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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환경칼럼] 더는 늦출 수 없다

4대강 재자연화, 보 완전 개방 이제 시작해야 한다

"4대강 재자연화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인 만큼, 이재명 정부는 보 처리방안의 기준과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 완전 개방을 위한 결단과 실행에 나서야 한다."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강은 흘러야 한다." 이 말은 상식이다. 물의 흐름이 막히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시민의 건강과 삶으로 되돌아온다. 유역의 주민인 우리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그래서 보를 열어 흐름을 회복하는 일은 환경정책을 넘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무이다.

이재명 정부는 일찍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재자연화는 지연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월 보 처리방안을 점검해 결론을 낼 수 있는 보부터 발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한 시점이 지나도록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평가 기준과 비용, 지역 수용성, 실측자료 부족을 둘러싼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민주 정부를 표방하며 보 개방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국민 기만을 되풀이 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기조차 하다.

이재명 정부가 재자연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다면 이제는 결단과 실행이 따라야 한다. 논의가 강을 회복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 방향은 분명하다. 강의 흐름을 막는 보를 완전히 개방하고, 강이 본래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보 완전 개방은 재자연화의 출발점이다. 개방 효과와 수질·생태 변화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취·양수시설 개선과 안정적인 용수 공급 대책을 병행하면 된다. 이러한 것들의 미비나 준비를 이유로 개방을 무기한 미뤄서는 안 된다.

그동안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이 금강·영산강·낙동강에서 진행한 보 개방·관측은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금강 세종보·공주보와 영산강 승촌보·죽산보를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에서는 보 수위를 낮추거나 개방했을 때 체류시간이 줄고 유속과 모래톱·수변 공간이 회복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특히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는 개방 이후 녹조를 유발하는 남조류 세포 수와 마이크로시스틴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낙동강에서도 같은 방향의 신호가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7년 이후 낙동강 8개 보를 대상으로 계절별 개방과 수질·수생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2021년 환경부 평가 자료에 따르면 보 개방 시 유속이 증가하고 체류시간이 감소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가 줄었음이 확인되었다. 물론 낙동강은 취수·양수시설이 많아 완전 개방 기간과 수위가 보별로 달랐고, 효과도 유량과 오염원, 계절에 따라 달랐다. 따라서 보별 여건을 반영한 정밀한 조사와 단계적 이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개방을 미뤄야 할 이유가 아니라, 개방과 검증을 함께 추진해야 할 이유다. 부족한 자료는 추가 조사로 보완할 수 있다. 모든 자료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사실상 결정을 포기하는 일이다.

특히 낙동강은 더 기다릴 수 없다. 낙동강은 부산·울산·경남 주민의 식수원이자 농업과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수자원이다. 그러나 본류에서는 녹조와 수질 악화 우려가 매년 반복된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물론 보 개방만으로 낙동강 수질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상류 오염물질과 산업·축산·생활하수를 줄이고, 정수처리와 수질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취수·양수시설을 개선해 용수 이용의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보로 정체된 물의 흐름을 회복해야 한다.

낙동강 보 개방은 일부 환경단체만의 요구가 아니다. 시민이 안심하고 마실 물을 확보하고, 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물관리 체계를 만드는 중차대한 일이다. 물을 가두고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흐르는 강을 중심으로 수질, 생태, 취수와 농업용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성이나 지역 찬반 여론만을 최종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주민 우려를 듣고 시설 개선과 지원책을 마련하되, 갈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자료와 기준을 공개하고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강의 자연성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극한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는 지금, 강을 물 저장·통제 시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태계이자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공공재로 바라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장관에게 촉구한다. 4대강 재자연화를 선언에 머물게 하지 말라. 보 처리방안의 기준과 절차, 남은 일정과 책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방 효과와 용수 대책이 확인된 보부터 신속히 개방하라. 궁극적으로는 4대강 보 완전 개방을 목표로 삼고 단계별 이행계획과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낙동강부터 달라져야 한다. 부울경 시민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 책무다. 보 개방을 통한 흐름 회복, 오염원 저감, 취수 안정성 확보를 결합한 종합 대책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 강은 정치와 행정의 일정에 맞춰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강을 회복할 기회를 놓친 책임은 지금의 정치와 행정, 이재명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검토는 충분하다. 이제 결단하고 실행할 때다. 4대강 재자연화는 보 완전 개방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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