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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소년 도박의 늪에 빠져들다

중고생 3.3%가 사이버도박 위험군…단순한 게임 하듯 도박 접해 도박 비(非)문제군에 비해 문제군 청소년 자살 생각 경험 3배

[시사매거진310호]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10대 청소년까지 총판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최근 청소년 도박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의 중심 고객으로 청소년이 타깃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불법도박사이트 총책이 중학생, 충격지난 3월 12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1대는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인 40대 A씨 등 35명을 검거해 이 중 10명을 구속했

[시사매거진310호]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10대 청소년까지 총판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최근 청소년 도박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의 중심 고객으로 청소년이 타깃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사진_픽사베이)

불법도박사이트 총책이 중학생, 충격

지난 3월 12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1대는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인 40대 A씨 등 35명을 검거해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년여간 해외 사무실을 거점으로 판돈 5000억 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스포츠 토토, 사다리 게임 등의 총 4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했으며, 총 회원 수는 1만 5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불법 도박사이트의 회원을 모집하는 총책으로 중학생들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경기북부지역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생 B군은 지난해 8월 유튜브 등을 통해 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알게 됐다. B군은 자신이 알게 된 한 도박사이트에 회원을 유치하고 해당 회원이 배팅하는 총금액의 3% 또는 잃은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등 총판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B군의 친구 2명도 하위 총판으로 들어와 A군과 함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고교생 9명이 이들이 광고하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해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3개월가량 총판과 부총판 역할을 하며 500여 명의 회원을 모집한 B군 등은 1인당 200여만 원 규모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다. 은행이 발급한 가상계좌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임통장 등이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도박이나 마약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 단속과 통장 발급 절차 강화로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가상계좌가 도박·마약 범죄의 새로운 자금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금감원이 밝힌 사례에 따르면 PG사인 A사는 모 은행과 가상계좌 발급계약을 체결하고 일반 가맹점을 모집해 가상계좌를 재판매했는데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B사가 일반 쇼핑몰로 가장해 A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가상계좌를 도박자금 집금용으로 활용했다.

B사가 운영하는 도박사이트를 SNS를 통해 알게 된 한 청소년은 B사로부터 가상계좌를 안내받아 지난해 11월 총 19차례에 걸쳐 120만 원의 도박자금을 입금했다.

경기북부지역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생 B군은 지난해 8월 유튜브 등을 통해 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알게 됐다. B군은 자신이 알게 된 한 도박사이트에 회원을 유치하고 해당 회원이 배팅하는 총금액의 3% 또는 잃은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등 총판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사진은 인터넷 방송으로 유인해 청소년을 총판으로 가담시키는 장면. (사진_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기북부지역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생 B군은 지난해 8월 유튜브 등을 통해 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알게 됐다. B군은 자신이 알게 된 한 도박사이트에 회원을 유치하고 해당 회원이 배팅하는 총금액의 3% 또는 잃은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등 총판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사진은 인터넷 방송으로 유인해 청소년을 총판으로 가담시키는 장면. (사진_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청소년 도박, 부모도 함께 고통 받아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청소년 도박에 대한 경종을 울려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21일 유튜브 채널 ‘씨리얼’이 올린 ‘청소년 없이는 도박판이 안 굴러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에 등장한 불법 도박 피해 청소년은 “처음에는 용돈으로 시작했다가 (돈이 떨어지면) 컴퓨터, 시계 등 돈이 될만한 것들을 모두 중고나라에 팔았다”고 고백했다.

