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일파만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절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부터 일어난 사건이지만 관심 밖으로 묻혔다가 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절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부터 일어난 사건이지만 관심 밖으로 묻혔다가 최근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태는 일파만파 퍼져 옥시 전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져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비단 옥시레킷벤키저(옥시)뿐만 아니라 애경, 세퓨 등 국내에서 판매됐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해 조금이라도 깨끗한 가습 효과를 위해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가 실은 독성물질로 가득한 살인제였다는 끔찍한 사실에 소비자들은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있다.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해당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든 제품은 구매 하지 말자고 외치고 있으며 이 같은 불매운동은 너도 나도 동참 바람이 불어 해당사의 죄 없는(?) 제품들까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쓸쓸히 매대만 지키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기도 손상, 호흡 곤란·기침, 급속한 폐손상(섬유화) 등의 증상을 보이며 끝내 사망에까지 이르렀다. 박모(39) 씨의 딸 주은이(가명)는 가습기살균제 ‘세퓨’의 피해 생존환자 27명(사망자 14명) 중 1명으로 세퓨 때문에 폐렴에 걸려 6개월 간 병원 신세를 졌다. 주은이는 입원 당시 울면 호흡이 세게 들어와서 폐포가 터져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태였다. 박 씨는 “아이가 행여 울까봐 이도 안 닦이면서 맛있는 것, 좋아하는 것은 다 줬다. 그러다보니 이가 왕창 다 썩었다. 아픈 여자아이가 외모까지 그러면 너무 의기소침해질까봐 지금도 앞니는 틀니를 하고 있다”고 흐느꼈다. 나모(36·여) 씨가 코스트코 판매 가습기살균제 제품인 ‘가습기클린업’을 산 건 첫째 아들 석종이(가명) 생후 6개월께인 2010년 11월이다. 석종이는 이 제품을 사용한 직후 감기 증세를 보였다. 나 씨는 “모세기관지염과 폐렴 진단이 나왔다. 아이가 병원이나 친정을 갔다 온 직후까진 괜찮다가 집에 조금만 있으면 이상해졌다”라며 “아직도 기침, 가래를 달고 산다. 더 나빠지지는 않지만 좋아지지도 않는다. 유치원 친구들이 감기인 줄 알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한다더라. 그때마다 ‘친구들한테 옮는 병 아니라고 말해줘’라며 달래주지만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석종이가 그 얘기를 하면서 ‘엄마, 난 왜 이렇게 감기가 안 나아’라고 물어볼 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인 강찬호(46) 씨의 딸 나래(당시 4살)양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면서부터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감기를 몇 달간 달고 살더니 2011년 6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폐렴 판정을 받았다”라며 “어린 딸의 건강을 염려하며 1년 넘게 가습기를 켰고 그때마다 집 근처 마트에서 구입한 ‘세퓨 가습기살균제’를 물에 타 썼다. 나래는 3년 만인 2014년 3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현재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소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4단계 중 1단계(인과관계가 거의 확실) 판정을 받았다. 나래는 조기에 증상을 발견해 그나마 건강한 편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1년 내내 감기와 비염으로 고통 받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강 대표는 “독성 가습기살균제를 쓰면 감기 증상이 이어지다가 호흡 곤란이 오고, 뒤늦게 병원을 찾게 된다. 결국 10명 중 6명이 죽어나가게 된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폐로 간신히 숨을 쉴 때나 돼서야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살아남는다고 해도 폐이식 수술을 하거나 평생 산소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및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살균제 피해자는 총 770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198명이다. 제품 업체별로 살펴보면 옥시가 403명의 피해자를 유발해 103명을 사망케 했다. 애경은 128명 중 28명, 롯데마트 PB제품은 61명 중 22명, 홈플러스 PB는 55명 중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의 세퓨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는 총 41명이며 사망자는 14명이다. 또 이마트 PB, 엔위드, 코스트코 PB, GS리테일 PB, 다이소 PB 등 9개 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도 82명(사망 16명)에 달한다. 피해자 대부분이 옥시 제품으로 인한 탓에 관심이 옥시와 애경 등 특정회사로 쏠려 있지만 다른 업체 제품에서도 상당수 발생했다. 언론이 소홀히 다루고 여론의 관심에서도 비껴나 있는 소수 제품 희생자들은 이중으로 소외의 고통을 겪는 실정이다. 애경은 옥시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기업이다. 하지만 애경측에서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를 이용한 피해자들은 정부가 실시한 실태조사 판정에서 대부분 3~4등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류돼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자 최승운 씨는 “앞서 질병관리본부가 CMIT/MIT 성분으로 인한 폐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해 SK케미칼과 애경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3~4등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등급의 피해자로 분류된 이들이 의료비 지원 등 보상을 받은 것과 달리 SK케미칼과 애경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안성우 씨는 지난 5월 4일 오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애경 제품 피해자들은 3단계(가능성이 낮음), 4단계(가능성이 거의 없음) 판정을 받아 의료비 인정을 받을 수 없었을 뿐더러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잇단 사망 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급성호흡부전을 주증상으로 하는 중증폐렴 임산부 환자의 입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고와 조사 요청이 질병관리본부에 접수되면서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그해 11월 역학조사와 동물흡입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옥시와 롯데마트·홈플러스 등에서 파는 6가지 제품에 대해 위해성이 확인됐다며 수거에 나섰다. 