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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국가 호주는 왜 기후 빌런이 되었는가?

태평양 지킴이 ‘쿼드(Quad)’ 의 일원 호주... 기후 리더십은 꼴찌이자 빌런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와 함께 ‘쿼드(Quad)’ 안보협력체의 일원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안정과 영향력 균형에 있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미국은 호주를 태평양 도서국과의 외교 및 개발협력에서 ‘지역 관리자(regional steward)’로 삼아 사실상 그 역할을 위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정학적 책임과 달리, 호주의 기후 리더십은 태평양 도서국의 절박한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고도, 호주는 석탄과 가스 산업을 확장하며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청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와 함께 ‘쿼드(Quad)’ 안보협력체의 일원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안정과 영향력 균형에 있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미국은 호주를 태평양 도서국과의 외교 및 개발협력에서 ‘지역 관리자(regional steward)’로 삼아 사실상 그 역할을 위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정학적 책임과 달리, 호주의 기후 리더십은 태평양 도서국의 절박한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고도, 호주는 석탄과 가스 산업을 확장하며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청적국가(靑敵國家)'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청정국가(淸淨國家)'의 이상과는 정반대의 궤적이다. COP26에서의 손실·피해 보상 반대, 포트빌라 선언 불참, 투발루 선언 유보 등 일련의 행보는 호주의 리더십이 실상 ‘기후 빌런’의 얼굴을 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태평양의 신뢰를 잃은 호주, 그 이중적 외교 전략과 퇴행적 기후정책은 이제 더 이상 숨겨지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강국, 그러나 기후 리더십은 불신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풍력 자원을 보유한 국가이자, 에너지 전환의 기술적 조건을 충분히 갖춘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기후 빌런(climate villain)’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에 직면한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관계에서, 호주는 반복적으로 소극적·반대 입장을 취하며 지역 내 신뢰를 잃고 있다. 본 에세이는 호주의 국제 기후정책 평가(CCPI), 태평양 지역에서의 외교적 대립 사례, 그리고 포트빌라 선언 등 도서국 주도의 연대를 통해 호주의 기후정치가 어떻게 고립되었는지를 조망한다.

출처_2025 Germanwatch |  https://ccpi.org
출처_2025 Germanwatch |  https://ccpi.org

CCPI에서의 낮은 평가: 정책 의지의 부재

기후변화 대응성과지수(CCPI)는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기후정책의 네 항목을 기준으로 국가별 대응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Germanwatch, 2024). 2024년 기준, 호주는 55위로 ‘매우 낮음(Very Low)’ 등급을 기록하였다. 온실가스 배출 부문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기후정책 부문에서도 개선이 거의 없었다. 태양광과 풍력에서 세계적인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지속적 확대와 정책적 의지의 부족이 지적되었다. 특히 석탄과 가스를 주요 수출 품목으로 유지하며,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The Australia Institute, 2023).

기후변화 대응 성과지수(CCPI, 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는 독일의 환경 NGO인 Germanwatch와 Climate Action Network 등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국제적 지표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매년 평가하며, 총 59개국 + EU를 대상으로 한다. 상위 3개 순위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기후정책을 이행 중인 국가가 없다는 이유로 공석이다. (작성_박재아)
기후변화 대응 성과지수(CCPI, 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는 독일의 환경 NGO인 Germanwatch와 Climate Action Network 등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국제적 지표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매년 평가하며, 총 59개국 + EU를 대상으로 한다. 상위 3개 순위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기후정책을 이행 중인 국가가 없다는 이유로 공석이다. (작성_박재아)

포트빌라 선언과 도서국들의 독자노선

호주의 소극적 태도는 2023년 ‘포트빌라 선언(Port Vila Call for a Just Transition to a Fossil Fuel Free Pacific)’ 채택으로 지역 차원의 분기점을 맞이했다. 바누아투, 투발루, 통가, 피지, 솔로몬제도 등은 해당 선언을 통해 △화석연료의 완전 퇴출, △100% 재생에너지 기반 개발경로, △기후 정의를 위한 법적 의무 강화 등을 촉구하였다(The Australia Institute, 2023). 이 선언은 호주가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반대하거나 침묵함으로써, 태평양 국가들과의 정책적 간극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2023년 5월 바누아투 포트빌라에서 열린 제5차 태평양 지역 에너지·운송 장관회의(PRETMM)는 ‘화석연료 없는 태평양’을 목표로 정의롭고 공정한 전환을 가속화할 것을 결의하며 종료되었다. 회의의 핵심 성과는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이 24년 10월 쿡제도에서 열리는 포럼에서 ‘포트빌라 행동 촉구안(Port Vila Call to Action)’을 공식 채택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키리바시와 통가는 각각 해당 선언 지지와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협상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투발루·바누아투와 함께 기후 위기에 직면한 태평양 국가들
2023년 5월 바누아투 포트빌라에서 열린 제5차 태평양 지역 에너지·운송 장관회의(PRETMM)는 ‘화석연료 없는 태평양’을 목표로 정의롭고 공정한 전환을 가속화할 것을 결의하며 종료되었다. 회의의 핵심 성과는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이 24년 10월 쿡제도에서 열리는 포럼에서 ‘포트빌라 행동 촉구안(Port Vila Call to Action)’을 공식 채택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키리바시와 통가는 각각 해당 선언 지지와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협상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투발루·바누아투와 함께 기후 위기에 직면한 태평양 국가들의 강력한 연대 행보를 반영한다. 태평양 시민사회는 이번 성명을 환영하며, 리더십 있는 탈탄소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역의 생존과 정의 실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출처_Pacific Islands Climate Action Network (May 12, 2023)

국제무대에서의 반복적 대립

호주는 여러 국제회의에서 태평양 도서국과 반복적으로 충돌하였다. 2019년 투발루 포럼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강화 선언에 ‘유보(reservation)’를 달아 공동합의에 제동을 걸었고(ReliefWeb, 2019), 2023년 COP26에서는 태평양 국가들이 요구한 ‘Loss and Damage’ 기금 설립에 반대표를 행사하며 반발을 샀다(GNHRE, 2023).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실질적 피해국가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비윤리적 행위로 인식되었다.

