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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붓으로 그린 동양의 선율, 누빔킴 그룹”

Nubim Kim Group, 다문화·다장르 프로젝트 Connectivity CJ AZIT 광흥창(8/31)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어느 날, 빌 에반스의 'My Foolish Heart'를 들은 순간 누빔킴의 삶은 바뀌었다. 성공적인 건축가의 일을 접고 재즈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돌연 네덜란드로 건너가 10년간 음악을 공부했고, 이제는 자신만의 팀 ‘누빔킴 그룹(Nubim Kim Group)’을 이끌고 무대에 섰다.광주 ACC X 뮤직페스티벌 초청으로 내한한 이들은 코튼 클럽 사운즈한남과 클럽 에반스, 광주 무대를 거쳐 오는 8월 31일 CJ AZIT 광흥창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8일, 누빔킴 그룹을 만났다.건축에

누빔킴(Nubim, Kim)
누빔킴(Nubim, Kim)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어느 날, 빌 에반스의 'My Foolish Heart'를 들은 순간 누빔킴의 삶은 바뀌었다. 성공적인 건축가의 일을 접고 재즈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돌연 네덜란드로 건너가 10년간 음악을 공부했고, 이제는 자신만의 팀 ‘누빔킴 그룹(Nubim Kim Group)’을 이끌고 무대에 섰다.

광주 ACC X 뮤직페스티벌 초청으로 내한한 이들은 코튼 클럽 사운즈한남과 클럽 에반스, 광주 무대를 거쳐 오는 8월 31일 CJ AZIT 광흥창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8일, 누빔킴 그룹을 만났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건축에서 음악으로, 그리고 Connectivity

누빔킴이 이끄는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은 Connectivity다. 건축과 음악, 동서양, 재즈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무는 다문화·다장르 창작 작업으로, 지난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의 공식 후원을 받아 아르미니우스 교회(Arminiuskerk)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총 10개의 예술작품을 모티브로 한 창작곡 가운데 절반은 한국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했다. 씻김굿 시나위, 진도 아리랑, 호남우도굿 사물놀이, 소쇄원 광풍각, 무구정광 대다라니경 등이 그 소재다. 누빔킴은 “한국 전통의 정서와 현대적 음악 언어를 어우러지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표곡 'Carving Letters on Wood'는 무구정광 대다라니경과 전래동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모티브로 했다. 그는 이를 “서양 붓으로 그린 동양화 같은 음악”에 비유했다. “백지 위에 서양 붓으로 수묵화를 그리듯, 동서양의 울림을 하나의 음악으로 담아내려 했다”고 말했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연습 과정도 하나의 창작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상징적 결과물은 <이메진 아리랑>이다. 누빔킴은 연주자들에게 “무대에서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다양한 답변을 토대로 곡을 편곡했다. 익숙한 아리랑 선율에 연주자들의 개성을 더해 구조를 새로 짜고, 즉흥과 기보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었다.

그는 “즉흥과 기보,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곡과 연주자가 깊이 연결되는 순간이 태어났다”며 “연습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창작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한국적 요소와의 만남

다국적 멤버들은 한국적 정서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서양 악기 속의 한국적 요소가 신선하게 다가갔던 반면, 한국 무대에서는 반대로 서양 악기의 소리가 낯설고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진도 아리랑>을 연주했을 때 관객들이 강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잘 먹히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마림바 연주자 교르기 체노프는 “나무로 만들어진 마림바가 한국적 음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단순한 음표 암기를 넘어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며 연주할 수 있도록, 누빔 킴이 직접 기보한 악보와 자료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뉴 시나위>에서는 시나위의 기본 틀만 제시하고, 서양 악기의 개성을 살려 자유롭게 연주하도록 했다. 그 결과 무대에서는 한국과 서양 음악이 동등하게 만나는 진정한 ‘문화적 연결’이 이루어졌다.

Nubim Kim Group, 코튼클럽 사운즈한남
Nubim Kim Group, 코튼클럽 사운즈한남

첫 한국 무대의 뜨거운 호응

첫 공연은 서울 사운즈한남에서 열렸다. 좁은 무대였지만 오히려 서로의 소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체노프는 ‘고향에 온 듯했다’고 말했고, 히어레마(첼로 & 보이스)는 ‘예상치 못한 따뜻한 반응’을, 브란드(테너 색소폰 & 플루트)는 ‘먹고 마시는 공간에서도 끝까지 집중한 관객을’, 피아니스트 시요 옌은 ‘좁은 무대가 오히려 집중을 더 끌어냈다”는 점을 인상 깊게 꼽았다.

누빔킴 역시 “재즈 무대에 전혀 다른 음악을 올렸지만 관객과 현장 모두 신선하다고 느꼈다”며 “새로운 실험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전했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누빔킴 그룹의 멤버들은 각자 다른 배경과 인연으로 모였다. 알토 색소폰 연주자 비쯔 부어만스(네덜란드)는 8년 전 누빔 킴의 연주 영상에 반해 직접 연락을 하면서 인연을 시작했고, 피아니스트 시요 옌(대만)은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오랜 동료로, “거의 우주에서 온 듯한 천재적인 연주자”라 불리던 실력자다. 테너 색소폰과 플루트를 맡은 마티아스 반 덴 브란드(벨기에)는 2022년 EP 작업을 계기로 합류했으며, 클래식과 재즈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연주자다. 최근 합류한 첼리스트 베르베르 히어레마(네덜란드)는 여러 음악가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함께하게 되었고, 마림바 연주자 교르기 체노프(불가리아)는 2019년 첫 음반 녹음에서 인연을 맺은 뒤 꾸준히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서로 다른 나라와 장르, 경력을 지닌 이들이 만나 누빔킴의 음악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발휘하며, 결국 하나의 무대 위에서 ‘문화적 연결’을 구현해내고 있다.

Nubim Kim Group
Nubim Kim Group

미래의 Nubim Kim Group

누빔킴은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이번 한국 공연과 로테르담 무대를 통해 팀과의 신뢰와 애정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해줄 때, 이 팀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여러 곳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며, 내년에도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미국 등 더 큰 무대에서도 선보이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Nubim Kim Group 공연(포스터_CJ AZIT 광흥창)
Nubim Kim Group 공연(포스터_CJ AZIT 광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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