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유리동물원’, 네 인물이 빚어내는 가족의 상처와 희망
김성령·최정원부터 장승조·권율·김경남까지…11명의 배우가 그리는 서로 다른 감정선
아만다 역의 김성령과 최정원, 톰 역의 장승조·권율·김경남, 로라 역의 정운선·정새별·임세미, 짐 역의 문유강·배훈·최정우 등 11명의 배우가 참여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유리동물원>이 예술의전당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 10월 17일 개막한 이번 공연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한 가족의 갈등과 상처, 그 속에서도 놓지 못하는 희망을 그린다.
<유리동물원>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인물인 톰의 기억을 따라 윙필드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남편이 떠난 뒤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에 기대어 살아가는 어머니 아만다, 자신만의 세계에 머무는 딸 로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들 톰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아만다는 딸 로라의 미래를 위해 결혼 상대를 찾으려 하고, 톰은 직장 동료 짐을 집으로 초대한다. 짐의 방문은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가족의 일상에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키지만, 저마다 다른 희망과 현실을 붙들고 살아온 가족의 관계는 점차 흔들리기 시작한다. 작품은 인물들의 엇갈린 바람을 통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자리한 사랑과 책임, 자유를 향한 갈망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번 공연에는 아만다 역의 김성령과 최정원, 톰 역의 장승조·권율·김경남, 로라 역의 정운선·정새별·임세미, 짐 역의 문유강·배훈·최정우 등 11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공개된 연습실 사진에는 배우들이 각자의 인물을 구체화하고 서로 호흡을 맞추며 무대 위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겼다.
김성령과 최정원은 가족을 지키려는 강인함과 자녀의 미래를 향한 절박함, 그 이면에 자리한 불안을 함께 지닌 아만다를 연기한다. 과거의 기억을 놓지 못하는 인물이 현실과 마주하며 드러내는 복합적인 감정이 두 배우의 서로 다른 해석을 통해 펼쳐질 예정이다.
톰 역의 장승조·권율·김경남은 가족에 대한 책임과 자신이 꿈꾸는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내면을 그린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가족을 쉽게 떠날 수 없는 마음이 맞물리며, 어머니 아만다와의 대립에서는 긴장감을, 누이 로라와의 관계에서는 애틋함을 드러낸다.
로라 역의 정운선·정새별·임세미는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작은 유리 동물들 속에서 위안을 찾는 인물의 여리고 불안한 내면을 표현한다. 외부의 시선과 변화에 쉽게 흔들리는 로라의 감정을 세 배우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며 인물의 섬세한 결을 살린다. 짐 역의 문유강·배훈·최정우는 윙필드 가족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방문객으로 극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번 공연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선이다. 같은 인물이라도 배우마다 해석과 표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아만다와 톰의 갈등, 톰과 로라의 애틋한 관계, 짐의 방문을 계기로 달라지는 가족의 분위기가 각기 다른 색채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오셀로>, 2024년 <햄릿>에 이어 선보이는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유리동물원>은 오는 11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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