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울산시의회, '노동' 지우고 '근로' 회귀... 산업수도 정체성 부정 논란

교육위, 명칭 변경 조례안 통과에 지역사회 '퇴행' 비판 고조 중앙정부·행정 기조와 정면충돌... 본회의 앞두고 정면충돌 양상

[시사매거진 이은하 기자]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노동의 가치를 조례에서 삭제하려는 시도가 확인돼 지역사회의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육청 조례 내 '노동'과 '노동자' 표현을 '근로'와 '근로자'로 일괄 회귀시키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체성 부정 및 시대 역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권순용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용어를 수정하는 차원을 넘어 노동의 가치를 격하시킨다는 것이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공통된 견해다. 이들은 "사용자 주도의 수동적 의미가 강한 '근로'로의 회귀는 주체적

울산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등이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의 노동 폄하 조례안 부결을 요구하고 있다(사진_시의회)
울산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등이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의 노동 폄하 조례안 부결을 요구하고 있다(사진_시의회)

[시사매거진 이은하 기자]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노동의 가치를 조례에서 삭제하려는 시도가 확인돼 지역사회의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육청 조례 내 '노동'과 '노동자' 표현을 '근로'와 '근로자'로 일괄 회귀시키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체성 부정 및 시대 역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권순용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용어를 수정하는 차원을 넘어 노동의 가치를 격하시킨다는 것이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공통된 견해다. 이들은 "사용자 주도의 수동적 의미가 강한 '근로'로의 회귀는 주체적 권리 주권자로서의 '노동'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김태선 의원(울산동구)이 국회에서 울산시의회의 조례 개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사진_의원실)
김태선 의원(울산동구)이 국회에서 울산시의회의 조례 개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사진_의원실)

특히 이번 조례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고히 해온 사회적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보라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울산시는 지난 2021년 8월, 지역 내 합의를 통해 '근로자종합복지회관' 명칭을 '노동자종합복지회관'으로 개정한 바 있다. 또한 중앙정부는 2025년 11월 법률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공식 변경하며 노동의 보편적 가치를 행정 체계에 반영했다.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안대룡, 김동칠, 김수종, 김종섭, 문석주 등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주도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행정적 변화와 시대적 흐름에 무지한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태선 의원(울산 동구)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것은 일하는 사람을 권리의 주체로 볼 것인가, 관리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방향은 노동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왜 울산만 거꾸로 가는가"라고 질타했다.

울산지역 노동·시민단체는 2일 성명을 통해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고귀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는 모욕이자 수구적 퇴행"이라며 관련 의원들의 사과와 본회의 부결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만약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가 통과될 경우, 의회를 부정하고 강력한 저항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해 향후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판의 화살은 김두겸 울산시장에게도 향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노동자 삭제’ 시도에 대해 시장이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동의하는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공개적인 질의가 잇따르고 있다.

산업수도의 자부심을 상징하던 ‘노동’이라는 단어가 시의회에 의해 지워질 위기에 처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용어 전쟁을 넘어 울산의 정체성을 수호하려는 시민 세력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회 간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은하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