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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전통스포츠의 도시, 알-울라에서의 일주일

- 기사 월드컵에 녹아든 환상적인 알-울라 배경 속 일주일

[시사매거진] 지난 13일 수요일 오전, 2주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울라에서 개최되는 세계기사연맹(의장 김영섭, WHAF)의 '2023 기사 월드컵(이하, 월드컵)' 취재 및 진행 지원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인천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 12시간을 걸려 도착하고, 9시간의 기다림을 지나 다시 비행기에 탑승해 이스탄불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까지 3시간 30분, 그렇게 도착한 메니다 프린스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서 대회 임원 숙소였던 알-울라 샤든 리조트까지 또 다시 차량으로 3시간 30분, 총 2

사진_권석무 기자
사진_권석무 기자

[시사매거진] 지난 13일 수요일 오전, 2주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울라에서 개최되는 세계기사연맹(의장 김영섭, WHAF)의 '2023 기사 월드컵(이하, 월드컵)' 취재 및 진행 지원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 12시간을 걸려 도착하고, 9시간의 기다림을 지나 다시 비행기에 탑승해 이스탄불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까지 3시간 30분, 그렇게 도착한 메니다 프린스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서 대회 임원 숙소였던 알-울라 샤든 리조트까지 또 다시 차량으로 3시간 30분, 총 28시간의 여정을 거쳐 도착했다.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임원숙소였던 샤든 리조트 전경.(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임원숙소였던 샤든 리조트 전경.(사진_권석무 기자)

알-울라는 확실히 달랐다. 같은 사우디아라비아지만 차량에 탑승해서 처음 눈에 들어왔던 메디나의 풍경과 알-울라에 진입하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 기암괴석의 춤사위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일주일을 묵었던 샤든 리조트는 알-울라 기암괴석의 바로 밑에 위치했고, 해발고도 800m에 달하는 알-울라 전체가 풍기는 기운에 형언하기 어려운 오묘함을 느꼈다. 알-울라는 기원전 100년경부터 요르단의 페트라를 건설했던 나바테아 인들이 거주했던 만큼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닌 지역인데, 마치 근대 이후로 서구사회에 공개되지 않았던 알-울라 지역의 고대인의 숨결이 필자의 들숨에 파고드는 듯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숙소로부터 경기장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이전까지의 스포츠 경기장들과는 확연히 다름을 두눈으로 확인했다. 2023년 한해 동안 필자가 취재했던 무에타이(IFMA), 태권도(WT), 크라쉬(IKA) 등의 종목들은 올림픽 스포츠 유형의 실내경기 종목들이었다. 이들 종목의 국제대회들은 모두 실내경기장에서 개최되었으나, 기사(WHAF)는 야외 경기장으로 전망이 확 트인 알-울라 승마(폴로) 경기장이었다.

'WHAF 2023 기사 월드컵'이 개최된 알-울라 알 후르산 빌리지(Al Fursan Village)의 승마(폴로) 경기장.(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이 개최된 알-울라 알 후르산 빌리지(Al Fursan Village)의 승마(폴로) 경기장.(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경기장 야외 관람석 전경. (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경기장 야외 관람석 전경. (사진_권석무 기자)

야외경기장은 기사 종목의 특징으로써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전경을 경기모습에 고스란히 녹여낼 수 있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국가나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의 특징이 관객과 미디어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여러 번 노출되는 것이 긍정적이리라.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국제스포츠계에서는 비치 스포츠에 주목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가 펼쳐지기 전, WHAF의 집행위원회의가 진행되었다. 코로나-19 판데믹으로 4년 가까이 단절되었던 WHAF의 대면 회의 명맥이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살아났다. 여러 안건 가운데 기사를 국제스포츠종목으로써, WHAF를 국제스포츠연맹(IF)으로써 발돋움시키기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집행위원회의 진행 이전 각 집행위원의 소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집행위원회의 진행 이전 각 집행위원의 소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경기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경기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그 가운데에는 디지털 경기통합운영시스템 도입과 국제스포츠기구와의 관계 형성 등의 단기 및 장기적 계획 안건 등이 있었다. 확실히 이번 월드컵을 통해 WHAF와 기사는 몇 단계 이상의 성장을 이뤘고, 앞으로의 더욱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 참석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은 기사종목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한 강력한 지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WHAF와 기사가 한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보급을 이루었지만, 기사 종목의 특성상 중동국가들의 전통 승마 문화와도 일맥상통하기에 그들의 국기(國伎)로써 당장에는 아시안게임, 장기적으로는 올림픽까지도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지원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참고로 카타르는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34년에 하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예정이며, 개최국 권한으로 일부 신규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킬 수 있다. 이들 관계자들의 의지대로라면, 기사는 2030년, 2034년 연속 2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월드컵 경기는 크게 한국형 '시리얼(Serial)', 튀르키예형 '카박(Qabaq)', 헝가리형 '카사이 (Kassai)'로 구성되어 총 3일간 진행되었다. 이 가운데 빠른 시일 내에 도입될WHAF 세계 랭킹 포인트 시스템에는 한국형 '시리얼(Serial)'과 튀르키예형 '카박(Qabaq)'이 포함되며, 추후 '마사이(Massai)' 경기 유형 등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사 종목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남·녀 구분, 체급 구분 없이 통합 경기를 펼친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의 국제스포츠기구에서 강조하는 평등(equality)과 포용(inclusion) 정신에도 부합하는 고유한 특성이다. 이러한 추세는 IOC와 OCA를 넘어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한 발전(SDGs)'이라는 더욱 넓은 범주에 포함되는 현상이다. 이를 따르 듯이 태권도(WT), 유도(IJF)와 같은 올림픽 정식 종목들은 남·녀 혼성 단체 대항전 경기를 신설하고 전용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월드컵을 개최한 알-울라는 유네스코의 도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네스코 세계유산(WH)부터 세계기록유산(MoW)에 이르기까지 20만 년 이전의 인류 역사를 간직한 살아있는 유산의 보고다. WHAF는 세계기사선수권대회을 유네스코 공식후원 자격으로 세계선수권을 개최해오고 있다. 올림픽 가치의 공유와 확산 차원에서 기사 종목과 WHAF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이미 기사와 WHAF는 유네스코 공식 후원 전통스포츠 종목으로써 가치를 입증 받아왔다. 그렇기에 유네스코 도시 알-울라에서의 WHAF 월드컵 개최는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경기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의 경기 모습.(사진_권석무 기자)

