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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표 화가, 이 시대의 ‘사랑의 윤리학’에 대해 묻다

김상표 화가의 10회 개인전, 한벽원미술관 8월 22일(월) - 9월 1일(목)

[시사매거진]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상표 작가가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초대를 받아 한벽원미술관(서울 삼청동)에서 ‘사랑의 윤리학: 몸, 에로스, 그리고 타자’라는 제목으로 10회 개인전을 8월 22일(월) - 9월 1일(목)까지 개최한다. 비가 그친 뒤 나무들이 내뿜는 여름향기로 가득찬 목동의 오목공원에서 그를 만나 이번 전시의 의미와 출품 작품들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사랑의 윤리학에 대한 회화적 형상화를 시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자본주의적 교환관계 체계 속에서 계산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합리성이 우리의 몸과 마음

김상표작가(사진_서봉섭 기자)
김상표작가(사진_서봉섭 기자)

[시사매거진]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상표 작가가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초대를 받아 한벽원미술관(서울 삼청동)에서 ‘사랑의 윤리학: 몸, 에로스, 그리고 타자’라는 제목으로 10회 개인전을 8월 22일(월) - 9월 1일(목)까지 개최한다. 비가 그친 뒤 나무들이 내뿜는 여름향기로 가득찬 목동의 오목공원에서 그를 만나 이번 전시의 의미와 출품 작품들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김상표_Eros-Two Dancers(1-4)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Eros-Two Dancers(1-4)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사랑의 윤리학에 대한 회화적 형상화를 시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자본주의적 교환관계 체계 속에서 계산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합리성이 우리의 몸과 마음 모두를 전면적으로 도구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것을 대상화하고자 욕망하는 동일자의 시선이 우리 시대의 풍속화를 구성한지 오래다. 인간의 생명에너지가 가장 자연스럽게 분출되어야 할 에로스적 사랑의 공간마저도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예술도 사랑을 어떻게 재발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김상표_Eros-Two Dancers(1-3)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Eros-Two Dancers(1-3)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 화가가 생각하는 ‘에로스적 사랑의 윤리학’은 무엇인가?

아토포스적 타자에 대한 에로스적 매혹에서 사랑은 시작된다. 진정한 사랑은 어떠한 동일성으로도 포섭되지 않는 차이에서 시작된 새로운 사랑의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삶(무대)이, 사랑의 주체들에게 펼쳐진다. 차이의 창조적 놀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둘의 세계를 재발명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김상표_Eros-Two Dancers(1-5)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Eros-Two Dancers(1-5)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사랑의 주체들은 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가?

사랑은 자아의 죽음과 함께 찾아오는 환희다. 자기 동일화의 경향성을 거스른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루틴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하는 고통을 사랑의 주체들에게 요구한다. 죽음 속에서까지 삶을 긍정하는 것이 에로티즘이라는 바타유의 주장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도 가능하다

김상표_전쟁과사랑(1-1)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전쟁과사랑(1-1)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두 연인들만의 공동체에 대한 사유가 둘을 넘어 다수의 공동체에 대한 사유로 확장될 수 있는가?

사회적 공간에서 자유와 해방을 위한 실천적 삶과 사랑의 주체들이 나누는 에로티즘 속에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낡은 것(동일성과 정체성)을 중단시키고 해체하려는 창조적 에너지의 불꽃이 내장되어 있다.

김상표_전쟁과사랑(1-2)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전쟁과사랑(1-2)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이번 전시회에서 사랑의 윤리학에 대한 회화적 형상화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가?

랭보의 말처럼 사랑을 재발명하는 것은 차이가 가능한 새로운 삶의 무대로서 세계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사랑의 재발명을 위해서는 예술적 몸짓, 실존적 몸짓, 정치적 몸짓 이 셋 모두를 포함하는 모험을 떠나야 한다. 이번 ‘사랑의 윤리학’ 전시도 이런 맥락 위에서 이루어졌다.

김상표_전쟁과사랑(1-3)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전쟁과사랑(1-3)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사랑의 재발명을 위한 김상표 작가의 ‘실존적 몸짓’들은 작품들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사랑예찬-나와 너, 사랑예찬-우리, Eros, Eros-Two dancers 등 100호 이상 20여점의 작품들에 에로스적 사랑에 대한 나의 그동안의 경험과 실존적 고민들을 담아냈다. 낭시와 블랑쇼를 떠올려 본다. 근원적으로 타자를 향해서 열려 있는 나와 너의 몸이 히스테리적으로 서로 충돌하고 뒤섞일 때 둘 사이(접촉 공간)에서 우리라는 새로운 무대가 창조될 수 있으며 그 우리의 가능성이 소통가능성으로 남아 있기를 절규하는 몸짓들. 이 소통은 빛나는 불꽃 같은 생명을 드러내는 숨결, 그 숨결의 나눔을 지향한다. 이러한 나의 몸짓들이 에로스적 사랑에 대한 20점의 작품들에서 느껴질까? 에로스적 사랑은 주로 춤을 소재로 선택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시도했다

김상표_전쟁과사랑(1-4)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전쟁과사랑(1-4)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사랑의 재발명을 위한 김상표 작가의 ‘정치적 몸짓’들은 작품들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둘의 무대를 넘어 다수를 향한 세계로의 열림 속에서 사랑의 주체들인 나와 너,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 몸짓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연대한는 신체들인 장애인들의 시위 장면을 ‘we exist’라는 제목으로 5점 연작으로 다루었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공통의 리듬을 창출하며 차이를 생성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통일과 전쟁을 다룬 작품도 100호 이상 8점이 출품된다. 남북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언제든 파국으로 몰고갈 국지전이 발발할 위험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생명, 사랑, 평화’의 가치를 묻는 것으로 에로스적 사랑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장되었다. 다음으로 아나키즘을 표현한 작품들도 출품되었다. 저항과 불복종의 아나키즘 정신이야말로 사랑의 재발명을 위한 실존적 몸짓과 정치적 몸짓의 바탕이라고 믿기에 이를 100호 3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김상표_전쟁과사랑(1-5)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김상표_전쟁과사랑(1-5)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22

마지막으로 이러한 실존적 몸짓과 정치적 몸짓을 담을 수 있는 예술적 몸짓은 작품들에서 어떻게드러나고 있는가?

나의 예술적 모험은 코드화된 체계에 사로잡힌 회화를 해방시키고 촘촘히 짜여진 권력의 그물망에 포섭된 나의 몸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퍼포먼스 회화를 통해 그림과 그림아닌 것의 경계에서의 그리기를 시도했다. 이와 같은 ‘수행성으로서 화가-되기’의 결과물인 40점의 그림들은 관람객들에게 원초적 몸에 배태된 아나키즘적 리비도의 떨림이라는 경험을 선물함으로써 그들에게 삶과 사랑을 재발명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김상표_We Exist_캔버스에 유채_193.9×651.5cm_2022
김상표_We Exist_캔버스에 유채_193.9×651.5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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