭣이 중헌디? 북극 얼음이 녹으면 무슨 일이...
북극의 해빙과 기후변화
북극항로 보다 기후위기가 먼저북극항로가 핫이슈다. 부산을 북극항로의 전진기지로 삼아 북극항로 개척에 우리나라가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이 지역의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고 신임 해수부장관이 이에 호응하고 있으니 단지 구호로만 끝낼 얘기는 아닐성 싶다.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북극바다는 열리고 있고, 패권국과 주요국들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이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정부정책으로 추진하는 것도 정부가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과 대응 없이 북극
북극항로 보다 기후위기가 먼저
북극항로가 핫이슈다. 부산을 북극항로의 전진기지로 삼아 북극항로 개척에 우리나라가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이 지역의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고 신임 해수부장관이 이에 호응하고 있으니 단지 구호로만 끝낼 얘기는 아닐성 싶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북극바다는 열리고 있고, 패권국과 주요국들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이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정부정책으로 추진하는 것도 정부가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과 대응 없이 북극과 북극바다를 이용하고 선점하려는 생각만 급급한 근시안적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과연 북극에 얼음이 녹아내리면 장미빛 미래만 있을까? 이른바 북극 항로를 개척하자는 말 속에는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된다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인류의 재앙이 더욱 현실화 된다는 소리인데 서로 머리 맞대고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최대한 멈추고 늦추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논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앞다퉈 먼저 선점하여 돈벌이 해야한다고 난리고,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하니 당혹스러울 뿐이다.
심지어 이 분야의 전도사로 자처하는 한 해양 전문가는 "북극 얼음이 녹으면 기후변화 대응이 필요한데, 북극항로를 준비할 때 어떻게 고려해야 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고급 정보가 많은 미국의 대통령이나 노벨상 수상자 중에도 기후변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기후위기 자체를 음모론으로 취급하는 트럼프처럼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동문서답을 한다.
오히려 “북극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거리가 짧아 북극항로 이용이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게 아니라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이치에 맞지 않은 아전인수식 답변을 하기도 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 바다가 열리면 이것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 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엄청난 재앙이 닥쳐오게 될텐데 참으로 미래의 불행은 외면하고 우선 현실의 이득만 취하자는 어리석고 근시안적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북극 항로가 기존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부산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약 2만 킬로미터) 보다 짧은 단거리(부산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약 1만 5천 킬로미터)라서 경제성도 높고 매연도 적게 뿜어낼테니 그것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현재까진 쇄빙선 비용까지 포함돼 경제적이지도 않지만.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다. 북극의 바닷길이 열릴만큼 얼음이 녹아내린 상태라면 매우 심각한 기상이변 상황이다. 또한 이를 통해 어떤 기후재난이나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북극의 기후변화와 뉴 노멀
최근 북극의 인접국으로 구성된 북극해양환경을 보호하는 한 그룹(PAME)은 “북극의 눈과 얼음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며 “이는 지역 생태계와 지구 기후시스템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고 명시하고 있다. ‘PAME’는 기후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고, 북극 너머에서 극단적인 기온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극 기후 변화의 영향은 고위도와 그 너머에 걸쳐 느껴지며 지구 환경, 경제 및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극지연구소도 또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름철 북극바다를 덮고 있는 해빙이 녹아 바다가 열리면 자연순환이 깨지고 북극발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위도의 제트기류가 약해져 아래위로 크게 출렁이며 폭염과 한파 폭우가 빈번해 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북극의 빙하는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의 역할을 했다. 북극의 온난화, 즉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해빙이 녹고,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고, 대륙 빙하인 그린란드 빙상이 녹고, 눈으로 덮인 면적이 줄어드는 현상은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홍수, 태풍, 가뭄, 폭염 등 이상기후의 발원지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북극 기후 생태계 변화에 당도하게 됨을 알 수 있다.
한편 해마다 줄어드는 해빙 면적은 지구로 오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방패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빛을 차단하는 방패막이 줄어들면 기온 상승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같은 악순환 때문에 북극은 특히,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거의 4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북극의 온도는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년 사이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전 지구 온난화 평균의 4배를 초과하였을 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녹아내린 빙하의 양도 지난 5천 년간 녹은 얼음의 양보다 많으며, 2000년대 이후 매년 그린란드 빙상이 녹는 양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약 1000억 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그린란드 빙상의 감소는 해수면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그린란드 빙상이 녹으면서 해수면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2100년까지 최소 0.28m에서 최대 1.01m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극 얼음이 사라지면 극단적 이상기후가 일상화할 수 있다. 제트기류 때문이다. 빙하가 녹으며 따뜻해진 북극의 공기는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를 교란한다. 이때 따뜻한 공기는 북극으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남쪽으로 내려온다. 겨울철 중위도권에서 기록적인 한파가 나타나는 이유다.
