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불위호성(弗爲胡成)의 자세로 갑진년 맞다”

모든 삶은 광주를 위한 자양분으로 점철되는 광주광역시의회 정무창 의장

[시사매거진 308호] 좋은 정치를 노래로 비유하자면 ‘합창’이다. 정치는 정치인 혼자 노래하는 독창이 되어서도 안 되고, 나의 지인이나 나를 지지하는 사람 혹은 일부 계층만 대변하는 중창이 되어서도 안 된다. 어렵고 힘도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대변하고 귀 기울여 모두 함께 노래할 수 있는 합창이 된다면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가 될 것이다. 이처럼 의회 운영의 합창을 이끌어내고 있는 광주시의회 정무창 의장을 만나보았다. 그는 소통과 눈높이 의정을 중요시하고, 사안의 크고 작음을 떠나 발로 뛰는 의정활동으로 지역민의 신뢰를 쌓고 있었다.

제9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들이 모여 ‘공부하는 의회, 일하는 의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_광주시의회)
제9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들이 모여 ‘공부하는 의회, 일하는 의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_광주시의회)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는 불위호성(弗爲胡成)의 자세로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2024년을 맞이하는 정무창 의장과의 인터뷰다.

광주시의회 정무창 의장(사진_광주시의회)
광주시의회 정무창 의장(사진_광주시의회)

광주시의회의 수장으로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소회와 함께, 광주시의회가 지난해 거둔 유의미한 성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제9대 의회 들어오면서 시의회에는 2가지가 사라졌고, 3가지가 새롭게 생겼습니다.

‘주류/비주류’와 ‘쪽지예산’이라는 단어가 사라졌고 ‘사전소통’과 ‘거침없는 쓴소리’, ‘공부하고 일하는 문화’가 되살아났습니다. ‘쪽지예산’ 없는 원칙에 입각한 예산심의를 시작으로 성역처럼 굳어져 있던 ‘5월 문제’에 대한 릴레이 5분 자유발언, 밀실 운영에 가까웠던 ‘도시계획위원회’ 회의공개를 위한 조례 제정,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확대 등 과거와는 다른 시의회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날카로운 시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광주시 현안을 철저히 짚어 보았습니다. 의회 사무처 운영에 있어서도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안착, 갑질신고센터 운영, 상임위 회의 유튜브 생중계, SNS소통 강화, 365일 상시 시민제보, 의정혁신 추진 등 독립기관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민선8기 광주시의 핵심 시책인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지난 12월 세계 최고권위의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을 받으면서, 대안적 돌봄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광주시의회에서 관련 지원 조례 제정과 예산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맞벌이 부부들이 갑자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할 때라든지 고령으로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할 때, 광주시민이라면 돌봄이 필요할 때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2022년 11월 박미정 의원님이 대표발의하신 ‘광주광역시 통합 돌봄 지원 조례’가 통과됐고 서비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작년 102억, 올해 107억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서비스 시스템 구축이나 인력 교육 등에 부족함이 없도록 의원님들께서 꼼꼼히 살피셨습니다. 특히, 작년 광주광역시의회에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정책 포럼’과 ‘광주다움 복지 인재양성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도왔습니다.

정무창 의장이 157년 만에 다시 지어진 광주 대표 누각 희경루(喜慶樓) 중건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여섯 번째)(사진_광주시의회)
정무창 의장이 157년 만에 다시 지어진 광주 대표 누각 희경루(喜慶樓) 중건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여섯 번째)(사진_광주시의회)

지난해는 광주시의회가 광주시와 타지역과의 교류도 활발히 했습니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이 광주에서 임시회를 열고 14개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고 특히 광주‧전남‧제주의회 의장들이 손을 맞잡고 비극적 국가폭력 공동 대응하기 위한 ‘남부권 민주평화벨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는데,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작년 11월 광주에서 ‘대한민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의가 있었습니다.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신 정다은 의원께서 ‘남부권 민주평화벨트’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 제안하셔서 업무협약까지 하게 됐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광주, 전남, 제주는 국가폭력에 수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광주, 전남, 제주가 ‘국가폭력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1979년 부마항쟁으로 국가폭력을 경험한 부산과 경남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고, 총선 이후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들 지자체를 포함해 진정한 ‘남부권 평화벨트’를 만들 계획입니다.

지난해 의회 운영과 관련해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작년 9월 밀실 운영으로 비판받던 도시계획위원회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습니다. 다만,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거나 위원들의 소신 발언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비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조례 개정 이후에 도시계획위원회가 변경된 조례의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다소 의문이 있습니다. 조례 개정 이후 4번 정도 시민 방청을 받았지만, 그렇게 많은분들이 신청하진 않으셨습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신 시민들께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를 직접 참관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를 우려해 SNS를 통한 생중계도 검토했으나, 결국 조례에는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도시계획위원회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께선 광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참관 신청을 하시면 방청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역대급 세수 위기로 광주시가 최대 재정 가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광주 상생카드 예산부터 민생 예산 편성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에 중점에 두고 예산 심의를 하셨는지.

