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터뷰] 남예서·김예음·서아영, 그녀들의 ‘더 라이징’
영 아티스트가 ‘지금’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한상일의 포디엄 데뷔가 의 중심축이라면, 그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다음 세대 음악가들의 ‘지금’이 놓여 있다. 첼리스트 서아영, 피아니스트 김예음과 남예서. 서로 다른 악기와 레퍼토리로 무대에 오르지만, 이 무대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닮아 있다. 자신의 음악을 다시 듣고, 오케스트라라는 큰 호흡 속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는 순간이다. 이들의 무대는 오는 23일(금),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펼쳐진다.에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세 연주자는 하이든, 그리그, 차이콥스키라는
한상일의 포디엄 데뷔가 <The Rising>의 중심축이라면, 그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다음 세대 음악가들의 ‘지금’이 놓여 있다. 첼리스트 서아영, 피아니스트 김예음과 남예서. 서로 다른 악기와 레퍼토리로 무대에 오르지만, 이 무대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닮아 있다. 자신의 음악을 다시 듣고, 오케스트라라는 큰 호흡 속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는 순간이다. 이들의 무대는 오는 23일(금),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펼쳐진다.
<The Rising>에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세 연주자는 하이든, 그리그, 차이콥스키라는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의 음악을 선택했다. 고전에서 낭만으로 이어지는 스펙트럼만큼이나 이들이 품은 고민 또한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인터뷰를 관통하는 시선은 분명했다. 어디까지 왔는가보다 지금 어디쯤에 서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영 아티스트들에게 <The Rising>은 완성을 증명해 내는 무대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정의 무대로 다가온다. 서아영은 ‘라이징’을 흠잡을 데 없는 결과보다 성장과 도전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성공적인 연주로 기억되기보다는, 지금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협연은 서아영에게 지금까지의 시간을 정리하는 동시에, 다음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간 지점이 된다.
김예음 역시 이 무대를 하나의 계기로 바라본다. “이 공연을 통해 제 음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무엇을 보여주느냐보다, 자신의 한계를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깝다.
남예서는 보다 내밀한 언어로 이번 무대를 바라본다. “지금 제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더 채워나가야 하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요.”
이처럼 이들에게 <The Rising>은 원대한 꿈을 향한 큰 목표의 외침이라기보다, 현재의 좌표를 차분히 짚어보는 점검의 시간이기도 하다.
거울처럼 자신들의 현재를 투영하는 협연곡 또한 이들의 대답만큼이나 흥미롭다. 서아영은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에 대해 “하이든의 밝은 음악적 분위기가 저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콩쿠르나 오디션 파이널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이지만, 첼로가 지닌 온기와 자연스러운 호흡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김예음이 선택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은 섬세함과 대담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제가 내성적인 편이라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북유럽의 크고 아름다운 풍경을 닮은 이 작품을 통해 제 음악의 경계를 조금 더 넓혀보고 싶었어요.”
남예서가 선택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간직해온 작품이다. 쉽지 않은 레퍼토리임을 알면서도 지금의 자신이라면 이 곡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겉으로는 열정과 웅장함이 드러나지만, 그 안에는 말하지 못한 그리움과 애절함이 숨어 있는 것 같았어요. 처음 들었을 때부터 언젠가는 꼭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만난 느낌이에요.” (웃음)
그동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앙상블의 중심에서 자신을 마주했던 이들의 답변도 흥미로웠다. 서아영은 협연을 생각하며 ‘책임이 따르는 연주’라고 말했다. “제 선택 하나가 전체 음악의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호흡과 균형을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잘 듣는 게 중요하다”라며 오케스트라와의 경험을 전한 김예음은 “제 연주에 집중하면서도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계속 듣게 돼요.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 기회이자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남예서는 오케스트라와의 순간을 ‘소리의 밸런스’라고 설명했다. “혼자서는 닿기 어려웠던 소리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면서 ‘아, 이래서 협연이구나’라고 느꼈어요.”
이번 무대를 준비하며 세 연주자가 공통적으로 오래 머문 지점은 카덴차(cadenza)였다. 서아영은 하이든의 여러 카덴차 가운데 자신만의 결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고, 김예음은 손의 크기라는 물리적 조건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설득할지 고민했으며, 남예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자신의 연주를 색으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서아영은 따뜻하고 생기 있는 아이보리를, 김예음은 청명하면서도 변화가 많은 하늘색을 떠올렸다. 남예서는 차이콥스키의 열정과 내면을 닮은 붉은 빛을 말했다. 심지어 자신이 상상한 색에 맞춰 드레스 코드까지 준비했다.
각자의 음악적 스타일과 색은 다르지만, 이들이 향하는 방향은 같았다. 지금보다 한층 깊은 음악, 조금 더 넓은 시야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The Rising>, 그녀들의 음악은 오늘도 분명히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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