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조용우의 정치本色] 차이나는 클라스, Who's 김동연

대권 잠룡 탐구(1) - 김동연 편

1. 김동연의 잠재력일전에 유시민이 한 방송에 출연해 김동연은 '배은망덕한' 자, '이재명 덕에 지사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바람에 오히려 경기지사 '김동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었다. 김동연이 이재명 가는 길에 얼마나 위협적인 인물이길래 유시민은 그렇게 과격한 언사로 김동연을 맹비난했던 걸까? 인상만으로 보자면 김동연은 구김살 하나 없는 해맑은 얼굴에 초롱초롱한 눈빛이 배신자의 음험한 느낌은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이미지의 스타일이다.김동연의 경기도지사 당선이 '이재명 덕분'이 아님은 유시민 자신도 잘 알고 있을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1. 김동연의 잠재력

일전에 유시민이 한 방송에 출연해 김동연은 '배은망덕한' 자, '이재명 덕에 지사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바람에 오히려 경기지사 '김동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었다. 

김동연이 이재명 가는 길에 얼마나 위협적인 인물이길래 유시민은 그렇게 과격한 언사로 김동연을 맹비난했던 걸까? 인상만으로 보자면 김동연은 구김살 하나 없는 해맑은 얼굴에 초롱초롱한 눈빛이 배신자의 음험한 느낌은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이미지의 스타일이다.

김동연의 경기도지사 당선이 '이재명 덕분'이 아님은 유시민 자신도 잘 알고 있을 터, 그럼에도 그렇게 비난한 의도가 분명 있을 것이다. 혹시 예리한 유시민이 김동연의 잠재력과 휘발성에 일찌감치 위협을 느껴 미리 견제구를 날린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렇게 모질게 같은 편을 뭉개버릴 수 있을까.

2. '자수성가형 개천 용'

김동연은 이재명과 여러모로 비교되는 현직 경기도지사이다. 외모만 보면 고생한번 해본 적 없을 것 같은 엄친아 스타일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다. 그런 그가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시련의 청년시절을 보낸 고학생 출신이라면 쉽게 믿겠는가. 

사실 이재명 하면 남들과는 좀 다른 서사와 스토리로 유명한데 김동연 또한 이에 못지 않은 서사와 감동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이재명 만큼이나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재명 못지 않은 '흙수저 신화'와 성장과정에 대한 감동적인 서사가 김동연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야권의 정치지도자로 성장하는데 큰 보탬이 된 '소년공'의 서사 못지 않은 성장 스토리가 김동연에게도 있는 것이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은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자란 ‘소년 가장’과 ‘상고 졸업’이라는 출신 배경이 늘 따라붙는다. 김동연은 어린시절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소년 가장이 돼 가계를 꾸려나갔다. 그는 1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며 덕수상고를 다녔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신탁은행에 취직을 한다. 

홀어머니와 동생 셋의 소년가장이었던 그는 덕수상고와 국제대 야간 대학을 다니며 주경야독을 했고, 낮엔 은행원, 밤엔 대학생, 새벽엔 고시생으로 살아가며 각고의 노력 끝에 1982년 한 해 행정고시,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리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음을 몸소 실천한 '개천 용'의 모범사례가 됐다. 이후에 공무원이 돼서도 그 어렵다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에 뽑혀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책학 석박사 과정까지 마치는 '성실함'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러한 그의 '서사'는 곧장 이재명과 비교되기도 한다. 전, 현직 경기지사 타이틀을 지닌 두 사람은 불우한 성장 배경이나 자수성가형 리더로서 성장 배경이나 과정이 매우 흡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이나 이미지는 완전히 상이한 스타일의 정치지도자라 할 수 있다. 스타일만 보더라도 이재명 전 지사가 본인도 언급했듯이 다소 차가우면서 날카로운 인상의 냉철하고 이지적인 스타일이라면 김동연 현 지사는 정반대로 밝고 따뜻한 이미지의 온화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3. 흙수저 성공신화

이렇듯 김동연에게는 이재명 못지 않은 '성공 신화'의 스토리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미세한 성장 과정의 차이가 드러난다. 둘 다 빈민가 출신이지만 이재명의 성장과정에는 '소년공의 비애'가 강조되고 있는 반면 김동연의 성장과정에는 '소년 가장의 역경'이 강조되고 있다.  

