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과 무늬만 있는 인도네시아의 탄소중립 선언
한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인도네시아 기후정책의 실체 진단
탄소중립 2060, 목표는 명확하나 길은 불투명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즉 탄소중립(Net Zero)을 국가 전략으로 공표했다. 202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국제사회에 제출했으며, 자체 감축 목표를 점진적으로 상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발전의 절반 이상이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산림 파괴와 산업 배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정부는 ‘자원 주권’과 ‘국내 산업 육성’을 앞세우며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 농지 확장, 니켈 제련 확대
탄소중립 2060, 목표는 명확하나 길은 불투명
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즉 탄소중립(Net Zero)을 국가 전략으로 공표했다. 202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국제사회에 제출했으며, 자체 감축 목표를 점진적으로 상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발전의 절반 이상이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산림 파괴와 산업 배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정부는 ‘자원 주권’과 ‘국내 산업 육성’을 앞세우며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 농지 확장, 니켈 제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는 “탄소중립 선언과 실제 정책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도는 갖췄다…하지만 실효성은 미지수
인도네시아는 2023년 동남아 최초로 국가 탄소거래소(IDXCarbon)를 설립하고, 배출권 거래제(ETS)를 시범 도입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JETP)을 통해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부터 200억 달러의 기후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과는 수상태양광 발전, 전기차 배터리 산업, 탄소포집기술(CCUS)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구조의 전환 속도는 더디다. 석탄 보조금은 오히려 늘었고, 신재생에너지 투자 비중은 줄어들었다. 특히 발전용 석탄 비중은 여전히 55%에 달한다. 정부가 최근 법제화한 ‘신에너지법’에는 석탄까지 포함되어 있어 국제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교통·산림…온실가스 배출의 총체적 병목
산업 부문은 특히 문제의 중심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최대 보유국이자 전기차 배터리 원료 생산지다. 하지만 해당 산업은 90% 이상을 석탄으로 전력 공급받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철강·시멘트·제련 산업 등도 탄소 감축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교통 부문은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차 확산은 매우 더디다. 전기버스 예산 삭감, 충전 인프라 미비 등으로 2030년까지 1,300만 대 보급 목표는 요원해 보인다.
산림과 토지 이용 부문에서는 여전히 대규모 벌채와 이탄지(습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신수도 누산타라 건설, 푸드에스테이트(농지 확대 정책) 등으로 생물다양성 훼손과 토착민 이주가 심화되고 있으며, 산림 손실률도 상승세다.
선언-이행 간극: 한국 기업에게는 기회이자 리스크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탄소집약적인 구조를 가진 국가 중 하나이다. 기후 정책의 방향성은 뚜렷하나, 실제 정책은 산업 육성과 자원 개발 중심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이는 국제 투자자와 협력국의 신뢰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일치는 동시에 한국 기업과 정부에 전략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탄소시장, 수상태양광, 배터리 산업, 전기차 플랫폼, 감축 인증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과 제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특히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Article 6 기반 공동감축사업(ITMO) 등에서 한국의 정책 경험은 큰 자산이다.
정책적 제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선택과 집중 필요
프라보워 정부가 진정으로 기후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 석탄 신규 발전소 중단, 재생에너지 법제화 등 명확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동시에 산림 보전, 원주민 권리 보호, 정의로운 전환 전략이 모든 부문에 일관되게 반영되어야 한다.
한국의 대응도 단기 이익 중심의 기술 수출을 넘어, 장기적 신뢰 기반 협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탄소감축, ESG 평가, 지방정부 자문 등 다양한 축에서 공동 연구와 실증 사업을 지속하며 정책 일관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경제권이자 탄소 감축에서 중요한 전략국가이다. 선언은 있으나 실행은 더디다. 그 사이를 메울 수 있는 비책이 우리나라와의 파트너십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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