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인터뷰] ‘원자에서 시작된 혁신…반도체 패러다임 전환 이끈다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박환열 교수 현장형 계산 플랫폼의 선구자, 박 교수가 그리는 지속가능한 반도체

[시사매거진 김원규 기자] 세계 반도체 산업은 지금, 나노미터 스케일을 넘어 원자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소자 집적도의 극한을 시험하는 오늘날, 설계부터 증착까지 ‘오차 없는 공정’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선택적 원자층 성장(AS-ALD) 기술이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순천향대학교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박환열 교수는 ‘소재-분자 빅데이터 기반 다중스케일 계산을 통한 초박막 선택 성장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박 교수가 이끄는 연구실은 양자역학(DFT), 전산유체역학(CF

[시사매거진 김원규 기자] 세계 반도체 산업은 지금, 나노미터 스케일을 넘어 원자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소자 집적도의 극한을 시험하는 오늘날, 설계부터 증착까지 ‘오차 없는 공정’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선택적 원자층 성장(AS-ALD) 기술이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박환열 교수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박환열 교수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순천향대학교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박환열 교수는 ‘소재-분자 빅데이터 기반 다중스케일 계산을 통한 초박막 선택 성장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박 교수가 이끄는 연구실은 양자역학(DFT), 전산유체역학(CFD), 결합한 커플링 모델을 구축해 공정 조건을 실시간 예측하고, 3차원 초고집적 소자에 적용 가능한 원자 단위 증착 기술로 반도체 제조 패러다임의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제 21회 고등과학원 전자구자계산학회에서 ‘다중스케일 시뮬레이션 기반 원자층 공정 디자인’ 주제로 초청 강연하는 박 교수
제 21회 고등과학원 전자구자계산학회에서 ‘다중스케일 시뮬레이션 기반 원자층 공정 디자인’ 주제로 초청 강연하는 박 교수

‘시뮬레이션-실험-데이터’ 삼각 편대의 경쟁력 구축

박 교수 연구실의 가장 큰 강점은 ‘멀티 트랙 통합 연구 체계’에 있다. 다중스케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자 수준 반응부터 장비 내 유동까지 동시에 해석하고, 머신러닝 기반으로 수십만 개의 소재 데이터를 선별하여 고성능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이러한 이론적 깊이는 클린룸 실험과 직접 연결되며, 계산 결과를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실행력까지 갖춘 드문 연구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 소재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활용하는 ‘Materials Project’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JCR 상위 2% 저널에 1저자로 두 편을 포함한 다수의 SCI 논문을 게재함으로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Journal of Energy Chemistry 등에 게재한 빅데이터 기반 촉매 성능 예측 논문은 데이터 구동형 촉매 설계의 대표 사례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이 모든 성과를 가능하게 한 토대는 박 교수가 석·박사 과정과 삼성전자 재직 시절 직접 소자 공정 설계·제작·측정을 경험하며 쌓은 현장 감각과 시뮬레이션 전문성이다.

박 교수의 연구 여정은 서울대학교 시절 삼성전자 산학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그는 실험으로는 관측하기 어려운 박막 내 결함과 플루오린 침투 문제를 양자역학 시뮬레이션으로 최초 규명하고 개선안을 도출해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했다. 이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미국 특허 7건, 국내 특허 15건을 출원·등록했고, 하버드대 박사후연구원 시절에는 AI 기반 소재 빅데이터 분석으로 촉매 및 배터리 소재 설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22년 순천향대학교에 부임한 이후 그는 교육부·산업부의 대형 국책 과제를 주관하며 실무형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학과장이자 반도체부트캠프사업 부단장으로서, 학-연-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혁신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현재 박사후연구원을 포함하여 석·박사 연구원 5명이 소규모 정예 팀을 이뤄, 매주 시뮬레이션과 실험 미팅을 병행해 데이터 해석력과 현장 대응력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공정 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박 교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험 결과와 완벽히 일치했을 때였다. 수많은 로그와 코드가 만들어낸 곡선이 실제 클린룸에서 똑같이 그려졌을 때의 환호는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연구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다.