그리고 2012년 2월에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과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의 독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 용기에 안전하다고 허위 표시한 옥시와 홈플러스 등 4개 제조·판매업체 과징금 5200만 원을 부과하는 처분에 그쳤다. 당시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원료 공급자로부터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적힌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MDSS는 화학 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는 자료로 옥시 등 살균제 제조업체들은 원료의 유해성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4년이 지나서다. 그 4년 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검찰은 옥시가 공정위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대법원에서 패소 될 때까지 진상 규명에 나서지 않았다. 이처럼 피해자에 대한 구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2012년 1월 국가와 살균제 제조·판매업체들을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그해 8월에는 유족 8명이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 10곳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3년 2월 ‘정부의 피해조사 결과가 나와야 수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피해 신고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환경부는 2015년 12월 31일로 신고를 마감했다. 정부는 2013년 7월~2014년 4월, 2014년 7월~201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조사를 통해 공식 피해자로 221명을 인정했고, 이 중 95명은 사망 피해자로 분류했다. 이처럼 2014년에 정부가 폐 손상 의심 사례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에도 검찰은 수사를 재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사건이 언론 등에서 크게 다뤄지는 등 사회 이슈로 부상하자 비로소 환경부는 2016년 5월부터 4차 피해자 신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가 무려 15년간 유통됐지만 환경부는 관리·감독을 외면했고,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미 제조사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국민적 불안과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인 상황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TF 운영을 재검토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급기야 최근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일부 정치인과 언론 등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영국계 다국적 기업 옥시가 2001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로 PHMG을 사용했던 이유는 기존 제품에서 다량의 부유물이 나왔던 때문으로 조사됐다. 옥시는 기존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의 경우 흡입독성 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를 PHMG로 교체할 당시엔 회사 연구원의 ‘실험 필요성’ 보고조차 묵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27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따르면 옥시는 1996년 ‘프리벤톨(Preventol) R80’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처음 만들었다. 프리벤톨R80은 독일에서 가습기 세정제 원료로 쓰던 화학물질로, 옥시는 이를 세균제로 쓸 수 있는지 독일의 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서신을 받아 이 제품에 대한 안전성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프리벤톨R80을 써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프리벤톨R80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로부터 ‘물 위에 하얀 부유물이 생긴다’등의 불만이 나오자 옥시는 2001년 원료물질을 PHMG로 바꿨다. 그러나 1996년과는 달리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쓸 땐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옥시 연구원의 “흡입독성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연구팀이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안전성 실험을 통해 인체에도 유해성이 의심된다는 판정 결과를 제조업체인 옥시와 관련사건 변론을 맡고 있는 대형로펌 김앤장에 적어도 9번은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옥시와 김앤장은 그간 진행된 민사 재판과 검찰 수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유해 연관성을 부정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7일 구속된 서울대 조모 교수 측 김종민 변호사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을 내놓았다. 김 변호사 등에 따르면 조 교수는 2011년 9월 30일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와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평가’연구용역 계약을 맺고 10월 1일부터 실험을 진행했고, 1월 17일 가습기 살균제 생식독성 동물 실험 결과를 문서 형태로 옥시에 처음 전달했다. 당시 문서엔 “실험에 사용된 암컷 쥐의 자궁내 태자(사람의 태아에 해당) 분석항목에서 농도 의존적으로 사망 태자 수가 증가함이 관찰됨에 따라 생식독성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 인과관계를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5월 9일 검찰에 따르면 교수가 연구원에게 폐손상 부분을 최종 보고서에서 빼도록 지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수뢰후부정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학교 조모(56) 교수와 함께 실험을 진행했던 연구원으로부터 “조 교수가 폐손상 부분을 보고서에서 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연구원은 검찰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쥐에게서 폐손상이 나타났다는 부분을 최종 보고서에 넣었으나 조 교수가 이를 삭제하라고 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빼라고 해 최종 보고서에서 해당 내용이 빠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의 분노가 더욱 극에 달한 건 기업의 부도덕한 행동 때문이다.