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의 정치本色] 중심이 된 아웃사이더 이재명
대권 후보 탐구 - 이재명 편
1. 주변에서 중심으로이재명 후보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민주당의 비주류를 넘어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던 그가 처음 대선 후보가 되었을 때도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민주당의 주류였던 이낙연을 당내 경선에서 물리치고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되었을 때 기회는 단 한 번 뿐일 줄 알았다. 낙선 후 정동영의 전철을 밟으리라 예측했다. 그는 버틸 기반도 따르는 정치세력도 없는 오직 열혈 팬덤에만 기반한 비주류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를 연임하면서 심지어 대선, 지선 다 패배하며 그 와중에 사법 리스크로 고초
1.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민주당의 비주류를 넘어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던 그가 처음 대선 후보가 되었을 때도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민주당의 주류였던 이낙연을 당내 경선에서 물리치고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되었을 때 기회는 단 한 번 뿐일 줄 알았다. 낙선 후 정동영의 전철을 밟으리라 예측했다. 그는 버틸 기반도 따르는 정치세력도 없는 오직 열혈 팬덤에만 기반한 비주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를 연임하면서 심지어 대선, 지선 다 패배하며 그 와중에 사법 리스크로 고초를 겪으면서도 결국은 비명횡사의 논란 속에 민주당을 장악하고, 압도적인 총선 승리를 통해 이재명 일극 체제를 수립하며 근대 한국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한 무소불위의 정치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저자거리 사람들의 말처럼 하늘이 돕고 있는 것인지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은 윤석열의 자폭성 친위쿠데타 기도와 실패, 그리고 내란잔당이라는 오명 속에서 대선후보 선출을 놓고 또 한 번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 힘과 보수우익세력의 자폭성 분열. 그동안 족쇄가 되었던 사법 리스크 마저 완전히 털어버리고 오히려 사법 기득권 세력마저 백기를 들고 투항하고 있는 지금 조기대선이라는 형식을 통해 대통령이 되는 건 그야말로 시간 문제가 된 듯 하다.
2. 입법과 행정을 모두 장악하는 대통령
이대로 '어대명'이 실현되면 정당한 형식과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해 헌정 사상 초유의 입법과 행정의 권력을 모두 손아귀에 움켜쥐는 대통령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사법부 또한 조희대 대법원에 대한 심판적 성격의 잔손질 후 절대권력 아래로 질서재편 될 것임이 유력시 된다. 영향력 면에선 중세의 절대군주 못지 않을 것이고, 아웃사이더가 당과 의회를 장악하고, 권력의 정점에 오른 점만 보자면 구소련의 스탈린 못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앞으로 그가, 그에게 주어진 절대권력을 어떻게 행사하는가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그가 선언한 대로 '가짜 기득권 세력'을 혁파하고 '개혁과 진보'로 나아가 민생을 살리고 국운을 일으킨다면 그는 그 누구보다도 성공한 권력자, 그 누구보다 빛날 정치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반면 그 반대로 기득권에 안주하고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휘두른다면 정반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을 것이다.
어쨌거나 6월 이후 대한민국은 <이재명>이라는 한 정치인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길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적 저항' 이외에 그를 견제하거나 비판할 법적, 제도적 장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힘은 기존의 여느 통치자들의 권력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3. 절대권력이 경계할 점
이재명은 '경청' 골목투어에서 '국민'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내란도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고, 민주주의도 국민의 힘으로 지켰고, 진짜 대한민국도 국민의 힘으로 만들자고 강조한다. 말만 들으면 이재명이 국민의 힘 후보인 것 같다. 아마도 정권 획득 후 정권의 타이틀도 '국민'으로 붙이지 않을까 싶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느낌이 살짝 들긴 하지만 '진짜 대한민국의 국민 대통령' 뭐 이런 슬로건으로 정권의 출발을 알리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아무튼 절대반지를 끼게 되면 가장 먼저 유의해야 할 점은 측근 관리와 인재 등용일 것이다. 절대권력자를 둘러싸고 있는 공신들, 맹목적 충성파들, 예스맨, 기회주의자들 아마도 첩첩산중으로 주변을 에워싸고 있을 것이다. 당사자가 아무리 선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이들을 넘어서는 혜안이 없다면 의지와 상관없이 말짱 도루묵이다.
두번째는 기득권 세력과의 타협을 경계하는 것이다.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믿음과 여망을 저버리고 개혁과 혁신 대신 적당한 타협을 통해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또 다른 기득권이 되어버리는 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적당한 타협의 징후는 도처에서 제기될 것이다. 불편한 섶에 몸을 눕히고 쓸개를 맛본 시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로선 권력자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을 제외하고 이를 지적하거나 간언할 영향력 있는 측근이나 세력도 전무하고, 이를 견제하고 비판할 반대 진영의 세력도 미약하고 또한 이를 견제하거나 제어할 제도적 장치도 전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직 그의 의지가 모든 걸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국민'은 그가 좋은 정치, '선정'을 베풀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바라고 기대할 뿐이다.
4. 공리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자
이재명 후보는 경청 투어에서 정치인은 '도구' 내지는 '수단'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이 필요에 따라 정치인을 잘 사용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 유용성과 활용성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비교적 참여와 직접민주주의를 선호하는 듯한 이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민주주의의 교과서적인 발언이기도 하지만 실용주의 노선과 함께 공리주의적 사유에 기초한 발상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철학'이나 '가치'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 보다는 '실용'과 '도구'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도덕적 약점이 있는 그가 정치인의 덕목이나 태도에 관한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보다 실용주의와 도구주의 자체가 그의 정치철학이나 신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그의 '도구주의'적 관점은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이해 관철을 강조하는 직접 민주주의와 맞물려 그의 공리주의적 성향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듯 하다.
흔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공리주의적 가치는 효율성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공적 사안에 대한 의사 결정에도 철저히 경제성이라 불리는 비용편익에 의거하여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이재명의 발언과 정치 행보를 살펴보면 이러한 성향이 잘 드러난다.
공리주의는 결과주의이기도 하다. 결과주의란 '가장 좋은 결과를 불러올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윤리이론이다. 이때 말하는 '가장 좋은 결과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공리주의인 것이다. 이 또한 명분 보다는 실리를 우선하고 능력과 성과를 선호하는 이재명식 정치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다수의 의견만 고려할 때 소수의 권리 문제가 제기되거나 포퓰리즘의 문제가 따를 수 있다. 비용편익 만능주의 역시 모든 가치를 양화시키는 한계로 인간성과 관련한 공공선의 가치나 질적인 문제를 등한 시할 우려가 나타난다. 같은 공리주의 내에서 '배 부른 돼지 보다 배 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19세기 자유와 평등을 확장한 공리주의로 무장한 이재명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과 맞서면서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낼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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