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룰 깡패처럼 바꾸는 미국”…동남아 태양광 시장에 최대 3521% 관세 폭탄
美, 동남아산 태양광에 초고율 관세 부과…캄보디아산은 3,500% 넘어
[시사매거진/박재아 기자]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거세게 흔들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부품이 동남아를 경유해 우회 수출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 및 부품에 대해 최고 3521.14%에 이르는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자국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개발도상국들을 무역전선의 최전방으로 밀어넣는 ‘보복성 경제 제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관세율은
[시사매거진/박재아 기자]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거세게 흔들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부품이 동남아를 경유해 우회 수출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 및 부품에 대해 최고 3521.14%에 이르는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자국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개발도상국들을 무역전선의 최전방으로 밀어넣는 ‘보복성 경제 제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관세율은 기업 및 국가별로 차등 적용되었으며, 캄보디아의 일부 업체는 미국 정부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대치인 3,500% 이상 관세를 부과받았다. 태국은 약 375.2%, 베트남은 약 395.9%, 말레이시아는 34.4% 수준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았다.
'미국식 공정무역'의 민낯…개도국을 압박하는 깡패 관세
이번 조치는 단순히 에너지 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은 과거 인도 제품에 26%의 관세를 부과했고, 정치적 이유로 남수단과 같은 국가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해왔다. 이처럼 관세가 산업 보호를 넘어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장의 수단으로 활용되며, WTO 체제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태양광제조무역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미국 제조업 보호와 에너지 자립을 위한 필수적 대응”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자국의 규칙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에 가깝다. 자유무역을 주창하던 미국이 자국 중심의 경제질서를 강제하며 ‘세계의 경찰’이 아닌 ‘경제 깡패’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라오스는 ‘면죄부’…中 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
한편 인도네시아와 라오스는 이번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도피처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 셀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80%에 달하며, 미국은 이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관세를 강화해왔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동남아 생산거점에서 철수한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와 라오스로 대거 이동하면서, 이들 국가는 새로운 ‘태양광 허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에서는 총 4개의 신규 태양광 부품 공장이 가동 중이며, 2건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가로 예정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홍시그룹'은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 지역에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 규모의 태양광 산업 단지 조성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투자 확대는 지난 4월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솔라텍 인도네시아 2025’ 전시회에서도 확인되었다. 중국의 주요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진코 솔라’, ‘트리나 솔라’ 등은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인도네시아 내 장기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춰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풍부한 실리카 모래 자원을 바탕으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을 유치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비 투미와 인도네시아 필수서비스개혁연구소(IESR) 소장은 “중국은 태양광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오히려 인도네시아와 중국 간 협력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인도네시아는 미국보다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미국의 이 같은 고율 관세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가 어떻게 재정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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