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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시사칼럼] 부산 이기대 퐁피두 분관, 지금 필요한가

재정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

부산시가 남구 이기대에 프랑스 퐁피두 센터 분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지역 사회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이름도 생소한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는 프랑스 파리에 본관을 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관으로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손꼽힌다. 부산시는 이 퐁피두 센터의 분관을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 내 ‘이기대 예술공원’ 구역에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부산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안도 통과하여 이제 본계약 체결만을 앞두고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윤리문화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윤리문화학과 외래교수.

부산시가 남구 이기대에 프랑스 퐁피두 센터 분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지역 사회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이름도 생소한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는 프랑스 파리에 본관을 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관으로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손꼽힌다. 

부산시는 이 퐁피두 센터의 분관을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 내 ‘이기대 예술공원’ 구역에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부산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안도 통과하여 이제 본계약 체결만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적 문화예술 거점을 만들고, 지역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며, 세계적인 예술 콘텐츠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퐁피두 분관이 부산에 들어선다는 사실만으로도 도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단순한 문화시설 건립을 넘어, 약 1,0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는 건립비용과 운영 예산 그리고 운영 적자 우려, 이기대의 자연환경 훼손, 그리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 의견 수렴 부족이라는 지적과 공공성 논란까지 동반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이 사업을 통해 국제 문화도시로 도약하고,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실제로 분관이 개관할 경우 세계적 수준의 작품과 전시를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으며, 해외 관광객 유입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화와 해양 관광에 집중돼 있던 부산의 문화 지형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 또한 크다.

그러나 문제는 재정과 지속 가능성이다. 건립비와 운영비를 합치면 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효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해외 여러 분관 사례에서도 운영 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적자가 누적될 경우, 그 부담은 시민의 세금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상징성과 기대감만으로 장기적 재정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공공정책으로서 신중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연환경 훼손 문제다. 이기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해안 자연공원으로, 기암절벽과 해안 숲, 바다가 어우러진 생태·경관 자산이다.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자, 도시 속에서 자연을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간에 대규모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자연 경관 훼손과 환경 파괴는 불가피하다. 자연은 한 번 훼손되면 원상 회복이 어려우며, 그 손실은 세대를 넘어 지속된다. 문화시설이 도시의 품격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그 대가로 자연을 희생한다면 이는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라 보기 어렵다.

더우기 이러한 논의가 충분한 공론화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과 지역 예술계, 환경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공공사업은 행정의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자연과 재정처럼 되돌릴 수 없는 가치를 다루는 사안일수록, 더 많은 숙의와 검증이 필요하다. 국제적 명성에 기대어 외부 콘텐츠를 들여오는 방식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부산 이기대 퐁피두 분관 건립은 ‘세계적 문화도시’라는 꿈과 ‘공공성·환경·재정 안정성’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래서 이제 필요한 것은 성급한 추진이 아니라 깊은 성찰이다. 상징적 성과에 앞서, 시민 모두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선택이 무엇인지부터 따져 묻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보다 투명한 논의와 공론화,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의 대안 마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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