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손실 140억 원…국내 매출 42% 급감

아크라 국제 컨퍼런스 센터에 전시될 에스디바이오 부스. (사진_에스디바이오 홈페이지)
아크라 국제 컨퍼런스 센터에 전시될 에스디바이오 부스. (사진_에스디바이오 홈페이지)

[시사매거진 정도기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당기순이익 2464억 원을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흑자 기조를 유지한 모습이지만, 이와 달리 본업 성과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활동에서는 14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세금 환급 효과가 기업 실적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영업 경쟁력 악화 속에 기업가치만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면역·분자·현장진단 제품과 자가혈당측정기 등 체외진단 의료기기(IVD)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산업은 높은 규제 장벽과 안정적 수익구조가 필수로 요구되는 분야이나, 최근 회사 실적은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외형 성장이 멈춰 섰다. 특히 국내 매출은 88억 원에 그쳐 42.1% 급락하며 안방 시장에서의 판매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아시아(-23.1%)와 유럽(-15.9%) 주요 시장에서도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본업 적자 벗어나지 못하는 리스크...실질성과 착시 작용

당기순이익 흑자는 과거 손실에 대한 법인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이며, 실제 현금 창출력과는 관계가 없다. 본업 적자를 상쇄하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해당 이익은 기업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착시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수익성 악화에는 2023년 단행한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후유증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조 원 규모의 M&A로 인해 발생한 무형자산 상각비(PPA)가 매 분기 지속적으로 비용 처리되면서 영업이익을 훼손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신사업 성과도 부재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상각 부담은 기업 재무 안정성을 흔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약 1조114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본업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이 뚜렷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기업가치가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 환급 효과가 아니었다면 시장의 평가는 훨씬 더 냉정했을 것”이라며 “영업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회사가 명확한 실적 회복 전략을 내놓지 않는다면 고평가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실적이 아닌 일회성 회계 이익에 기업가치가 기댄다면 그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에스디바이오센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의 착시’가 아닌 본업 경쟁력 회복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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