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조용우 시사칼럼] 부산 황령산의 미래, 개발과 보존 사이의 줄타기

황령산 개발의 청사진황령산이 또다시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 섰다. 최근 부산시가 황령산개발과 타워 설치를 위해 지역 개발업체와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황령산 개발이 본격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중심으로 황령산 보존 운동이 제기되며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부산시는 민간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민자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황령산유원지(23만 2632㎡)를 조성하고, 봉수전망대 설치에 2000억 원을 투입하는 이른바 '황령산유원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황령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황령산 개발의 청사진

황령산이 또다시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 섰다. 최근 부산시가 황령산개발과 타워 설치를 위해 지역 개발업체와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황령산 개발이 본격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중심으로 황령산 보존 운동이 제기되며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부산시는 민간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민자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황령산유원지(23만 2632㎡)를 조성하고, 봉수전망대 설치에 2000억 원을 투입하는 이른바 '황령산유원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황령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고, 부산지역의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방치됐던 스노우캐슬을 비롯한 황령산 일대를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탈바꿈해 장기간 방치됐던 스노우캐슬 사업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그간 스노우캐슬은 2008년, 사업시행자 부도로 영업이 중단되면서 16년째 흉물로 방치돼 부산의 대표적인 장기표류 과제로 손꼽혔다. 황령산유원지 개발은 황령산 봉수대를 모티브로 한 랜드마크 전망대(높이 50m)와 컨벤션 기능 포함한 복합문화전시홀, 봉수박물관, 부산음식문화체험관, 문화예술공유센터가 계획에 포함돼 있다. 그리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로프웨이(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봉수전망대는 부산 전역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망대가 설치될 예정으로 완공되면 세계 3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나폴리와 홍콩, 하코다테 못지않은 전망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산시는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개발 주체가 이렇게 희망차게 제시한 청사진대로 황령산 개발은 순조롭게 이뤄질까? 황령산 보존을 외치는 반대의 목소리가 벌써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개발의 방향과 컨셉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한편 제기되고 있다.  
 

황령산 개발의 문제점

우선 황령산 보존을 강력히 주장하는 목소리부터 살펴보자. 황령산 보전을 주장하는 70여 개 시민환경단체로 꾸려진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는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생태환경적 가치가 높은 황령산 정상부에 대규모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짓고 500여m를 오가는 로프웨이를 설치하는 것은 지역 공공재를 개발업자에게 팔아넘기고 개발업자의 이해를 돕는 노골적 행정'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황령산 개발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시내와 바닷가의 수려한 풍광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황령산은 숲이 울창해 오래전부터 ‘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렸다. 한때 민둥산 시절이 있었지만 지난 30년을 지나오면서 황령산은 어른 숲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황령산을 파헤치는 행위는 이제 갓 안정화로 접어든 황령산의 도심숲을 파괴하고 숲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훼손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부산의 허파이자 시민 공공재인 황령산의 개발은 사업자에 대한 특혜이고, 미래세대의 권리를 박탈하는 일이기에 지금이라도 황령산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고 황령산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쇠기둥 알박기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사라진 침묵의 황령산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며 아우성 요란한 황령산'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황령산 개발 방향 올바른가

친환경적 개발의 필요성을 어느정도 인정하면서도 개발의 방향이나 컨셉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도 있다. 특히 시설의 핵심인 전망 타워 개발에 대한 문제제기가 크다. 즉 황령산과 같이 해발고도가 높아 타워가 없어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의 타워 건립은 문화 정체성과 도시의 상징 등 특별한 의미가 없으면 타워 건립의 당위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야간경관이 좋기로 이름난 황령산은 그 자체로서 훌륭한 전망대로 애용돼 왔다. 그래서 황령산과 같이 해발고도가 높아 타워가 없어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의 타워 건립은 특별한 의미가 없으면 건립의 당위성을 찾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현재 황령산에 있는 전망대는 자연 훼손 없이 낮에도, 밤에도 바다와 해운대-광안리-영도까지 펼쳐지는 파노라마 조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부산 야경은 황령산 전망대가 최고라고 이미 알려져 있고,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100선에도 포함돼 있다.  

개발범위와 개발 아이템 및 타워 디자인이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특히 스키돔과의 연계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유명 건축가 승효상씨가 디자인한 황령산 타워가 봉수대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는 점과 타워 디자인이 주변의 자연경관과 조화되지 않고 심미적 조형미와 상징적 이미지가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타워는 랜드마크 건축물이므로 심미적 디자인이 가미된 조형미가 우선이다. 그런데 기 디자인의 황령산 타워(해발 500미터)는 MBC, KBS 송신탑이 2개나 있는 현 상황과 보완적 기능이나 심미성을 더  높여 주는 것도 아니고 기존 봉수대 이미지와도 배치된다고 보는 것이다.