2019년 8월 투발루에서 열린 제50차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서 채택된 ‘카이나키 II 선언(Kainaki II Declaration)’은 태평양 지역이 처음으로 공식 문서에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한 역사적 전환점이다. 이 선언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하며,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 및 국제기후재정 1,000억 달러 이행을 포함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호주가
2019년 8월 투발루에서 열린 제50차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서 채택된 ‘카이나키 II 선언(Kainaki II Declaration)’은 태평양 지역이 처음으로 공식 문서에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한 역사적 전환점이다. 이 선언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하며,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 및 국제기후재정 1,000억 달러 이행을 포함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호주가 개발도상국들의 요구에 일부 반발하며 선언 문구의 수위를 낮추려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선언에 서명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집단적 입장에 동참했다는 점이다. 이는 호주가 국제 협상에서는 선진국의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지역 내 연대 압력 속에 일정한 유연성을 보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출처_Pacific Island Forum)

태평양의 기후정치, 호주의 고립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바누아투는 UN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후정의 관련 권고적 의견을 요청하는 국제 캠페인을 주도하며, 호주의 태도를 우회·비판하고 있다(Carbon News, 2024). 동시에 뉴질랜드, 프랑스, 독일 등은 도서국의 입장에 공감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호주는 명시적 반대를 표명하지 않으면서도 국제 협력에서 실질적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


기술 아닌 정치의 문제

호주의 ‘기후 빌런’ 평가는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의 결과이다. 태양광과 풍력 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석탄과 가스 산업을 중심에 둔 에너지 전략과 불투명한 기후정책이 지역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국제적 윤리이자 생존의 문제이며, 특히 태평양 도서국과 같은 기후취약국들에게는 외교적 배려와 정책 연대가 절실하다. 호주가 ‘청적국가(靑敵國家)’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적 잠재력을 행동으로 전환하고, 태평양 공동체의 요구를 포용하는 기후외교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피지 출신의 라베니아 야시쿨라 바이발루(Lavenia Yasikula Vaivalu)와 태평양 활동가들은 기후정의를 외치며 호주 수도 캔버라를 찾았다. 이들은 호주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믿으며, 석탄 산업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요약) 호주는 왜 기후 ‘빌런’으로 불리는가?

1. 석탄 중심 에너지 정책 유지:
호주는 여전히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중 하나이며, 자국 내 에너지 생산 역시 석탄 의존도가 높다. 2030년까지 석탄발전 퇴출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

2. 국가 차원의 기후 목표 미흡:
2050 탄소중립 선언은 했지만, 2030 감축 목표는 파리협정 목표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기후 목표의 눈속임”으로 비판한다.

3. 재생에너지 정책 일관성 부족: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태양광 및 풍력 확대가 활발하지만, 연방정부는 전환 인프라 투자 및 규제 개혁에 소극적이다. 특히 에너지망 개편이나 전기차 인센티브에 있어 아시아·유럽보다 뒤처져 있다.


<참고문헌>

Germanwatch. (2024). 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2024. https://ccpi.org

The Australia Institute. (2023). Our crisis of integrity looms in the Pacific. https://australiainstitute.org.au/post/our-crisis-of-integrity-looms-in-the-pacific/

GNHRE. (2023). COP-26 and the Pacific – Australia's refusal to embrace a world of climate justice. https://gnhre.org/?p=14885

ReliefWeb. (2019). Pacific leaders, Australia agree to disagree about action on climate change. https://reliefweb.int/report/world/pacific-leaders-australia-agree-disagree-about-action-climate-change

Carbon News. (2024). Vanuatu gathers support for UN climate justice statement. https://www.carbonnews.co.nz/news/27126/vanuatu-gathers-support-for-un-climate-justice-statement

글/ 박재아는 태평양기후위기대응협의회 사무처장이자 태평양학회 이사, 팔라우 대통령 경제·관광 직속 자문을 맡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관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피지(Fiji)·사모아(Samoa) 관광청 한국지사장, 솔로몬제도 관광청 특별자문, 태평양 관광기구(SPTO) 한국지사장,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MoTCE-RI) 지사장을 역임했다. 문화와 생태 다양성을 바탕으로 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연구하며, 섬나라의 가치를 한국에 알리고 양국 간 관광 및 문화 교류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글/ 박재아는 태평양기후위기대응협의회 사무처장이자 태평양학회 이사, 팔라우 대통령 경제·관광 직속 자문을 맡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관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피지(Fiji)·사모아(Samoa) 관광청 한국지사장, 솔로몬제도 관광청 특별자문, 태평양 관광기구(SPTO) 한국지사장,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MoTCE-RI) 지사장을 역임했다. 문화와 생태 다양성을 바탕으로 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연구하며, 섬나라의 가치를 한국에 알리고 양국 간 관광 및 문화 교류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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