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용혜인 의원직 사퇴" 한목소리...겸직 고수, 남편 당직·급여 논란까지 확산
"청문회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 반복...국고보조금 관련 질문에는 침묵 창당 직후 남편 사무총장 임명·월 300만원 안팎 급여...당 운영 공정성 도마 공항 귀빈실 이용·선거운동 관련 경찰 고발까지...14~18일 청문회서 검증 예고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유지 문제에서 가족 중심의 정당 운영과 국고보조금 문제, 공직선거법 관련 고발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직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용 후보자는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인사청문회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용 후보자는 3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는 이유가 정당 국고보조금 때문이라는 지적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용 후보자는 전날 첫 출근길에서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고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음을 저도 경청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장관에 임명될 경우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용 후보자의 입장이다. 장관직과 의원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 자체를 둘러싼 법적 문제와 별개로, 비례대표 의원의 직을 유지하면서 정당에 귀속되는 정치적·재정적 이익까지 고려한 선택 아니냐는 의문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용 후보자와 관련해 많은 우려와 비판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를 향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새롭게 하려는 정부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공개적으로 우려가 표출되면서 의원직 유지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넘어 장관 후보자로서의 적절성과 공직에 대한 인식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기본소득당의 당 운영을 둘러싼 과거 행적까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기본소득당 창당 직후 배우자 박모 씨를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은 당무 전반을 협의하고 자산 관리와 예산 편성 등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다. 이후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임명이 인준됐으며 이 과정에도 용 후보자 부부가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용 후보자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를 위해 상임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상임대표 권한대행을 맡았고, 이후 전략기획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현재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선거에도 출마한 상태다.
배우자에게 지급된 급여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본소득당의 2026년도 회계보고서 등에 따르면 박 씨는 올해 상반기 당에서 매월 약 296만~307만원의 기본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 초기부터 당 핵심 보직을 맡아온 배우자가 상근 당직자로 급여를 지급받은 구조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 재정 운용 규모도 논란의 배경이 되고 있다. 기본소득당은 올해 상반기 중앙당 총지출 약 13억9900만원 가운데 약 4억7800만원을 인건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지출의 약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 해 중앙당 인건비가 약 6억3100만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지출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준에 상당히 근접한 셈이다. 후보자 측은 배우자의 당직 임명에 대해 원외 소수정당으로 출범한 직후 당내 추천과 숙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족 관련 논란은 경찰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용 후보자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2023년 가족과 제주도 여행 당시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한 문제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명이 적힌 옷을 입고 촬영한 영상을 SNS에 게시한 행위 등을 문제 삼았다. 다만 고발 내용의 법적 성립 여부와 실제 위법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다.
이처럼 용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 쟁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서 출발해 그 선택이 정당 재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과거 당 운영에서 가족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공적 자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 역시 단순한 정책·자질 검증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오는 14일부터 18일 사이 하루를 택해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청문회의 관건은 용 후보자가 의원직 겸직 논란과 당 운영을 둘러싼 의혹에 얼마나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이 반복된 만큼, 실제 청문회에서는 의원직 유지의 이유와 정당 재정, 배우자의 당직 및 급여 문제까지 각각의 사실관계와 판단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장관 후보자로서의 정책 역량은 물론 의원직 유지와 당 운영을 둘러싼 이해충돌 여부, 공직자로서의 정치적 책임까지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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