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정권의 부당한 폭주 제어하고 견제”
85.40%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 대표 연임 윤 정부 견제 속 민생 성과를 낼 수 있는 협치 가능할까
[시사매거진315호 신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85.40%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말 그대로의 결과였다. 일찌감치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고 결과는 이변 없이 ‘어대명’이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의 연임 사례는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의 일이면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되는 기록을 낳았지만 기록만큼 앞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본격 출범한 ‘이재명 2기 지도부’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지난 8월 1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총득표율 85.40%를 얻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김두관(12.12%)·김지수(2.48%) 후보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당 핵심 기반인 호남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최고위원으로는 김민석 의원이 18.23%의 득표율로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전현희 의원(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 의원(12.30%) 순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최고위원들 모두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선출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는 폭주를 계속하고 있어서 야당으로서 정권의 부당한 폭주를 제어하고 견제하는 것이 역할”이라며 “야당의 본질적 역할을 중도층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분들이 권장하고 격려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전당대회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
이재명 대표에게 지난 8월 18일 치러진 전당대회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 혹은 징검다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출마 선언 때부터 ‘먹사니즘’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재명 2기 체제’는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권 주자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민주당의 수권정당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경제가 곧 민생이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사회와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 사는 문제, 먹사니즘”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의 삶을 구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2기 지도부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최종 목표인 정권 탈환을 위해 중도 표심을 공략하는 민생·경제 정책 추진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는 강경한 대여 투쟁을 동시에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투 트랙’ 집권 플랜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22대 국회가 두 달 넘게 성과 없이 ‘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재표결 부결’로 이어지는 쳇바퀴 정쟁 정국이 반복되고 있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질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먹사니즘과 대정부 투쟁 사이에서 지도부가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 문제는 정쟁과 분리해 접근할 것이지만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국민에 필요한 민생 정책에는 협력하되 윤 정권 실정에는 강하게 투쟁해 국정 기조 변화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극체제 가속화…다양성 위축 우려도
이재명 대표는 압도적인 표차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 대표로선 당 안팎의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주당 내 통합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만큼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개딸’로 불리는 당내 강경 친명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이 대표로선 중도로의 외연 확장도 어려운 숙제다. 특히 지도부 전체가 강성 친명 인사들로 꾸려지면서 당내 유연성과 다양성이 한층 위축될 것이란 안팎의 우려가 크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2기 지도부 선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와 다원성 강화로 합리적 세력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며 “더 많이 경청하고, 더 넓게 끌어안는 리더십으로 재집권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지나친 일극 체제에만 취해 있으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팀원만 바뀐 ‘이재명과 아이들’ 컴백무대에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이유”라며 “가게 간판과 사장님이 그대로라면 제공하는 메뉴라도 싹 바꾸어야만 한다. 당대표 한 명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18일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극체제 견고화로 인한 확장성 문제를 지적하는 취재진 질문에 “합리적인 중도층 국민들은 야당과 민주당이 강력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는 것을 오히려 권장하고 격려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 속 민생법안부터 특검법까지 난제 산적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는 민생법안도 산적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재표결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 채상병 특검법 등 여야가 충돌할 지점은 산적해 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취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삶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라면 모든 것을 열어두고 정부·여당과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국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국민들의 민생을 챙기는 일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채해병 특검법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앞서 폐기된 기존 법안보다 한층 강화된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서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 대표가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선상에 올리는 제3자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 입장 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원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 종결 과정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김건희 특검법’ 등 다수의 특검법을 발의해왔다.
이에 더해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방송 장악’, ‘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 추진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강경 일변도의 대여 투쟁에 지속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이 대표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아킬레스 건 ‘사법 리스크’ 극복은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가 극복해야 하는 아킬레스 건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불법 대북 송금 등 7개 사건, 11개 혐의로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나오거나, 위증교사 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이 나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된다.
판결 내용에 따라 본인의 정치 생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의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이재명 2기 체제’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민생’과 ‘대여 투쟁’ 두 가지 과제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이재명 2기 지도가 출범했다. 국회에서 절대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탄핵과 특검 등 대여 강경 투쟁만으로는 국민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노란봉투법’과 ‘25만 원 지원법’, ‘채상병 특검법’ 등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지금, 이러한 문제들을 조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협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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