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조용우의 포토에세이] 방랑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

어느 해부터이던가, 구름조각이 바람의 유혹에 못 이기듯 나는 끊임없이 떠도는 생각들에 부대끼게 되었다.그리하여 나는 바다 기슭을 떠돌았는데 이윽고 지난해 가을에는 강가에 있는 내 오두막에서 해묵은 거미줄들을 쓸어버렸다.이내 한 해의 끝이 되었고 또 봄이 돌아오자 가벼운 안개 속을 지나 시라가와의 울타리 저 너머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일었다.여행벽의 신이 내 정신을 흔들고 길신들이 부르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진 나머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지라 나는 찢어진 바지를 꿰매고 모자끈을 손보는 즉시 슬개골 밑에 쑥뜸을 붙이고서 벌

어느 해부터이던가, 구름조각이 바람의 유혹에 못 이기듯 나는 끊임없이 떠도는 생각들에 부대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바다 기슭을 떠돌았는데 이윽고 지난해 가을에는 강가에 있는 내 오두막에서 해묵은 거미줄들을 쓸어버렸다.

이내 한 해의 끝이 되었고 또 봄이 돌아오자 가벼운 안개 속을 지나 시라가와의 울타리 저 너머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일었다.

여행벽의 신이 내 정신을 흔들고 길신들이 부르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진 나머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지라 나는 찢어진 바지를 꿰매고 모자끈을 손보는 즉시 슬개골 밑에 쑥뜸을 붙이고서 벌써부터 마쓰시마의 달에 마음을 맡긴 채 다른 사람에게 내 거처를 넘겨주었다. - 바쇼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어찌 하늘에 주성酒星이 있으며,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땅에 어찌 주천酒泉이 있었겠는가.

천지天地가 이미 술을 즐겼거늘 이 멋진 풍광 속에서 어찌 아침부터 마시지 않을 수 있으랴.

月下獨酌(월하독작) 其二  
- 李百(이백)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긴 바람 만리에서 불어와 가을 기러기를 보내니, 높은 누각에 올라 마음껏 취하리로다.
長風万里送秋雁(장풍만리송추안)
對此可以甘高樓(대차가이감고루) - 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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