제트기류 교란은 한반도에도 극심한 기상이변을 불러온다. 북극의 고온화 현상으로 인한 제트기류 변화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해 한반도에서 강추위가 발생한다. 반면 약해진 제트기류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유입된 일부 지역에는 폭염이 발생한다. 이렇듯 북극 얼음의 소멸은 다양한 기후재앙을 초래한다.
과학자들은 북극 빙하가 사라지면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뉴 노멀 시대란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는 시대를 일컫는다. 예측이 불가능한 이상기후 현상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복되는 폭염과 최악의 홍수도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기상재난이다. 하지만 예측이 불가해진다. 기상이변이 똑같은 형태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엔 긴 장마로 영향을 주었다면 겨울에는 혹한으로 봄에는 기록적인 미세먼지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마디로 예측할 수가 없다. 이상기후가 일상화가 되는 시대에 살게 될 거라는 것이다.
기후재앙에 따른 지구종말까지도
더욱 심각한 것은 빙하와 함께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의 영구 동토층 툰드라가 녹게 되면서 수천년 동안 땅속에 갇혀 있던 얼음 속의 탄소와 메탄 가스가 대거 방출되어 온실 효과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에는 메탄가스는 물론이거니와 탄소량도 지구 대기 중에 있는 탄소의 두 배가량이나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뿐 아니다. 동토층이 녹으며 수만년간 땅속에 고이 묻혀있던 고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도 깨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활한 바이러스로 신종 전염병이 유행한다면 면역력이 전혀 없는 현대 인류에겐 치명적이다. 신종 코로나19를 능가하는 ‘팬데믹(대유행)’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 같은 온실가스가 분출되고, 얼음 속에 얼어 있던 이름 모를 신종 고대 바이러스가 깨어난다면 그야말로 수억년 전 지하에 갇힌 ‘괴물’이 풀려나는 셈이다.
그야말로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의 시대가 도래하고 끝내는 지구종말이라는 대멸종의 시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북극의 알래스카에는 이미 얼음처럼 맑던 강이 주황색으로 물들고, 썩은 내가 나고, 그 안에 살던 어류들을 죽이고 있다 한다. 깨끗하고 투명한 것으로 이름난 미국 서북단 알래스카의 강 수십 개가 마치 녹을 푼 듯한 주황빛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물이 식초나 레몬 주스처럼 산성화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구 동토 해빙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구 동토층의 해빙으로 토양 속의 철과 구리, 아연, 카드뮴 등 광물이 산소와 반응해 색깔이 변하고, 이런 성분들이 녹아 들어가면서 인공위성 사진에서도 확연히 나타날 만큼 녹슨 듯한 색깔로 강물이 바뀐 것이다. 알래스카 강물이 주황빛으로 변하는 현상은 2018년 처음 관찰됐다.
몇 년 전엔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탄저균이 살아난 적이 있었다. 영구동토가 녹아내릴수록 온난화의 시한폭탄으로 불리우는 메탄 또한 대량으로 흘러나올 것이다. 또 인류가 알지 못하는 오래된 유독 성분이 용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주황색 강물, 잠들었던 지구 화학의 귀환, 생태학적 악몽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툰드라 지역에서 기온이 1.4도 상승하면 토양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기온 상승 전보다 평균 30%, 최대 3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툰드라는 러시아, 캐나다 북부, 일부 고산 지대 등에 위치한 수목한계선 이북 지역이다. 툰드라는 대부분 북극권에 포함돼 있다. 북극권은 지구 평균보다 최대 4배 빠른 온난화로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토양 탄소의 절반가량이 툰드라 지역에 저장돼 있어 육상의 ‘탄소 저장소’라 불리기도 한다.
극지연구소는 “온도 상승이 탄소 배출량 증가를 유발하고, 늘어난 탄소가 다시 기온 상승을 부르는 ‘되먹임 효과’가 우려된다”며 “온도변화에 민감한 영구동토층의 특성상 북극의 온난화가 크게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모두가 북극의 얼음이 녹고 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되면 생기는 일이다. 이렇듯 북극의 온난화는 전지구적 기상이변과 기후재앙의 시발점이며 인류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것이다.
트럼프 같은 후안무치한 정치인의 주장처럼 결코 음모론도 단순 협박도 아니다.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직접 우리가 체험하고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이러한 마당에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고 이 어찌 항로 개척의 부푼 꿈으로만 애드블룬을 띄울 수 있겠는가.
북극의 얼음이 녹으니 기후위기 대책부터 우선 생각하고 먼저 행동하자.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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