지도 학생들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의하며 미래 과학 인재를 길러내는 박 교수의 모습
지도 학생들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의하며 미래 과학 인재를 길러내는 박 교수의 모습

박 교수에게 있어 학생들의 성장은 큰 보람이 된다.

“연구실 초기부터 ‘문제 정의부터 소자 측정까지 전(全) 주기를 경험하라’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실제로 ALD 챔버를 개방해둔 시간에 학부 인턴이 전구체 주입 시퀀스를 돌려 보고, 예기치 않은 실수 경험한 뒤 그 데이터를 팀 세미나에서 공유하자, 박사과정생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모여 해결책을 모색했던 사건은 지금도 ‘가장 짜릿한 실패’ 사례로 기억된다.”

박 교수는 실수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하는 ‘가장 짜릿한 실패’가 팀의 성장 동력이 된다고 한다. 수업에선 프레젠테이션 능력과 논리적 설명력을 키우며, 산학 프로젝트와 국제 공동연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기반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반도체 원자층 증착 설비를 갖춘 박 교수 연구실 자체 클린룸 전경
반도체 원자층 증착 설비를 갖춘 박 교수 연구실 자체 클린룸 전경

연결과 확장, ‘과학은 더 나은 세상을 설계하는 도구’

박 교수는 앞으로의 5년을 ‘연결과 확장’의 시기로 보고 있다. 실험과 계산,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고속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고, 클라우드 기반 ‘공유 실험실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 속도와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한다. 또한 공정 적용 범위를 10nm 이하 공정, 플라즈마 공정, 에너지·환경 디바이스(이차전지, 수소 촉매 등)까지 넓히고 있다.

박 교수는 그는 학부-대학원-기업 재교육을 하나로 잇는 ‘공정 과학 트랙’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 정의부터 실험, 발표까지 전 주기를 경험한 실전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교수는 궁극적으로 ‘과학은 더 나은 세상을 설계하는 도구’라는 신념 아래, 시뮬레이션-실험을 정밀하게 맞물리게 하여 소재-공정-소자 전 주기의 자원 소비와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반도체 제조 패러다임을 앞당기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순천향대학교 차세대 전자소재연구실을 동아시아 박막 공정 혁신 허브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확고히 하고 있다.

박 교수는 “문제를 원자 단위로 쪼개어 다시 장비 스케일로 재조립하는 순환형 사고방식이 진짜 혁신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그는 데이터 기반 접근을 통해 실험 횟수를 줄이고, 공정 예측력을 높이며, 탄소 배출까지 낮추는 연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에너지 산업을 이끌 원천기술을 연구하며, 미래 신산업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박 교수와 그의 제자들
차세대 반도체·에너지 산업을 이끌 원천기술을 연구하며, 미래 신산업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박 교수와 그의 제자들

“탐구·공유·책임의 삼위일체”

박 교수는 “깊이 파고든 지식을 모두와 나누어, 더 지속가능한 세상을 함께 만든다”는 철학을 중심에 둔다. 그는 지식은 공유될 때 비로소 사회적 가치를 가진다고 믿으며, 모든 연구데이터를 산업계, 학생, 학계와 나누는 투명한 연구 문화를 실천 중이다.

또한, 그는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모든 기술을 탄소 저감·자원 효율화와 같은 ESG 가치에 기여하도록 설계한다. 그에 따르면 ‘과학기술은 더 나은 세상을 설계하는 도구’이며, 반도체라는 고도로 집약된 산업조차도 환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인류 보편 가치와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탐구·공유·책임의 세 축이 맞물려야 개인과 공동체, 나아가 글로벌 시대에 세상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그는 연구와 교육, 산학 협력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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