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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의 정치本色] 거리의 공해, 정당 현수막

정치 현수막 갯수 제한, 막말 금지

거리가 온통 정당의 정치 현수막으로 뒤덮인지 오래다. 신호등 있는 네거리에는 어김이 없다. 사방이 모두 정치 현수막이다. 내용 또한 유쾌하지 않다. 여야 정당이 주로 상대를 흘뜯는 내용이다. 표현 역시 젊잖지 못하다. 비아냥대고 조롱하는 문구가 주를 이룬다. 심지어 시민들 눈속임하려 서로 상대당 고유색을 바탕에 깔고 상대를 비난하는 행태까지 보인다.정말 이런 꼴불견이 없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여야 공히 똑같다. 도시 미관은 고사하고 환경오염에 시각 공해, 세금 낭비까지 백해무익한 '그들만의 리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거리가 온통 정당의 정치 현수막으로 뒤덮인지 오래다. 신호등 있는 네거리에는 어김이 없다. 사방이 모두 정치 현수막이다. 내용 또한 유쾌하지 않다. 여야 정당이 주로 상대를 흘뜯는 내용이다. 표현 역시 젊잖지 못하다. 비아냥대고 조롱하는 문구가 주를 이룬다. 심지어 시민들 눈속임하려 서로 상대당 고유색을 바탕에 깔고 상대를 비난하는 행태까지 보인다.

정말 이런 꼴불견이 없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여야 공히 똑같다. 도시 미관은 고사하고 환경오염에 시각 공해, 세금 낭비까지 백해무익한 '그들만의 리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출퇴근하는 시민의 스트레스 지수만 높일 뿐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교육적 악영향이다. 등하교 길목 사거리에서 매일 이런 문구를 보는 아이들이 기성세대와 우리 사회의 정치를 어떻게 보겠는가 말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후안무치한 내용으로 무분별하게 마구 현수막을 내다 걸지는 않는다. 외국 어디를 나가봐도 우리나라 동네처럼 정치 현수막이 이렇게 너저분하게 걸린 곳은 없다. 간판도 우리나라처럼 무조건 크게 달아 건물 미관을 헤치는 나라도 없다. 

지구촌을 K팝, K문화로 선도하고 심지어 계엄과 내란 시도마저 시민의식으로 극복한 K민주주의 나라에서 정작 정당과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거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며 후진적인 정치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 가성비 높은 홍보 수단, 국가가 현수막 비용을 세금으로 보전해주니 거리곳곳이 현수막으로 넘쳐나는 것이다. 정당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니 고기가 물 만난 듯 원내외 할 것 없이 지구당위원장 이름과 사진으로 거리를 온통 도배하다시피 해놓고 있다. 

정당 현수막이 이렇게 분별없이 난립하게 된 것은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현안 관련 현수막은 신고하지 않아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 탓에 원색적 비방이나 막말이 담긴 정당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이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시민들을 이런 일로 스트레스 받게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 정서와 교육을 위해서도 그냥 둬선 안된다.

정치인들부터 현수막을 걸지 말아야 한다. 방송, 온라인, 타운홀 미팅, 소규모 표지판 등 선거나 정당 홍보도 대안을 찾아야할 때가 되었다. 할 말 있거나 홍보할 거 있으면 광장이나 거리에 직접 나서거나 지역 풀뿌리 신문의 광고 면을 활용하기 바란다. 메시지의 진정성도 좀 보여주고 이참에 지역 풀뿌리 신문에게 일거리도 만들어주면 좀 좋나. 현수막 공화국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상징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인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선제적으로 정당 현수막 제재 조례안을 만들고 이를 시행하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다. 대구와 부산, 광주, 세종, 울산, 순천 등에서도 관련 조례를 개정했거나 개정을 추진 중이라 한다.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행안부 입장이 있지만 현수막 철거 조례는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회에서도 정당 현수막 난립을 막기 위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차제에 정당법 또한 개정하여 정치권 스스로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갯수 제한'과 '비방과 혐오 발언 금지' 조항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은 이제 현수막 정치를 탈피하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찾아보면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디지털 홍보·공공 미디어 활용·정책 토론 등을 일상화하고, 현수막 남발은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정치의 품격을 높여 국민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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