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엔지니어링 분야 여성 전문인 ‘김희숙’ 책임 매니저를 만나다
[시사매거진] 플랜트 엔지니어링이란 해양, 화공, 정유, 발전 및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생산설비 플랜트를 설립하기 위한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 및 유지보수까지 총괄하는 종합산업기술을 말한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공장을 짓는 것이 주요 프로젝트이며, 엔지니어링 사업의 구조는 크게 설계, 조달, 시공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플랜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플랜트 엔지니어는 설계에서 시공·자금조달까지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다소 생소한 분야일 수 있지만, 에너지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중요성을 인정받으며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이다.
현대건설에서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인 설계 업무를 맡은 플랜트 설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김희숙 책임매니저를 만나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소개와 엔지니어로서 느끼는 보람,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을 들어보았다. 현대건설은 기존 시공 위주의 사업을 넘어 기획, 엔지니어링, 운영 등 전 부문의 역량이 결합된 종합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이다. 그리고 플랜트 설계 부문은 기본설계, 공정, 기계, 배관, 전기, 계장, 토목, 건축에 이르는 각 공종별 설계팀으로 이루어지며, 현재 수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Aramco)가 발주한 총 27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인 사우디 마잔 (Margan)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원유처리 프로젝트이다.
환경공정 설계 엔지니어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SK건설 플랜트 공정설계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환경공정설계 업무를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25년 동안 플랜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하며 역량을 축적하여온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폐수처리 설비와 같은 환경공정시스템에 대한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를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플랜트에 공급되는 유틸리티 시설 내 수처리 설비 및 플랜트 운영 시 발생되는 폐수를 요구조건에 부합하도록 설계하는데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여성인력은 최근 10년간 3배 정도 증가하여 1만여명에 이르지만, 환경공정 설계분야에서는 극소수에 불과하여, 경력 25년차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베테랑 여성 엔지니어이다.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다수의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는데, 특히 베트남NSRP (Nghi Son Refinery & Petrochemical) 프로젝트에서는 유입되는 원수를 이용하여 공장의 공업용수 및 순수 등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수처리 설비 전체의 설계를 담당했다. 베트남NSRP (Nghi Son Refinery & Petrochemical) 프로젝트는 하루 평균 20만 배럴의 정유를 정제할 수 있는 베트남 내 최대규모의 정유▪석유화학플랜트로써 공장 스타트업 (Start-up) 시 외부의 전기를 공급받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로부터 전기를 생산해야 하므로, 발전 설비에 공급되는 순수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수처리 환경 설비의 설계가 특히 중요한 선행 공정이라고 한다. 김희숙 책임매니저는2012년 시작된 NSRP 프로젝트의 환경 Lead Engineer로서 설계를 완료하고 이후 현장의 시운전 서비스까지 수행했다고 하는데, 이렇듯 환경공정설계에서부터 현장의 시운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여성 엔지니어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더욱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로는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발주한 알 만도스 (Al Mandous) 프로젝트를 꼽았는데, UAE 북동쪽 해안 지하 암반에 총 4200만 배럴 규모의 지하 원유비축기지를 건설하는 단일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사이며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원유저장시설(Cavern)에서 발생하는 삼출수(Seepage Water)에 대한 대규모의 처리시스템의 공정설계를 수행하였다. 특이할 만한 사항으로써,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프로젝트 초기에 기본설계에서 주어진 삼출수의 수질에 대해 확인이 필요함을 제기하였고, 기존 원유저장탱크로부터 샘플을 채취▪분석하여 결과적으로 처리시스템 설계를 위한 디자인 값을 재정립하여 삼출수 처리 설비에 대한 구성을 변경 적용함으로써 최종 처리수에 대한 요구 조건을 확실히 만족할 수 있었고 발주처의 신뢰와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프로젝트는 최근 기본설계(FEED) 수행을 마친 국내의 보령청정수소사업이며, 친환경 신사업 분야인 수소 플랜트에 대한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환경문제가 인류의 생존문제로까지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및 대기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정에너지원인 수소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소 플랜트 내 발생되는 폐수에 대해 법적 규제치를 충분히 만족하는 것은 물론 페수 발생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틸리티 설비를 구성하고 재이용 (Reuse) 설비도 반영함으로써 친환경설계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자신감을 보였다.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였는지 질문에 김희숙 책임매니저는 “ 프로젝트 초기 현장조사(Site Survey) 시 거의 황무지에 가까웠던 플랜트 부지에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수행 후 완공된 모습을 볼 때입니다. 어두운 밤에도 연속 운전되며 환하게 불 밝히는 공장의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벅차고, 제가 하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며 미소를 지었다.
차세대 여성 엔지니어들에게는 “열정을 가지고 성실히 임하면 벽은 없다” 라는 메세지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2013년도부터 약 4년여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WISET)에서 이공계 여자 대학생들의 진로를 설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수행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도 후배들에게 항상 해 주었던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엔지니어보다 더 어려운 점이란 없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선정하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꿈꾸던 모습이 현실이 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쉼 없는 도전을 통해 지금보다 한 발 더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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