굳이 황령산 타워를 건립하려고 한다면 봉수대 이미지와 어울리는 고전적인 타워나 아이들이 많이 가는 금련산 수련원 부근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여기에 타워를 세워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것이라는 대안도 제시한다. 이렇게 대단위 개발면적일 경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을 재창출하면서 숲속의 신비감과 재미를 극대화하는 '쥬라기공원 콘텐츠' 같은 아이템도 좋은 테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또한 정상 부근의 시설물들은 최소화가 원칙인데 현행 계획처럼 많은 시설이 필요한지도 수요조사 등을 통해 좀 더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시설 중 봉수박물관외에는 황령산에 반드시 위치해야 된다는 당위성이 없어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외면받다가 나중에는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황령산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일 때 시설들의 존재가치가 담보될 수 있다. 아울러 시민들의 욕구가 있더라도 정상 부근이 아닌 기 개발지인 스키돔 부근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봉수대와 시내를 연결하는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높다. 기 개발업체가 송도해상케이블카를 설치 운영하는 회사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개발한 케이블카 관광사업은 이미 사양산업으로 쇠퇴일로를 겪고 있다. 그나마 신설된 해상케이블카 정도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산악케이블카의 경우 적자경영에 허덕인 지 오래다. 기존 운영 중인 금정산 금강공원 케이블카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사실 야간경관이 좋기로 이름난 황령산 전망대는 이미 자동차로 손쉽게 올라갈 수가 있다. 굳이 다양한 교통수단의 활성화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다른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황령산 개발 바람직한 방향은?

이렇듯 기존의 황령산 개발은 개발 자체도, 개발의 목적과 방향에서도 문제점 투성이라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물론 수년간 방치됐던 스키돔의 친환경적 재구조화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황령산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후변화 탄소제로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지난 수십 년간 무분별하게 진행됐던 황령산 주변을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정비해 시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도시 부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래서 무조건적 관광개발이나 보존을 목적으로 한 무조건적인 방치가 아니라 일정정도의 개입을 통한 적극적인 황령산 친환경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결정은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시민의 호응에 기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부산시와 개발 주체는 황령산 23만㎡(약 7만 370평) 개발에 앞서 처음부터 개발디자인 컨셉(개념)을 잘 잡아야 하고 무엇보다 황령산 개발의 대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시가 황령산 개발의 대원칙부터 먼저 수립하고 개발을 친환경, 생태적으로 하되 개발면적은 최소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일단 봉수대 컨셉과는 전혀 다른 50미터 랜드마크 전망타워 계획은 즉각 폐기하고 기존의 황령산 전망대를 존치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기존 계획의 황령산 타워는 KBS, MBC 송신탑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탑이 가지는 정체성이나 상징성 등도 부족하고 다자인도 별로다. 

또한 방문자센터(봉수대박물관과 황령산생태원 설치 ) 등과 같은 인위적인 시설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해야 하며 모든 시설은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친환경 초소형 숙박시설은 자연체험형으로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방공호도 리모델링해 동굴체험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방하고 기 설치된 황령산 레포츠 시설도 연계·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도시숲 보존과 습지와 수목원 조성

특히 오래된 편백나무숲은 잘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곳은 힐링코스로 이름나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부산의 허파 역할을 하는 도시숲의 기능이 가장 잘 이뤄지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도시숲은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 탄소제로를 지향하는 도시의 훌륭한 파트너 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힐링과 휴식의 공간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보존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도시숲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따라서 훌륭하게 조성된 도시숲은 무조건 잘 보존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인공습지와 수목원을 조성해 숲의 건강성을 높이고 숲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황령산은 물이 없고 불이 나서 오래된 수림이 사라졌다. 물이 있어야 종다양성이 증대될 수 있다. 따라서 인공습지를 조성해 경관도 개선하고 종 다양성도 높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목원 또한 금련산 청소년 수련원과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다. 봄이면 금련산은 벚꽃과 진달래꽃으로 아름다워 수목원을 조성하면 훌륭한 가족공원이 될 수 있다. 

개발도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면서 인간의 생태발자국을 최소화한다면 누구도 무조건 반대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발을 반대하는 이유는 난개발과 환경 파괴 때문이다. 인공습지나 수목원 조성과 같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은 오히려 기존 자연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해, 관광자원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황령산도 현재 자연이 가지는 결함을 보충하고 최소한의 개발만을 허용하는 대원칙을 준수한다면 개발과 보존의 논리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룰 수가 있을 것이다.

한창기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