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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선 한 달 앞두고 ‘나발니’ 돌연 사망 왜?

러 당국 나발니 사인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 시신 인도 가족 요구 거부, 가족과 변호인의 접근도 막아 서방 국가 푸틴 정권 책임 주장

[시사매거진 309호] 러시아 최고 야당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47)가 2월 16일(현지시간) 돌연 사망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북극권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사인과 관련해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혔던 야권 지도자다. 그는 러시아 대선(3월15일~17일)을 한 달 앞둔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수감 중이던 시베리아 야말로-

[시사매거진 309호] 러시아 최고 야당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47)가 2월 16일(현지시간) 돌연 사망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북극권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사인과 관련해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나발니는 테러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했다. 2017년 4월엔 괴한의 독극물 투척 테러로 오른쪽 눈을 다쳤고 2020년 8월 톰스크시에서 비행 중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베를린 병원으로 후송돼 가까스로 살아났다. 당시 독일 당국은 나발니가 소련 시대 신경 독극물인 노비초크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사진_뉴시스)
나발니는 테러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했다. 2017년 4월엔 괴한의 독극물 투척 테러로 오른쪽 눈을 다쳤고 2020년 8월 톰스크시에서 비행 중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베를린 병원으로 후송돼 가까스로 살아났다. 당시 독일 당국은 나발니가 소련 시대 신경 독극물인 노비초크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사진_뉴시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혔던 야권 지도자다. 그는 러시아 대선(3월15일~17일)을 한 달 앞둔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수감 중이던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제3교도소에서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숨졌다.

나발니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은 그가 산책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혈전 증세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나발니의 시신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그가 시베리아 살레하르트 임상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KGB 요원 수법으로 암살 의혹 제기

교도소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수법으로 암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월 20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인권단체 굴라구넷(Gulagu.net) 창립자인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은 북극권 수형 시설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나발니의 사인은 (KGB의 암살 수법인) ‘원-펀치’ 기술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오세치킨이 이같이 주장하는 데에는 당시 현장 구급대원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현장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몸에서 계속된 경련과 멍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치킨은 가슴에서 발견된 멍이 자신이 주장한 살해 방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당장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치킨은 “원-펀치 기술은 KGB 특수부대의 옛날 방식이다. 그들은 요원에게 심장, 몸 중앙에 한 번의 정권 지르기로 사람을 죽이도록 훈련했다”라며 “북극권에서 복역한 경험이 있는 한 수감자가 이런 식으로 (다른) 수감자들이 간수에 의해 살해됐다고 알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교도소 안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장교가 있었다는 점이 크렘린궁이 나발니 죽음을 명령했다는 증거다. 정보원에 따르면 이는 며칠 전부터 준비된 특수작전이고 러시아 정부가 뒤에 없었다면 그들이 해온 방식으로 카메라를 분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당국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가족의 요구를 거부하고 시신을 비공개에 부치고 가족과 변호인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정확한 소재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나발니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는 “남편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나는 나발니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정상을 향한 근거 없고 저속한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2020년 8월 톰스크시에서 비행 중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던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도착 직후 체포돼 가석방 위반으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러시아 반 푸틴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2021년 2월20일 모스크바 법정의 피고인 격리우리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제스처를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2020년 8월 톰스크시에서 비행 중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던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도착 직후 체포돼 가석방 위반으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러시아 반 푸틴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2021년 2월20일 모스크바 법정의 피고인 격리우리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제스처를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푸틴의 강력한 라이벌 ‘나발니’ 반정부 시위 주도로 끊임없이 기소

나발니는 러시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1976년 모스크바 서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한 나발니는 2004년 모스크바 난개발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계기로 반(反)푸틴 운동을 시작했다. 2008년 블로그 등을 통해 러시아 가스 대기업 가즈프롬과 석유 대기업 로스네프트 등 국영 기업 부패를 고발해 명성을 얻은 나발니는 2010년 변호사들로 구성된 반부패 프로젝트인 로스필을 시작했다. 이듬해 러시아 고위층 뇌물 수수 혐의를 폭로하는 주요 플랫폼 ‘반부패재단’을 세웠다. 이후 2013년 모스크바 시장에 출마했 득표율 27%로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를 잇달아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나발니는 끊임없이 기소됐다. 2011년 12월 러시아 의회 부정 선거 관련 보도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 참가로 체포돼 15일간 수감 됐고 이후에도 그의 기소는 계속됐다.

