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 시사칼럼] 이재명 2심 판결에 대한 少考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 결과에 많은 생각이 든다. 그의 유무죄를 떠나 이번 결과는 통계적 확률로는 1. 7%의 판결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누구말대로 '불사조', '신이 내린 사람', '억쎄게 운이 좋은', '천운을 타고 난 사람'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법치국가에서의 사법 시스템이라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상고심에서 완전 무죄로 판단한 사건을 1심에선 징역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사법부의 극과 극 판결을 어떻게 봐야하나? 그런 재판부의 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 결과에 많은 생각이 든다. 그의 유무죄를 떠나 이번 결과는 통계적 확률로는 1. 7%의 판결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누구말대로 '불사조', '신이 내린 사람', '억쎄게 운이 좋은', '천운을 타고 난 사람'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법치국가에서의 사법 시스템이라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상고심에서 완전 무죄로 판단한 사건을 1심에선 징역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사법부의 극과 극 판결을 어떻게 봐야하나? 그런 재판부의 판결 행위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의 결과라고 믿을 수 있을까.
2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오거나 1심의 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됐다면 2심의 판결이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고 또 그러한 반전에 수긍할 수도 있다. 하지만 1심 판결의 펙트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해석의 차이>로 유무죄가 갈린다면 이는 두 판결 중 하나는 법리적 판단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지 않다면 법적 판단이라는 것도 상대적이고 복불복이라는 조롱을 면키 어렵다. 법관 또한 법의 전문가도 지혜로운 재판관도 더더욱 아닌 셈이다. 그만큼 사법부의 권위도 사라지게 된다. 진영 논리에 따른 당파성 판결이란 비난을 면키 어렵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이헌령 비헌령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까닭이다. 차라리 AI 재판관이나 배심원 제도가 더욱 공평하고 합리적일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런 점에서 상급심인 2심의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를 낸 하급심인 1심 재판부는 비난을 면키 어렵고 나아가 반드시 응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일 1심의 재판부와 2심의 재판부가 순서가 바뀌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 같은 사안에 대해 거꾸로 무죄가 유죄로 바뀔 것 아닌가.
그동안 정치권에서 여야 할 것없이 자기입맛대로 사법부의 판결을 재단해오긴 했지만 그거야 정치공세에 불과하고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사법부의 판단과 재판 결과에 대체로 수긍해왔다. 사법부란 법 질서를 최우선하는 법치국가의 보루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이재명 대표의 2심 판결은 한편으론 부당한 정치검찰의 탄압에 대한 정치적 승리와 '사법리스크'라는 족쇄를 날려버린 뜻 깊은, 야권 진영으로선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법치국가의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믿음과 <사법정의>에 대한 신뢰, 그리고 재판의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 이 모두를 근원적으로 생각케 하며 나아가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한 각 진영의 승복 여부에 대한 권위 또한 얼마나 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하는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재판의 결과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가리켜 '운7 기3'이 아니라 '운9 기9'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이 대표에게 이른바 '별의 순간'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선 여전히 그 별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사법리스크'는 대법원까지 가봐야 된다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검찰이 즉각 상고의 방침을 밝힌 가운데 대법원에선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그중 가장 높은 확률은 기각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대법원은 서류 심사이며 법적 논리의 문제가 없으면 통상적으로 기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이 건 역시 2심 판결에 대한 새로운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는 한 기각이 절대적이라는 예측이 법조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덕수 총리를 비롯 재판의 결과가 예측불허의 널뛰기라 백프로 안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두 번째 경우는 법적 문제점이 발견돼 원심 파기해 고등법원으로 환송하는 경우다. 특히 이 건의 경우 1심 판결과 2심 판결이 사실 유무와 관계없이 해석상의 차이에서 유무죄가 갈린만큼 통상적인 사건과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될 경우 2심 판결을 내린 고등법원은 원점에서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그 결과 또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수 없다.
마지막 경우의 수가 '파기자판'이라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거나 원심 파기 환송하는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유력한 대선 후보와 관련돼 있고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선거법의 경우 드물기는 하지만 대법원이 직접 판단하고 판결까지 하는 '파기자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조기대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라면 대법원이 직접 판결하는 파기자판의 검토를 무시할 수 없다. 즉 최종심의 판결에 따라 다시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일단은 2심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의 족쇄를 벗어버린 셈이지만 완전히 탈피하진 못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변수는 대법원 심리 기간이다. 대법원장이 3개월 기간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 강조해왔지만 그것이 잘 지켜질지 또는 만일 치러게 될 조기 대선 전에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등등의 문제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게 된다.
이래저래 이재명 대표의 이번 2심 판결이 향후 사법부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논의를 불러올 계기를 부여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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