영상에서 한 청소년은 “형들에게 100만 원을 빌리고 일주일 내 150만 원으로 갚아야 했다. 그러지 못해서 3주가 지나 갚았는데 이자가 올라 300만 원으로 갚았다”며 아는 형을 통해 도박 자금을 빌리고 높은 이자를 얹어 갚아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인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 외에도 청소년들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게시글 중 ‘청소년 소액 대출’에 연락해 부모의 정보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영상에서는 도박 사이트에 청소년이 쉽게 빠져드는 이유로 ‘지인 추천 이벤트’를 꼽았다. 지인을 사이트에 가입시키면 수당(온라인 머니)을 챙겨주는 시스템으로 청소년을 유인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법 도박 사이트들은 청소년들이 성인 인증 없이도 가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중‧고생 3.3%가 사이버도박 위험군

우리나라 청소년 도박은 위험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생과 고등학교 1학년생의 3.3%가 사이버도박 위험군이라는 심각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지난해 교육부, 시·도 교육청 등과 함께 실시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등 1년과 고등 1년 재학생 87만 7660명 중 3.3%(2만 8838명)가 사이버도박문제 위험군 청소년으로 집계됐다. 중학생(1만 6309명)이 고등학생(1만 2529명)보다 위험군 청소년 수가 많았으며, 남자 청소년(2만 399명)이 여자 청소년(8439명)보다 위험군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사장 윤효식)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 2024년 제1호 ‘청소년 사이버도박, 중독과 불법의 경계에서 도박을 보다’를 발간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자료에 따르면, 도박 비(非)문제군 청소년에 비해 문제군 청소년이 절도 경험, 학교생활의 문제, 주변인과의 다툼이 2배 이상 높았고 자살 생각 경험은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청소년들의 불법도박 사례 급증에 따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과 함께 범부처 차원의 대응팀 운영 등 청소년의 도박 문제 관련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

청소년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청소년들이 단순한 게임을 하듯 도박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한번 시작하면 자극에 익숙해져 도박을 끊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 사이버도박 상담 개입 전문가 양성 및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진단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이버도박 위험군에 대해서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및 전국 24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개인 상담, 집단 상담, 재정·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윤효식 이사장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이버도박 중독 위험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번 이슈페이퍼가 청소년과 관련 분야 종사자에게 청소년 사이버도박의 위험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사이트에 쉽게 노출돼 접근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청소년들을 도박의 유혹에 빠트리는 사이트 운영자를 비롯해 범죄행위에 가담한 조력자들까지 추적 및 검거하고 강력하게 처벌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높고 비대면 계좌개설 방식으로 인해 불법거래 활용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부터 불법거래 의심계좌 사전탐지 고도화도 추진한다.

은행이 불법용도 이용 의심계좌 리스트를 선별하고 미성년자가 본인 계좌에서 해당 의심계좌로 송금을 시도하는 경우 법령 위반, 처벌 가능성 등을 포함한 유의사항을 팝업창 등으로 안내토록 한다.

또한 은행이 가상계좌 발급 상황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토록 하고 PG사는 불법도박이나 마약 관련 민원·압수수색 등이 확인되는 즉시 가상계좌 이용 중단 후 계약 해지 조치가 이뤄지게 면밀하게 관리토록 할 방침이다.

또 미성년자가 본인 계좌에서 의심계좌로 송금을 실행하는 경우 부모에게 문자나 앱알림 등을 통해 송금사실이 즉시 통지되도록 하고 다수 이용자로부터 집금이 쉬운 모임통장이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발급 횟수 제한, 해지 후 재개설 유예기간 설정 등을 추진한다.

가상계좌 관련 은행의 내부통제 강화도 추진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도박은 위험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생과 고등학교 1학년생의 3.3%가 사이버도박 위험군이라는 심각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_뉴시스)
우리나라 청소년 도박은 위험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생과 고등학교 1학년생의 3.3%가 사이버도박 위험군이라는 심각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_뉴시스)

경찰청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캠페인 시작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 3월 18일부터 도박중독 추방의 날인 오는 9월17일까지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캠페인을 시작한다.

챌린지 메시지에는 “불법 사이버 도박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 범죄로 우연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도박게임이 아니라 고도로 프로그래밍 돼 있어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 범죄 수단일 뿐”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참여 방식은 간단하다. 캠페인 이미지(피켓·출력물·스마트폰 현출)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다음 주자(3명 이내)를 지목하면 된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도박과 같은 중독성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단속·수사 뿐 아니라 예방과 치료도 포함하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캠페인이 모든 국민이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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