2015년 집행유예와 가택 연금을 받는 중에도 유튜브 등에 반부패 다큐멘터리를 올리며 지도층의 범죄 의혹을 고발했다. 2016년 12월 대선 출마를 발표한 나발니는 전국을 순회하며 꾸준히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나발니는 테러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했다. 2017년 4월엔 괴한의 독극물 투척 테러로 오른쪽 눈을 다쳤고 2020년 8월 톰스크시에서 비행 중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베를린 병원으로 후송돼 가까스로 살아났다. 당시 독일 당국은 나발니가 소련 시대 신경 독극물인 노비초크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도착 직후 체포돼 가석방 위반으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같은 해 3월 횡령 및 법정 모독 혐의로 9년형을 추가 선고받았다. 러시아 서부 블라디미르 지역의 최고 보안 교도소로 이감됐으며, 수감 기간 옷 단추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 종종 독방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나발니에 대한 탄압은 지속되어 왔다. 2023년 나발니 암살 시도를 다룬 영화 ‘나발니’가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5개월 뒤 극단주의 혐의로 징역 19년형을 선고 받았다. 나발니 변호사를 구금하고 기물파손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나발니는 법정에 영상 출두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실종됐다. 보름 뒤 나발니 팀은 그가 악명 높은 북극권 교도소인 가르프 형무소로 이감됐다고 전했다.

사망 전 14일까지도 SNS에 계속 글을 올려왔지만 이틀 뒤인 16일 급사 소식이 전해지며 의혹을 낳고 있다.
 

미국, 유럽 나발니 사망에 푸틴 대통령 책임 규정

서방 국가들은 푸틴 정권의 책임을 주장하며 러시아 대사들을 속속 초치하고 있다.

16일 영국을 시작으로 독일, 라트비아, 핀란드, 스페인, 스웨덴 등이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잇따라 소환해 푸틴 정권의 책임을 강조하고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는 나발니의 죽음을 두고 푸틴 대통령의 책임으로 규정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2월 23일(현지시간) 방산과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연관한 500여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유족을 만난 뒤 “우리는 내일(23일)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을 상대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 보좌관은 2월 20일 온라인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번 주 금요일(23일)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과 관련해 러시아의 책임을 묻기 위한 주요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비 보좌관은 “나발니는 푸틴 정부가 저지른 부패와 폭력에 용기 있게 맞섰던 인물”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세상에 뭐라고 얘기하기로 결정했건 그의 죽음에 푸틴 대통령과 그 행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나발니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는 유럽연합(EU)에 “푸틴 대통령은 선거라고 일컬어지는 행사를 정확히 한 달 앞두고 제 남편을 죽였다. 이 선거는 가짜지만, 푸틴 대통령은 선전을 위해 여전히 선거를 필요로 한다”면서 “그는 러시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지지하고 존경한다고 세계인이 믿기를 원한다. 이 선전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주요 정적(政敵)을 암살한 대통령은 그 정의상 타당성이 있을 수 없다“면서 ”그는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기의 규칙을 인식하지 못한다. 말하기보다 행동해야 한다. 불가능한 것을 약속하고, 수년 동안 논의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자“라고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 대선은 3월 15~17일 열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은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주도 선거구로 포함했고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름반도에서도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에서 현직 푸틴 대통령은 5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999년 12월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해 온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최대 2036년까지 연장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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