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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립 60주년 한국잡지협회 백종운 회장

아날로그·디지탈을 함께 꿈꾸는 잡지협회장

[시사매거진 294호] 2022년 사단법인 한국잡지협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협회는 지난 8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계획’에 따라 ‘잡지 주간’을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개최하며 잡지에 대한 인식 제고와 잡지 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해 다양 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잡지협회 창립 60주년과 첫 잡지주간 행사를 계기로 잡지계의 분위기와 활력을 제고하고 잡지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 혁신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하는 백종운 잡지협회장을 만나 잡지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 보았다.

백종운 잡지협회장(사진_서봉섭 기자)
백종운 잡지협회장(사진_서봉섭 기자)

잡지협회장으로서 지난 2년의 소회를 말한다면

첫째는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라는 생각이 든다. 눈 깜짝할 사이에 2년이 지나갔고, 협회장이 되기 전(前)과 후(後)를 비교해 보면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할 일이 많고 막중한 자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협회의 대표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이외에도 협회장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런 일들을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력이 부족해서 못했던 일 등 그런 일들이 ‘협회를 위해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말해줄 수 있는지

협회장으로서 협회를 위해 봉사하는 부분 중에 회원들에게 공개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공식적이 아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협회장으로서 협회의 이익을 대변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협회장이 되고 나서 그런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일들이 여러 분야에 산재해 있다. 쉬운 예로 언론을 통해 협회를 어떻게 홍보하고, 잡지를 어떻게 알릴 것인지, 잡지 주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등 협회장이 정말 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다.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달 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협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하여 ‘제 57회 잡지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항상 잡지에 대한 애정으로 헌신해 주신 잡지 발행인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잡지인의 소명을 잃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질 좋은 잡지로 잡지 산업 발전에 기여한 모든 잡지 발행인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공을 돌렸다.(사진_한국잡지협회)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달 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협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하여 ‘제 57회 잡지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항상 잡지에 대한 애정으로 헌신해 주신 잡지 발행인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잡지인의 소명을 잃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질 좋은 잡지로 잡지 산업 발전에 기여한 모든 잡지 발행인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공을 돌렸다.(사진_한국잡지협회)

‘잡지 주간’에 대해 설명한다면

일반적으로 잡지하면 떠오르는 것이 여성 잡지나 주간지 등을 생각한다. 예전에는 종합 잡지 형태로 많은 내용이 생활 백과처럼 들어가 있었다면 요즘은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잡지들이 많이 있다. 정말 많은 분야에 잡지가 존재하지만, 그런 잡지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다. 잡지 산업은 많은 독자가 있으면 발전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 잡지를 홍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8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보면 ‘잡지 주간’ 지정·홍보 강화가 포함되어 있다. 그 계획에 따라 매년 11월 1일에 ‘잡지의 날’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단지 행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 잡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11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를 잡지 주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잡지협회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올해 행사를 기준으로 백서가 제작될 예정이고, 그 백서를 토대로 내년에는 잡지를 더 많이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장 (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달 10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코리아 매거진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디지털 혁신 등 변화하는 시대에도 잡지의 미래를 밝힐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_한국잡지협회)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달 10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코리아 매거진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디지털 혁신 등 변화하는 시대에도 잡지의 미래를 밝힐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_한국잡지협회)

지난 2019년 ‘샘터’ 잡지가 휴간을 발표했다가 독자들의 후원으로 계속 발행 했던 일이 화제가 되었다. 협회 차원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사에 대한 지원 등의 방안은 없는지