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노진철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자기들 상품으로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사과는커녕 모른 척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는 등 부도덕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들 분노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들 제품에 사용된 원료물질 PHMG을 공급한 SK케미칼이 2003년 호주 수출 당시 이 물질의 흡입 독성을 경고했고, 이후부터 MSDS에 그 같은 사실을 명시했다는 것도 파악했다. 환경단체 측은 10여 년 동안 PHMG를 팔면서 SK케미칼이 자신들의 제품 사용처를 몰랐을리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SK케미칼에 대해서도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애경은 SK케미칼이 만든 제품을 단순 유통했을 뿐,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이 제조한 제품”이라며 “애경은 SK케미칼로부터 완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5월 5일 뉴시스가 단독 입수한 SK케미칼과 애경이 지난 2001년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이 제품 사용으로 인해) 제 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준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SK케미칼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계약서에는 애경이 SK케미칼의 방어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의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SK케미칼이 생산한 PHMG로 만들어졌다. 옥시의 의뢰를 받은 한빛화학이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한빛화학은 원료물질 공급사 CDI를 통해 SK케미칼로부터 PHMG를 사들였다. SK케미칼은 PHMG 외에도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칠소치라졸리논(CMIT/MIT)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애경에 공급한 바 있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는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 여부를 사전에 몰랐다고 했지만 옥시는 최근 압수수색에 대비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 치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민변환경보건위원회은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해 독성물질인 PHMG를 넣은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하고 판매하려 할 때 신제품의 안전테스트의 필요성이 검토됐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며 “이후 11년간의 판매과정에서도 아무런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데 대한 직간접 지휘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땅히 호소할 데도 없어 막막함만 더해지다 보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과 시민단체는 직접 나섰다. 지난 5월 4일 영국에 있는 옥시 본사를 항의방문하고 국제적인 불매 운동을 경고한 것. 참여연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 주세요’라는 이름의 옥시제품 불매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환경연합도 서울을 비롯해 대구,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옥시불매 행동에 돌입했다. 부도덕한 옥시의 제품이 퇴출이 될 때까지 기습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소비자들의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뜨겁다. 지난 5월 2일에는 옥시 제품이 검색되는 것을 차단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구글 크롬 웹스토어에 등장한 프로그램 ‘옥시 블로커(Oxy-Blocker)’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네이버와 다음 쇼핑 등에서 ‘옥시’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화면이 희미하게 변하며 클릭도 되지 않는다. 옥시에 가려져 주목을 덜 받았던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 제품 사용들 가운데서도 최소 20~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소비자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애경제품’ 불매운동 움직임도 본격 제기됐다. 전문가와 피해자 가족모임 등은 옥시나 애경 외 가해 업체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피해자들의 아픔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피해자가 발생한 업체면 무조건 수사해야 한다”며 “검찰 쪽에서는 한꺼번에 다 조사할 수 없으니 일의 순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피해자들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고 실태 파악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한 사람도 나오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옥시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5월 2일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1등급과 2등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포괄적인 피해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옥시는 모든 피해자들을 위한 조속하고 공정한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오는 7월까지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샤프달 대표는 인도적인 기금 50억 원의 추가 출연도 약속했다. 그는 “보상계획안에 더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옥시는 지난 2014년에 출연한 50억 원의 인도적 기금 외에 추가로 50억 원을 출연하겠다. 100억 원의 기금이 잘 쓰여 지도록 피해자들과 함께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은 옥시의 피해대책에 대해 “100억 원은 피해기금이 아니라 인도적 기부금으로 수년 전 환경부에서 지급한 금액”이라며 “지금까지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롯데마트가 100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제시한 것과 비교해보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진옥(43·여)씨는 “사과와 보상은 (첫 피해자가 나왔을)당시에 했어야 했다”며 “5년이 지나서 사과하는 건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옥시 사태는 굉장히 오랫동안 소비자 피해를 외면한 기업의 무관심과 정부당국의 감시 소홀이 종합적으로 빚은 사태다”라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문제는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대처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_뉴시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