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스노든 신병처리 놓고 갈등 전망

미국이 홍콩과 중국의 컴퓨터를 해킹했다는 사실이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행위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14일 홍콩의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NSA가 홍콩, 중국의 컴퓨터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홍콩의 인터넷 허브인 홍콩 중문대학 서버도 해킹 타겟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신문은 스노든이 근거로 제시한 샘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NSA의 해킹 성공률이 75%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스노든은 “NSA가 어떤 정보를 원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기술을 이용해 민간인의 컴퓨터에 무차별적으로 접근하는 건 위법이며 윤리의식마저 의심스럽게 한다”면서 NSA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홍콩과 중국 여론은 NSA가 수천 수만에 이르는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한 행위에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직 CIA 애널리스트였던 스노든은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법 도·감청 프로그램인 ‘프리즘’의 실체를 폭로한 바 있다.

스노든의 폭로에 미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 사법당국은 스노든에 대한 사법처리를 공언하고 나섰다. 로버트 뮬러 미 FBI 국장은 “스노든의 폭로는 미국의 안전에 치명타를 가했다”면서 “스노든 체포를 위해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스노든의 신병과 관련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그가 홍콩 체류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스노든의 폭로는 미중 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군부와 결탁한 중국 기업이 미국의 군사·경제 기밀을 해킹하고 있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었다. 하지만 스노든의 폭로로 인해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스노든의 신병처리도 뜨거운 감자다. 스노든은 홍콩 체류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스노든을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미국과 중국은 또 한 번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스노든의 신병처리가 미-중 관계의 시금석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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