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우의 포토에세이] 기항지
항구에 앉으면 언제나 황동규 시인의 라는 시가 떠오른다. 머물고 싶지만 머물지 못하는 방랑자의 고독한 내면을 스산한 이미지로 절묘하게 묘사했다.특히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라는 싯구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걸어서 항구(港口)에 도착했다.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긴 눈 내릴 듯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주머니에 구겨 넣고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 버리고조용한 마음으로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정박중의 어두
항구에 앉으면 언제나 황동규 시인의
<기항지 1>라는 시가 떠오른다. 머물고 싶지만 머물지 못하는 방랑자의 고독한 내면을 스산한 이미지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특히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라는 싯구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걸어서 항구(港口)에 도착했다.
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
긴 눈 내릴 듯
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
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 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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