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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지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

양지혜,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시사매거진 안나겸 기자/공동취재 안명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첫 마음을 잊지 말자’라는 마음 절제 화법은 다큐멘터리 영화 를 진두지휘한 양지혜(楊智慧, 47) 감독의 좌우명이다. 그는 1999년부터 EBS , KBS 등에서 혁혁한 역량을 발휘한 방송작가다.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예술 활동하는, 일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인 ‘한국샐라티스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대만과 일본 작가들과 함께 국제교류전인

[시사매거진 안나겸 기자/공동취재 안명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첫 마음을 잊지 말자’라는 마음 절제 화법은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를 진두지휘한 양지혜(楊智慧, 47) 감독의 좌우명이다. 그는 1999년부터 EBS <미래의 조건>, KBS <추적 60분> 등에서 혁혁한 역량을 발휘한 방송작가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예술 활동하는, 일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인 ‘한국샐라티스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대만과 일본 작가들과 함께 국제교류전인 <공존과 교류>를 열어 그림을 전시한 화가다. 또한 틈날 때마다 다문화 외국인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 그가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꿈틀리인생학교’ 입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로 관객 앞에 섰다. 특히 <괜찮아, 앨리스>는 꿈틀리인생학교를 통해 우리 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볼 뿐 아니라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사진_양지혜감독)
(사진_양지혜감독)

Q. 20년간 TV 구성작가로 활동하다가 어떠한 과정 속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되었습니까?

사실 처음부터 감독으로서 영화를 연출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죠. 취재를 통해 시놉시스를 만들고 스태프를 구성한 뒤 촬영 현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감독으로서 직접 제작을 총괄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런 면에서 <괜찮아, 앨리스>란 작품을 통해 개인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 인생의 전환기가 되는 시간을 경험했어요.
 

Q.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어떠한 인연으로 연출하게 되었습니까?

‘꿈틀리인생학교’에 대해 알게 된 건 불과 2년 전이에요.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께서 이사장으로 이곳을 운영해왔는데 ‘학생들이 학업에서 벗어나 1년을 온전히 쉬어가는 학교’라고 이야기하셨죠. 막연한 호기심에 취재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기록(記錄)’ 정도를 염두에 두고 촬영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학생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꿈틀리인생학교의 교육적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공유(共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오연호 이사장님께 영화 제작을 제안했고, 직접 연출을 맡게 되었어요.

(괜찮아_앨리스_공식포스터)
(괜찮아_앨리스_공식포스터)

Q. 이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에서 가장 눈여겨보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우리 교육 현장은 학생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아요. 입시 위주의 획일화된 틀에 학생들을 가둬놓고 쳇바퀴 돌 듯 다그치고 몰아붙이는 잔인한 공간이죠. 영화에서 주인공 ‘여름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학교는 꿈을 키우는 곳이 아닌 ‘평가받는 곳’이라는 거예요. 성적으로 평가 잣대를 세워서 1%만을 위한 99%의 패배자를 만들어낸다는 거죠. 그런데 성적으로 인정받은 1%조차도 행복하지 않은 게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에요.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 잣대에 맞춰 인정받으려다 보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을 잊고 살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찾아가면서 건강하게 관계 맺는 법을 배우고 행복을 찾는 시기가 되어야 할 청소년기가 그렇게 힘들고 막막한 터널에 갇히는 거예요.

영화에 출연한 한 학생의 말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해요. “어른들은 우리에게 항상 준비하는 삶을 살라고 하죠. 미래에 행복하라고 해요. 우리는 지금 행복하고 싶은데 왜 그럴 권리는 빼앗는 거죠?” 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집 밖을 나오지 않는 은둔·고립형 청소년들이 5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우리 교육이 과연 괜찮은가, 괜찮지 않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괜찮아, 앨리스>는 끊임없이 질문을 해요.

하지만 한 학교의 노력이나 한 개인의 열정으로는 공고한 우리 교육시스템을 바꿀 수 없습니다. 꿈틀리인생학교도 매년 1억에 가까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금 단기 과정으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더불어 학교와 가정, 사회는 모두에게 안전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꿈틀리인생학교에서 ‘쉬었다 가도 괜찮아’,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지내면서 학생들에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오더라고요. 자신이 있는 곳이 안전한 공동체라고 느끼면서부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힘들다, 도와 달라 요청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감 있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내면의 힘을 갖게 된 학생들의 성장은 눈에 띌 정도로 빨랐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주는 일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지혜 감독은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꿈틀리인생학교’ 입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로 관객 앞에 섰다.
양지혜 감독은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꿈틀리인생학교’ 입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로 관객 앞에 섰다.

Q. 영화 연출을 진행하며 주연배우나 참여 배우에 대해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이다 보니,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학생 본인의 동의를 구하는 일은 물론이고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이 영화가 많은 대중에게 공개가 됐을 때 학생들이 곤란한 일을 겪게 되지 않을지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했죠. 학부모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학생들이 용기를 내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견하고 뿌듯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상처가 있는 또래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해줬거든요. 학생들이 용기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괜찮아, 앨리스>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Q. 영화 연출을 진행하면서 작가와 감독, 연출 등 분야에서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

다큐멘터리 감독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시스템에 돌을 던져서 균열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용기 있게 질문하고 돌을 던지는 제작자가 되고 싶습니다. <괜찮아, 앨리스> 이후에도 불행한 대한민국 교육에 일침을 가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제작해보려고 합니다.

양지혜 감독은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꿈틀리인생학교’ 입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로 관객 앞에 섰다.
양지혜 감독은 ‘내가 주인이 되는, 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꿈틀리인생학교’ 입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로 관객 앞에 섰다.

Q. 앞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부분에서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지금의 영화 배급방식으로는 <괜찮아, 앨리스>가 관객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공들여 만들고도 상업영화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좋은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죠. <괜찮아, 앨리스>는 관객이 주도해서 극장을 섭외하고 직접 상영한 사례입니다. <괜찮아, 앨리스>를 내 가족과, 지인들과, 내가 사는 지역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다고 손을 내민 관객들이 ‘100개 극장 상영 프로젝트’를 주도해 전국의 극장에서 11월 13일에 개봉합니다. 수동적으로 영화를 보던 관객이 주인이 돼서 ‘좋은 영화’를 발굴하고 선택해 상영하는 관객주도의 배급방식은 건강한 영화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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