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준형의 클담25] KCO, 60년 발자취와 미래 향한 용틀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창단 60주년 기념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 II 김준형의 '클래식이 자라는 담벼락' vol.25
1965년에 창단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는 한국의 중요한 음악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음악감독 김민은 오케스트라의 발전과 한국 음악의 미래를 고민해왔으며, 한국 음악인들이 독주에서는 뛰어나지만 합주에서는 약하다는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서울 바로크 합주단으로 시작한 KCO는 2015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며 규모를 확장했다.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대형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실내악 앙상블의 대표주자로, KCO는 그 특유의 작은 규모와 섬세한 앙상블을 통해 음악의 깊이를 더하
1965년에 창단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는 한국의 중요한 음악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음악감독 김민은 오케스트라의 발전과 한국 음악의 미래를 고민해왔으며, 한국 음악인들이 독주에서는 뛰어나지만 합주에서는 약하다는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서울 바로크 합주단으로 시작한 KCO는 2015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며 규모를 확장했다.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대형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실내악 앙상블의 대표주자로, KCO는 그 특유의 작은 규모와 섬세한 앙상블을 통해 음악의 깊이를 더하고, 다양한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연주였다. 2019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연되었지만, 2023년까지 46곡을 완벽하게 녹음하고 2장의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ECO(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랄프 고토니(Ralf Gothoni)가 지휘한 이 음반은 모차르트 교향곡의 본질을 조명한 우아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연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김민 감독은 이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앙상블과 균형을 더욱 강화했다고 평가하며, KCO의 음악적 성장을 확실히 다졌다고 강조했다.
KCO는 2025년까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를 진행하며 새로운 음악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특성을 살려 연주할 예정인데, 이는 단순히 고전적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악단의 특성에 맞게 재구성하고 앙상블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창단 60년 기념 연주회에서 KCO는 김택수 작곡의 ‘온고잉(Ongoing)’을 초연하며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의미 깊은 여정을 시작했다. ‘온고지신’에서 'Ongo'를 따오고, 옛 음악인 베토벤의 ‘영웅’을 인용하며, 시닛케의 정신을 이어받아 작곡된 이 작품은 미래로 나아가는 의지를 담고 있다. KCO의 60년 발자취에 대한 오마주이자, 앞으로 그 이상의 성장을 기원하는 희망과 축복의 의미가 담긴 미래지향적인 작품으로 기념비적인 연주회의 시작을 알렸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5번도 연주됐다. 플루티스트 김세현, 바이올리니스트 미우라 후미아키,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체이 스크세츠코프스키가 솔리스트로 참여했으며, KCO의 뛰어난 합주력이 돋보였다. 특히 스크세츠코프스키의 놀라운 연주가 이날의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메인 프로그램인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에서 1악장 첫 주제부터 음악적 개혁의 시작을 알리는 힘차고 장대한 여정이 펼쳐졌다. KCO는 그 거대한 에너지를 잘 살려내었고, 제시부부터 강렬하고 열정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각 악기의 파워풀한 연주가 인상적이었으며, 클라이맥스에서의 고조되는 긴장감이 돋보였다. 다만, 다이내믹의 조절에서 조금 더 섬세한 변주가 있었다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장송 행진곡에서는 세밀하고 섬세한 해석을 보여주었다. 현악기의 깊고 진지한 선율은 장엄하면서도 애절함을 품고 있었고, 목관악기들의 조화는 그 분위기를 더욱 강화했다. 악장의 중반부에서 극적인 전개와 점차적으로 고조되는 긴장감이 매우 뛰어났다.
세 번째 악장은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에너지 넘치는 연주였다. 리듬의 기민한 처리와 악기 간의 명쾌한 대화가 돋보였으며,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의 대화가 특히 매력적이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대담하고 그랜드 한 스케일을 펼쳤다. "에로이카"의 주제를 재구성하며 강렬한 감정의 고조를 경험할 수 있었다. 선명하고 경쾌한 리듬과 상반되는 유연한 선율이 잘 어우러져, 베토벤의 거대한 비전과 풍부한 감정선이 잘 드러난 연주였다. 악장별로 음악적 색깔을 잘 살리며 “에로이카”의 혁신적인 정신과 그 안에 숨겨진 깊은 감정을 충실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KCO가 추구하는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음악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흥분되는 순간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김준형
예술의전당 월간지 <Beautiful Life>에서 SAC’s choice 코너를 3년간 연재했으며, 객석, 피아노 음악, 스트라드, 스트링 앤 보우, 월간 오디오 등 음악 관련 매체들에 오랫동안 칼럼을 기고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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