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거대했던 태풍의 끝자락에서

거대한 태풍이 지나갔다. 전신주가 뽑히고, 낙엽을 밟으며 간판들이 굴렀다. 들녘의 벼들도 여물은 이삭이 무거웠는지 밤새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한전 직원은 휑한 웅덩이에는 새 전신주 한 그루를 심어 놓았고, 대목을 맞은 간판장이들은 하루 종일 공중부양 중이었다. 하지만 바람맞은 벼들은 태풍이 사라진 방향으로 일제히 누워 뉘엿뉘엿 익어가고 있었다. 설익어 떨

거대한 태풍이 지나갔다. 전신주가 뽑히고, 낙엽을 밟으며 간판들이 굴렀다. 들녘의 벼들도 여물은 이삭이 무거웠는지 밤새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한전 직원은 휑한 웅덩이에는 새 전신주 한 그루를 심어 놓았고, 대목을 맞은 간판장이들은 하루 종일 공중부양 중이었다.

하지만 바람맞은 벼들은 태풍이 사라진 방향으로 일제히 누워 뉘엿뉘엿 익어가고 있었다. 설익어 떨어진 나뭇잎들도 우르르 몰려다니다 태풍이 사라진 방향, 그 으슥한 모퉁이에 모여 붉게 물들고 있었다.

밤새 잠시 분 바람이었지만, 잔잔하던 것들은 모두 들쑤셔 놓고 간 바람이었지만, 뿌리째 뽑힌 전신주도 낙엽보다 먼저 떨어진 간판도 쓰러진 채 익어가는 벼들도,

태풍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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