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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남 칼럼] 숲을 태운 건 바람이 아니라 우리였다

2025년 경북 산불이 남긴 경고와 책임

[시사매거진] 2025년 3월,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된 불길이 안동과 청송, 영덕으로 번져나갔다. 봄을 맞이해 푸르러야 할 산은 순식간에 붉은 화염에 휩싸였고, 마을과 사찰, 숲과 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산불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45,000헥타르에 이르는 산림이 불탔다. 고운사와 같은 역사 깊은 문화재도 끝내 그 자취를 감추었다.불의 시작은 다름 아닌 성묘객의 실화였다. 마른 낙엽 위에 떨어진 작은 불씨 하나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올해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절반 수준으로 낮았고, 산림은 극도로 건조한 상태였다.

이해남 시사매거진 정책자문위원장(화성시의회의원)
이해남 시사매거진 정책자문위원장(화성시의회의원)

[시사매거진] 2025년 3월,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된 불길이 안동과 청송, 영덕으로 번져나갔다. 봄을 맞이해 푸르러야 할 산은 순식간에 붉은 화염에 휩싸였고, 마을과 사찰, 숲과 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산불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45,000헥타르에 이르는 산림이 불탔다. 고운사와 같은 역사 깊은 문화재도 끝내 그 자취를 감추었다.

불의 시작은 다름 아닌 성묘객의 실화였다. 마른 낙엽 위에 떨어진 작은 불씨 하나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올해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절반 수준으로 낮았고, 산림은 극도로 건조한 상태였다. 거기에 강풍이 더해지며 불길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사람들은 자연이 만든 재난이라 말하지만, 바람은 단지 불씨를 옮겼을 뿐이다. 그 불씨를 만든 건 결국 우리였다.

산불의 대부분은 사람의 실수에서 시작된다. 쓰레기 소각, 담뱃불, 무단 입산. 그것은 ‘잠깐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며, 그 대가는 너무나 크고 오래 남는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예측 가능했던 위험을 막지 못한 것은 단지 방심이 아니라, 구조적인 무관심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기후위기와 맞물린 신호탄이었다. 건조한 날씨와 이상 고온, 거세진 바람은 이제 더 이상 이례적인 기상이 아니다. 앞으로 이런 대형 산불은 더 자주, 더 강하게 찾아올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기후재난의 문턱을 넘어서는 중이다.

이 상황에서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예방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산불 취약 지역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기술적 인프라를 확대하고, 불법 소각에 대한 엄정한 법적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전체가 산불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결국 산 하나를 태운다. 우리 사회는 이제 그 대가를 자연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떠넘기고 있다. 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이자, 후손에게 물려줄 생명의 터전이다.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잃고 있다.

불은 꺼졌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복구에는 수십 년이 걸리고, 그 사이 무너진 생태계와 마을 공동체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산불은 자연의 재앙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었다.

숲을 태운 건 바람이 아니었다.바람은 그저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그 불씨를 만든 것도, 확산시킨 것도, 방치한 것도 바로 우리 자신이다.

지금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다음 세대는 잿더미 속에서 우리의 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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