이번 월드컵은 알-울라 왕립위원회(RCU)와 사우디아라비아승마연맹(SAEF)의 후원 및 주최/주관으로 개최되었다. 특히, RCU는 2028년도까지 금번 월드컵이 개최된 '알 후산 빌리지(AlFursan Village)'의 승마(폴로) 경기장 일대 285헥타르를 알 무아다딜 승마촌(Al-Muatadil Equestrian Village)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된다면, 기존 승마와 기사 종목 뿐만 아니라, 폴로, 텐트페깅, 마상무예와 같은 각종 마(馬)문화의 국제적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울라 지역이 지니고 있는 관광, 전통스포츠 등의 비전과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알-울라의 마(馬)문화 육성 사업은 매우 시의적절한 콘텐츠로써 기능하리라.

'WHAF 2023 기사 월드컵' 국가 종합순위. (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국가 종합순위. (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시리얼(Serial) 순위.(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시리얼(Serial) 순위.(사진_권석무 기자)

대회는 16일 토요일부터 18일 월요일까지 총 3일이 진행되어 ▲시리얼 부문 △1위: 헤샴 알리 알타미미(사우디아라비아) △2위: 압둘말릴 모하메드 빈 쿠라이(사우디아라비아) △3위: 아메드 마스리(시리아) ▲카박 부문 △1위: 헤샴 알리 알타미미(사우디아라비아) △2위: 예랄칸 아이코즈(카자흐스탄) △3위: 무하메드 야햐 아이야쉬(인도네시아) 등으로 개인 부문 시상이 진행되었다.

'WHAF 2023 기사 월드컵' 시리얼(Serial) 순위.(사진_권석무 기자)
'WHAF 2023 기사 월드컵' 시리얼(Serial) 순위.(사진_권석무 기자)

국가 종합 순위 성적은 ▲1위: 사우디아라비아 ▲2위: 카자흐스탄 ▲3위: 이란 순으로 매겨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파드 빈 압둘라 왕자가 직접 수상자들에게 메달과 트로피를 수여했다. 모든 대회 일정이 마무리되고, 마지막 날에는 알-울라의 절경과 옛 시가지의 모습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3년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자발 이크마(Jabal Ikmah)’.(사진_권석무 기자)
2023년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자발 이크마(Jabal Ikmah)’.(사진_권석무 기자)
기원전 9~8세기의 다단(Dadan) 왕국과 기원전 5~2세기의 리얀(Lihyan) 왕국의 수도 다단 유적지.(사진_권석무 기자)
기원전 9~8세기의 다단(Dadan) 왕국과 기원전 5~2세기의 리얀(Lihyan) 왕국의 수도 다단 유적지.(사진_권석무 기자)

필자는 금번 월드컵 대회를 비롯한 알-울라의 명소를 둘러보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숨은 보석 알-울라의 따뜻함과 잠재력을 동시에 확인하게 되었다. 현재의 시설과 운영 지원만으로도 세계적으로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수준 높은 대회를 개최했지만, 비전2030의 계획과 함께 2028년도까지 개발이 예정된 알-울라의 마(馬)문화 육성 사업과 전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하게 될 미래의 알-울라를 생각하면, 언젠가 다시 한 번 방문해서 눈부시게 발전했을 그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그들의 비전2030 계획이 결코 단순하게 오일머니에서 비롯한 허술하고,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알-울라에서의 기사 월드컵 일주일 동안의 경험으로 몸소 체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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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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