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천규의 법률카페] 배우자의 특별수익과 유류분
김모씨는 남편과 50여년간 혼인생활을 하며 슬하에 4남매를 두었다. 김씨 부부는 결혼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에 그 동안 모아 놓은 돈으로 토지를 구입하고 그 위에 주택을 건축하여 생활했다.세월이 흘러 70대가 되자 김씨 남편은 본인 명의의 토지와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수령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김씨 남편이 암투병을 하게 되었다. 본인이 죽은 뒤 아내의 생계에 대한 걱정이 깊었던 김씨 남편은 위 토지와 주택 명의를 김씨에게 이전해 준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사망을 하게 되었다.비극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평소 어머니 김씨와
김모씨는 남편과 50여년간 혼인생활을 하며 슬하에 4남매를 두었다. 김씨 부부는 결혼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에 그 동안 모아 놓은 돈으로 토지를 구입하고 그 위에 주택을 건축하여 생활했다.
세월이 흘러 70대가 되자 김씨 남편은 본인 명의의 토지와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수령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김씨 남편이 암투병을 하게 되었다. 본인이 죽은 뒤 아내의 생계에 대한 걱정이 깊었던 김씨 남편은 위 토지와 주택 명의를 김씨에게 이전해 준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사망을 하게 되었다.
비극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평소 어머니 김씨와 사이가 좋지 않던 김씨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상속재산이 될 수도 있었던 아버지의 유일한 재산인 토지와 주택이 어머니인 김씨에게 증여가 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자녀들은 해당 재산에 본인들의 상속분이 있음을 주장하였고 김씨는 고인인 아버지의 뜻을 내세우며 맞섰다. 갈등이 극에 달하여 결국 김씨 자녀들은 김씨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들의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우리 헌법과 민법은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고 있고, 재산의 소유자에게 재산처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망인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나 단체에 증여하거나 유언으로 증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망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재산을 처분한 결과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상속인들(예컨대 어린 자녀들)에게 아무런 재산도 남지 않는다면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법정상속분의 일부에 대해서는 이를 확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망인의 사후에도 생계의 기초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바로 유류분 제도이다.
유류분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우선 산정의 기초가 되는 망인의 재산의 가액을 확정해야 하는데, 망인이 사망할 당시에 가지고 있던 재산은 물론이고 공동상속인 중에 망인으로부터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특별수익)도 이에 포함이 된다.
뿐만 아니라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도 사망한 때로부터 1년 안에(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한 경우에는 1년 이전의 것도 포함) 증여가 이루어진 것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이 된다.
앞서 본 사례에서 김씨는 망인의 생전에 망인의 유일한 재산이었던 토지와 그 지상의 주택을 증여받은 것이므로 이것을 자녀들과 공동상속인의 지위에 있는 김씨가 ‘특별수익’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위 토지와 주택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되어야 하므로 자녀들의 유류분을 침해한 부분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김씨와 자녀들간소송의 핵심은 ‘김씨에게 특별수익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이 배우자로서 일생 동안 피상속인의 반려가 되어 그와 함께 가정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서로 헌신하며 가족의 경제적 기반인 재산을 획득‧유지하고 자녀들에 대한 양육과 지원을 계속해 온 경우, 그 배우자에 대한 생전증여에는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의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의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러한 한도 내에서는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자녀인 공동 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위 사례를 판단한 하급심 법원 또한
① 김씨는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약 50여년간 혼인생활을 유지해 온 점,
② 김씨 남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시점은 김씨와 혼인한 후 약 20여년이 경과한 때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은 김씨와 남편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③ 망인은 자신이 사망하면 혼자 남게 될 아내 김씨의 생계유지를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 및 주택연금 관련 계약을 김씨에게 이전해 준 것으로 보이고, 달리 김씨에게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망인이 김씨에게 증여한 토지와 주택은 특별수익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자녀들의 유류분반환청구를 기각하였다.
배우자의 상속분은 상속 분쟁에서 상당히 논란이 되는 쟁점 중 하나다.
부부 중 일방이 사망했을 때 남겨진 배우자는 그 모든 재산이 본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자녀들 역시 법률지식이 늘어가고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권리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상속비율과 관련해서도 이혼을 하는 경우 50여 년을 살면 통상 재산의 절반은 배우자의 몫으로 인정(재산분할)받는데,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으로 자녀들에 비해 50%를 가산받는데 그쳐 자녀가 2명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절반도 못되는 돈을 받게되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법원도 구체적 사안에서 다양한 법리해석을 통해 실질적인 형평을 도모하고자 하는데 앞서 살펴본 사례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가사법(家事法) 관련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상속과 관련된 분쟁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느낀다. 본인의 권리를 스스로 찾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돈 때문에 가족 간에 다툼을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인식도 희미해졌다.
자산 규모의 증가로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몇 년간 적금을 부어야 만질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되는 경우도 많아 쉽사리 포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건이 법원으로 밀려 들어오는데, 당사자들이 모두 승복할 수 있는 법리와 선례들을 축적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강천규 변호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