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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시사칼럼] 강력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국제협약이 필요하다

유엔 플라스틱 국제협약지난 4월 21일, 캐나다 오타와 캐나다의회 언덕에서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 활동가와 기후 운동가들이 모여 "플라스틱은 줄이고! 생명은 늘리고!"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플라스틱 시대를 끝내기 위한 행진’으로 이름 붙인 이들의 행진은 500여m가량 떨어진 샤우 컨벤션 센터를 향했다. 당시 컨벤션 센터에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유엔의 정부간협상위원회 4차 회의(INC-4)가 열리고 있었다. 유엔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40% 감축안'을 비롯한 구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유엔 플라스틱 국제협약

지난 4월 21일, 캐나다 오타와 캐나다의회 언덕에서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 활동가와 기후 운동가들이 모여 "플라스틱은 줄이고! 생명은 늘리고!"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플라스틱 시대를 끝내기 위한 행진’으로 이름 붙인 이들의 행진은 500여m가량 떨어진 샤우 컨벤션 센터를 향했다. 당시 컨벤션 센터에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유엔의 정부간협상위원회 4차 회의(INC-4)가 열리고 있었다. 

유엔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40% 감축안'을 비롯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지금까지 4차례의 국제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협약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이 협약은 2022년 시작됐다. 2022년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마련하기로 국가들이 합의한 게 시초였다. 

이전까지는 주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이슈화되면 관련 결의안들이 도출된 바 있었다. 그러나 해당 합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양'으로 국한하지 않고 '플라스틱의 전주기적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 제정에 대한 합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2년여의 짧은 기간 안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플라스틱 협약문을 만들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겠다고 선언하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출발했지만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따른 자국 산업의 유불리와 이해관계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바람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 1, 2차 회의의 결과를 바탕으로 31쪽 분량의 협약문 초안이 공개됐으나 3차 회의(INC-3)에서는 자국이 플라스틱 원료 공급국인지, 플라스틱 제품의 주요 생산국인지 소비국인지에 따라 이견이 분출되며 수정 초안 분량이 두 배나 늘어났다. 핵심 의제인 생산 감축 문제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5차례의 마지막 회의인 5차 회의(INC-5)는 올해 11월 우리나라인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4차 회의에서도 가장 중요한 쟁점인 1차 폴리머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부산에서 개최될 마지막 5차 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플라스틱 오염 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의 회원국들과 플라스틱 오염에 의한 환경 피해가 극심한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들은 플라스틱 생산에서부터 적극적인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차지하는 일본, 중국, 인도 등은 생산 감축보다 폐기물 재활용에 초점을 두는 입장이다. 산유국이자 플라스틱 최대 소비국인 미국도 이들과 궤를 같이하다 최근 생산 감축으로 방향을 선회한 움직임이 감지돼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러시아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여전히 1차 폴리머 플라스틱 관련 규제 내용 삭제를 요구하는 등 생산 감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개최국인 한국, 생산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개최국인 우리나라 역시 강력한 생산 감축 보다는 폐기물 재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플라스틱 감축 동맹 초기 회원국임에도 플라스틱의 전주기적 관리를 위한 'Bridge to Busan: 부산을 위한 다리' 선언을 지지하지 않는 등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는 국가적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전 지구적 문제임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생산 단계에서부터 소비 전 분야에 걸쳐 강력한 관리와 감축이 필요하다. 그래서 반드시 생산 단계부터 플라스틱 생애 전 주기를 다뤄야 한다. 

환경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의 원천 감량이 곧 기후위기의 해결책임을 강조하며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의 최소 75% 절감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이 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관리와 통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5차 회의 개최국인 우리나라부터 1차 폴리머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야심찬 선언을 통해 국제적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만일 지금처럼 플라스틱 생산이 제약 없이 지속되면 1.5℃ 기후변화 억제목표를 위해 남은 탄소예산의 10% 이상이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폐기 과정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주요한 대응에 탈 플라스틱 정책과 실천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생산 자체를 축소하고 소비 또한 줄여야 한다.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축소를 위해서는 분명한 탈출 목표연도를 정하고 단계별로 감축목표를 정해 이행할 필요가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20년 플라스틱으로 발생된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의 3.6%에 달한다.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에는 플라스틱 생산량이 7억 톤을 넘고, 2060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10억 톤을 돌파해 플라스틱에 의한 위협이 가중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제 플라스틱 문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감축 문제만큼이나 전 지구적 문제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생산량은 해마다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플라스틱 오염 과학’ 최신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톤에서 10년 만인 2019년에 4억6000만톤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한 해에만 3억6000만톤 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9%에 불과하고 나머지 90% 이상은 환경 중에 버려지거나 매립 또는 소각 처리돼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킨 것으로 추정한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은 그 자체만으로도 생태계에 직접적인 오염원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남극의 얼음 속과 심해, 에베레스트 산부터 마리아나 해구까지 없는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전 지구를 뒤덮으며 해양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해양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식용 소금의 90% 이상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생선, 새우, 굴 등에서도 다량의 플라스틱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결국 우리의 식탁 위로 다시 올라오는 셈인데,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해마다 8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으며, 5조개의 플라스틱이 둥둥 떠다니며, 사람도 신용카드 한 장 분량(약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매주 섭취한다고 한다. 바다동물들의 고통이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 것이라는 지표다.

더 늦기전에 플라스틱에서 탈출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세상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일지 모른다. 지구는 더욱 불타고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 제 5차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2025년은 플라스틱 제로의 원년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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