그 부분이 사실은 잡지협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협회가 단순하게 회원 사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차원을 넘어 회원사들의 그런 어려운 부분을 고민하고 같이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 한계상 황에 있는 회원사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한계 상황에 내몰린 회원사가 한계 상황을 넘어 가면 아예 문을 닫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좋은 콘텐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적인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협회 차원에서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잡지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해 주는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한계 상황을 넘어가 버린 잡지는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한계 상황에 직면한 잡지는 국가적 지원이 있다면 그 위기를 넘기고 좋은 콘텐츠를 계속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정부 지원 사업이 있다. ‘우수 콘 텐츠 지원 사업’은 2005년부터 추진해 왔는데 우수콘텐츠 잡지를 문화소외지역과 해외도서관 등에 보급하는 것이다. 그동안 지원 확대를 협회 차원에서 계속 요구해왔고, 이번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기본계획’에서 ‘우수콘텐츠 잡지 선정’ 종수를 지속적으로 110종에서 200종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반영되었다. 결국에는 국가 예산과 관련된 부분이기 쉽지가 않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에서 예산 편성을 하는데, 정부 안으로 예산안을 증액시켜도 기재부의 점검 또는 국회 예산 심의에서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 저도 이제 협회장이 되기 전에 예산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올해에도 대통령 한마디에 전체 국가 재정 예산이 10%라는 기준에 맞게 전부 삭감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목표가 오히려 증액이 아니고 유지만 좀 해줬으면 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되었다.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규모 확대에 대한 부분이 협회장으로서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 10월 28일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 개최한 ‘근현대잡지 특별전 「오늘, 당신의 잡지」’에서 내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잡지는 126년 역사 속에서 문화적 가치와 시대를 기록하는 매체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당시의 문화와 생활상, 대중의 취향 등 시대의 흐름을 확인해보고, 잡지가 우리 삶에 여전히 가까이 있다는 사실과 우리 삶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모두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사진_한국잡지협회)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이 지난 10월 28일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 개최한 ‘근현대잡지 특별전 「오늘, 당신의 잡지」’에서 내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백종운 회장은 “잡지는 126년 역사 속에서 문화적 가치와 시대를 기록하는 매체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당시의 문화와 생활상, 대중의 취향 등 시대의 흐름을 확인해보고, 잡지가 우리 삶에 여전히 가까이 있다는 사실과 우리 삶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모두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사진_한국잡지협회)

앞으로 잡지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이라고 생각한다. ‘아날로그 시대는 끝났어’, ‘디지털 이건 아닌 것 같아’라는 말 등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도 잡지 개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종류 자체가,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을 만들든 두 번을 만들든 굉장히 좋은 양질의 잡지가 나오고 있다. 그런 잡지들은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예전에 좋은 잡지들은 빛이 났다. 수집하고 싶을 정도의 사진 퀄러티라든지 콘텐츠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 것들은 도저히 일반 책이나 디지털로는 구현이 안 되는 것들이고, 그런 것들이 바로 잡지만이 갖는 특징이다. 또 잡지 안에 들어 있는 콘텐츠가 6개월이든 1년이든 우리가 보관하고 늘 볼 수 있는 그런 콘텐츠들이 들어가 있는 게 잡지의 또 다른 특징이다. 우리나라에 그런 잡지들이 많은 걸 보면서 ‘제가 잡지를 잘 만들면, 또는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협회가 제공해 주면 잡지도 승산이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래서 오프라인의 부분은 굉장히 고급화로 진행되어야 하고, 더 중요한 부분은 광고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무척 어려운 이야기지만 광고에 의존하게 되니까 원하지 않는 기사를 써야 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광고로부터 독립된다면 잡지가 양질의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본다. 사실 경제 논리로만 보자면 1년이 걸릴지 2년 또는 3년이 걸릴지 모른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읽는 잡지에 양질의 읽을거리가 많고 아이들이 좋아한다면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면 저는 그 잡지의 미래가 어렵다고 본다.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제가 취임할 때부터 구상했던 내용이 잡지 포탈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요즘 궁금하면 대부분이 네이버에서 검색을 통해 확인한다. 제가 보기에 네이버에서 찾아보는 내용 90% 이상은 다 잡지 콘텐츠라고 본다. 잡지를 블로그나 카페, 포스트 등의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잡지만의 고유 콘텐츠들을 한곳에 모아 네이버가 아닌 잡지 포털에서 전문적인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게 만들고 계획했다. 작년부터 개발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현재 개발하는 중이다.

백종운 한국잡지협회장(사진_서봉섭 기자)
백종운 한국잡지협회장(사진_서봉섭 기자)

하고 싶은 말

잡지라는 게 예전에는 신문보다도 훨씬 더 많이 접근하는 그런 미디어였다. 신문보다는 잡지를 통해 문학을 접하고, 만화도 읽고, 또 여러 가지 기사도 접했다. 그러다가 신문 시대가 오고, 이제는 세상이 더 빨리 변하는 시대가 되다 보니 잡지가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잡지가 뒤처진 이유는 발간하는 기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아주 천천히 흐르는 시대에는 잡지가 맞았지만, 이제는 너무 빨리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공되는 시대이기에 잡지에 대한 법의 규정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 주간지도 냉정하게 보면 잡지의 개념에 들어가야 하는데 주간지는 신문의 분류에 들어가 있다. 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그 지원의 분배에 있어 신문에 대부분이 할당이 되어 있고, 잡지에는 약 5% 정도 지원이 나온다. 물론 잡지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매체 파급력이 현재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아직도 이제 4대 언론 매체로서의 기능은 아직 살아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드린다. 더 중요한 건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이 잘 세워져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잡지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예산적 뒷받침, 특히 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협조를 요청드린다. 감사합니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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