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우의 포토에세이] 매미 예찬
장마 사이 잠시 비 멈추자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매미의 울음은 여름을 알리는 소리다. 여름이 깊어가는 소리다. 매미의 울음은 짝짓기를 알리는 소리인 동시에 삶과 죽음을 알리는 소리이기도하다. 나는 이 여름의 전령인 매미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다는 유지매미와 참매미의 수명은 대략 6년, 그런데 그의 일생 6년 가운데 5년 11개월은 애벌레로 그것도 땅 속에서 산다.매미의 애벌레는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을 먹으며 네 번 껍질을 벗은 뒤 정확히 6년 째 되는 여름, 가장 날씨 좋은 날을 택하여 땅 위로 올라온다.
장마 사이 잠시 비 멈추자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매미의 울음은 여름을 알리는 소리다. 여름이 깊어가는 소리다. 매미의 울음은 짝짓기를 알리는 소리인 동시에 삶과 죽음을 알리는 소리이기도하다. 나는 이 여름의 전령인 매미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다는 유지매미와 참매미의 수명은 대략 6년, 그런데 그의 일생 6년 가운데 5년 11개월은 애벌레로 그것도 땅 속에서 산다.
매미의 애벌레는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을 먹으며 네 번 껍질을 벗은 뒤 정확히 6년 째 되는 여름, 가장 날씨 좋은 날을 택하여 땅 위로 올라온다.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은 엄청나다.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왔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땅을 뚫고 나온 애벌레는 나뭇 등걸을 타고 올라가 거기서 다섯 번째이며 마지막 껍질을 벗는다. 이 순간 애벌레는 비로소 한 마리의 날개 달린 매미로 환골탈태 하는 것이다.
매미의 이러한 생태적 특징으로 인해 오래 전 중국에서는 매미를 청렴결백과 재생의 상징으로 여겼다. 임금의 머리장식이나 무덤의 부장품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학자들이나 선비들 또한 매미의 생김과 삶을 이상적으로 미화시켜 예찬하였다. 중국 진(晉)나라 육운(陸雲, 262~303)은 매미가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 등 오덕(五德)을 갖추었다 하여 선충오덕(蟬蟲五德)의 곤충으로 묘사했다.
매미는 관(冠)의 끈이 늘어진 형상이기에 글(문)을 읽어야 하고, 이슬을 먹기에 선비의 청(淸)과 렴(廉)을 지녔고, 거처할 곳을 마련하지 않기에 검소(儉)하고, 때 맞춰 죽음을 맞기에 신의(信)를 지녔다고 하였다.
매미에 대한 예찬은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어졌다. 시와 서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던 건 물론 조선시대 임금이나 관료들이 머리에 쓰던 관을 매미의 모습으로 형상화하기도 하였다. 왕과 왕세자가 곤룡포와 함께 관모로 사용한 익선관(翼善冠), 그리고 관료의 관모 역시 매미를 형상화한 것이었다. 관모의 매미 날개 모양의 양쪽 깃은 관리들이 서로 쳐다볼 때마다 매미의 덕목을 떠올리며 정사를 잘 베풀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한다.
매미와 관련한 고사성어도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매미가 껍질을 벗고 뱀이 허물을 벗는다'는 선태사해(蟬蛻蛇解)와 매미를 황금곤충으로 표현한 비슷한 뜻의 금선탈각(金蟬脫殼)이 있다.
옛 사람들은 땅속에서 유충의 상태로 있다가 나무로 올라와 다시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매미의 변태 과정을 불사(不死)와 재생(再生)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달의 작용과 동일시하기도 하였다. 허물을 벗음으로써 신생을 누리는 매미의 탈태를 재생과 부활과 탈속의 상징으로 찬미하였던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선태사해'는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던 매미가 지상으로 올라와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고, 뱀이 묵은 허물을 벗고 크게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해탈하여 더 높은 경지에 들어서는 것을 비유하는 말인 셈이다.
이와 같은 의미의 사자성어로는 매미가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뜻의 선탈용변(蟬蛻龍變), 사탈고피(蛇脫故皮), 환골탈태(換骨奪胎), 군자표변(君子豹變), 일취월장(日就月將) 등이 있다.
한편, 애벌레에 불과하던 매미가 성충이 되어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형용한 금선탈각(金蟬脫殼)은 또 다른 의미로도 쓰였다. 유명한 36계 중 하나인 21계로 매미가 허물을 벗듯 은밀히 퇴각하라는 즉, 위장전술로 적의 감시망을 피해 위험 지역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이렇듯 매미는 고래로 새로운 변화나 재생이나 영속을 상징해왔다. 그러나 매미는 지극히 짧은 생을 산다. 애벌레에 비해 성충이 되어서는 불과 4주일 만에 생명이 끝나기 때문이다. 매미 중에는 이 짧은 생애를 위하여 무려 17년이나 땅 속에서 사는 종류도 있다고 한다. 긴 인고의 세월에 비하여 너무나 짧은 생애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금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 지속되면 땅속의 애벌레는 성충이 되기도 전에 익사하고 만다고 한다.
약육강식의 자연계에서, 더우기 새들의 맛있는 먹잇감인 매미가 요란한 울음으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소리치는 매미들의 사랑과 용기야말로, 수많은 수목들과 날새들과 짐승들은 물론, 한 포기 풀이나 벌레에 이르기까지 모든 살아 있는 생물에 대한 힘찬 격려이며 생명에 대한 예찬이다.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 마쓰오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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