이재명이 소년 노동자로 산재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을만큼 소년공으로 온갖 멸시와 고난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사법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해 성공한 인물이라고 한다면 김동연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소년 가장'이라는 점이 차이로 부각된다. 김동연에게는 개인의 출세 보다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이 더 중요했고 이는 개인 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관료로서의 그의 성실함을 이끄는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김동연은 이러한 생활을 바탕으로 공직생활에 있어서도 매우 성실하고 능력이 뛰어난 관료로 평가받았다. 2018년 5월 한국경제신문이 각계 전문가 140명에게 의뢰해 청와대와 행정부 경제라인에서 고위 관료들의 업무능력 등위를 매긴 적이 있었다. 그때 김동연은 부동의 1위였다.

그는 주로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비전 2030’을 작성하는 실무를 맡기도 했다. 비전 2030은 후에 문재인 정권의 국정 마스터 플랜이 됐고 그것이 인연이 돼 일면식도 없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대 경제부총리로 발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비서관을, 박근혜 정부에서는 장관직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바 있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실망과 책임으로 스스로 직을 사임 했다.

그는 백혈병을 앓던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13년 국무조정실장 때 27세의 장남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비극을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장례식 당일 업무에 복귀해 당시 국무조정실이 만든 '원전비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주위에 아들 투병소식을 알린 바 없고, 아들의 부고도 내지 않았으며 당연히 부의금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세간에서는 이 일화로 혹시 일만 하는 '일벌레'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지만 그의 자서전을 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가 있다. "개인 일로 공무를 미루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큰 아이가 그렇게 하기를 원했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한 것"으로 그는 밝히고 있다. 워크 홀릭이라기 보단 자식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공동체에 대한 헌신으로 승화시킨 그만큼 목민관으로서의 소명의식이 투철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4. 청백리 목민관

김동연은 '흙수저 성공신화'와 함께 전통사회에서 가장 도덕적인 관료상인 '청백리'로도 유명했다. 김동연은 살고 있는 한 채의 아파트 소유 말고는 투기형 부동산도 그 흔한 피트니스센터나 골프회원권 하나도 없다고 한다. 공직 생활 32년에 장관, 경제부총리까지 한 것을 생각하면 '미스터 클린'이라 할만한 삶이다. 

예전에 '성완종(고 경남기업 창업자) 리스트'에 있던 정, 관계와 언론계 등 500여 명 중에서 김동연은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끝까지 선물 하나 받지 않은 공직자로도 확인됐다. 가히 조선시대 칭송받던 청백리 재상에 버금가는 인물이라 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2년 일하고 받은 급여 총액 3억 5000만 원 중 40%인 1억 4000만 원을 "사회 취약계층에 써달라"며 기부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자연인이 됐을 때도 '청렴함'을 계속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계 최고위직 관료 출신이라 여러 로펌에서 영입 제안이 왔으며 그를 스카웃하기 위해 백지수표를 제시한 곳도 있었다고 한다. 총 20여 곳의 영입제의가 있었으나 이를 모두 거절했으며 그 흔한 사외이사 한 건도 수락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경기지사 전까지 연금생활자로 살면서 그는 "워낙 가난하게 살아봐서 연금생활이 불편하지 않다"고 말하며 그 누구보다도 기득권 고위 관료가 아닌 친서민적인 청백리의 모범을 끝까지 보여줬다. 

5. 지도자의 품격

다산 정약용 선생이 목민심서에서 강조한 목민관의 필수 덕목인 수기치인, 멸사봉공, 여민동락을 앞세우고,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는 것이 그의 정치철학이자 목민관으로서의 근본 자세였다. 많은 이들은 김동연의 경기지사와 대권 도전 또한 바로 그러한 '다산의 목민관'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는 실제로 그런 목민관의 길에 가장 가까운 경제관료의 삶을 살아오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동연은 정치지도자로서의 자격과 인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삶에는 진한 감동과 스토리가 있고,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온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순수한 열정이 배여 있다. 누구보다 힘든 고난과 역경의 삶을 거쳐왔음에도 비뚤어지거나 날카롭거나 어두운 면이 없고 밝고 순수하며 따뜻한 인간미가 넘쳐 난다. 김동연을 만난 사람들의 하나같은 인물평이다. 

일찍이 문재인 대통령은 "태도가 본질"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영국 속담에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는 '영국 신사'와도 같은 매너와 태도로도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는다. 막말과 비매너로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정치인이 넘쳐나는 정치권에 이는 매우 큰 장점이기도 하다. 

매력자본(Erotic Capital), 즉 외모와 함께 유머, 활력, 세련, 배려, 매너 등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는 멋진 태도나 매너가 정치지도자에게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메세지의 신뢰는 메신저의 신뢰에서 나오는 법이기 때문이다. 호감 보다 비호감이, 매너보단 막말과 거짓말이 압도하는 불신의 정치권에서 김동연 만큼 믿음직하고 매력적인 호감형 정치지도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은 듯 싶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_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_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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