정부의 무책임한 부자감세로 지방재정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98년 IMF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2024년 본예산을 감액 편성했습니다. 재정위기 속에 임한 새해 예산 심사는 사전절차가 미흡하거나 시급성이 덜한 사업들은 삭감하고, 이렇게 아낀 재원을 민생경제 회복에 쓰이도록 했습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노동, 미래가치 관련 예산은 증액하거나 살려냈습니다. 말씀하신 광주상생카드는 국비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비만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는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결국 자영업자들과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435억 원, 집행부가 편성한 원안대로 의결하게 됐습니다. 금년 예산심사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예산 부족으로 청소년 무상 교통을 지원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집행부에서는 이 문제를 예산 절감 차원으로 접근했고, 대중교통 이용률이 낮은 초등학생을 지원하려고 했습니다. 의원들은 대중교통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등학생, 특히 예산이 부족하면 고3부터라도 우선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정부가 올해 7월부터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사업’인 ‘K-패스’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일단 ‘아동무상교통’ 도입은 뒤로 미뤘습니다. 이 부분은 집행부와 잘 논의해서 시민 뜻을 가장 잘 반영한 제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광주시정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강기정 시장님의 뚝심과 열정, 추진력을 발휘했던 해라고 생각합니다. 복합쇼핑몰 3곳의 윤곽이 드러났고(어등산 관광단지, 전방ㆍ일방 부지개발, 신세계백화점 확장) 무등산 정상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광주의 해묵은 과제들을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 무난하게 풀어가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미래차 국가산단 지정,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해가고 있는 점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광주다움 통합돌봄’과 ‘공공어린이 병원’은 전국 지자체에서 이를 배우기 위해 광주를 다녀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9대 의회 1주년을 맞아 광주시의원들이 초심을 다지며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_광주시의회)
제9대 의회 1주년을 맞아 광주시의원들이 초심을 다지며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_광주시의회)

의장님께서 구상하고 있는 2024년 광주시의회의 의정방향은 무엇인지.

요즘 광주 경제가 많이 어렵습니다. 본예산 심사에서부터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고, 청년, 미래가치, 노동, 서민경제에 투자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예산 낭비를 막고, 민생경제를 회복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광주 미래를 위한 해법을 집행부와 함께 찾겠습니다. 작년 광주시는 ‘통합돌봄’과 ‘공공어린이 병원’을 통해 도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회는 관련 조례 제정과 예산 지원으로 이들 정책을 뒷받침하며 주민 복리를 위해 적극 협력했습니다. 군공항 이전, 지하철 2호선 공사, 복합쇼핑몰 유치 등 현안이 많습니다. 올해도 광주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제일 먼저 행동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의회문화’를 확고히 정착시키겠습니다. 날카로운 시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의정활동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도 주민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약속드립니다.

우리 지역의 해묵은 과제이자 광주시의 숙원사업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여전히 난항인데, 의장님은 군공항과 민간공항과 관련해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작년 4월 ‘광주군공항특별법’이 제정돼 국비를 지원받을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광주시에서 발표한 ‘광주 군공항 유치지역 지원방안’을 보면 ▲지역개발사업 1조 원 지원 ▲햇빛연금, 국제학교 등 맞춤형 지원 ▲이주정착 및 신도시 조성 ▲광주 공무원연수원 등 공공기관 이전 ▲110만 평 소음완충구역 설치 ▲유치지역 농산물 전용매장 설치 등 굉장히 진일보한 지원책이 나왔습니다. 광주 현안에 대한 저의 입장은 항상 ‘시민 뜻’이 우선이었습니다. 시도 상생 해법도 ‘시도민의 뜻’이 우선이라 생각됩니다. 작년 12월 전남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광주·전남 시도민 10명 중 6명은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이 바람직한 것으로 답변하셨습니다. 광주와 전남이 민간공항 이전에 대해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군공항 이전에 관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면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 국제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25년 말 또는 26년 초라고 보도되었나, 시기가 특정되지 않았음)에 맞춰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는 것이 ‘광주·전남 상생’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군공항 이전에 대해 무안군의 분위기는 여전히 반대가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12월 광주와 전남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군공항 이전 지역 주민지원사업비를 담보하기 위해 지원기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키로 했습니다.

이밖에 올 한해 광주시의회가 해결해야 할 우리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

하남·진곡·평동산단이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돼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을 지원받게 되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체불임금으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등의 범정부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광주지역 어음부도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대유위니아 사태 영향으로 보입니다.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면 중소기업 파산이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대로 두면 광주 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저성장으로 들어갈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도 집행부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작년 성과 중에 위법 부당한 행정행위에 대한 연중 시민제보를 받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 중 유의미한 변화를 이끈 사례가 있는지.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광주시 산하 92개 기관에 대해 534건을 시정요구하고 260건을 제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부당하거나 위법한 행정 행위에 대해 연중 시민제보를 받아 행정사무감사에 활용했습니다. 올해는 총 32건의 제보가 들어와 이중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8건은 의원들께서 감사 기초 자료로 참고했습니다. 많은 제보를 주셨고 해결하기 위해 민관 모두 협조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무창 광주광역시의회의장이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동참했다. 정 의장은 챌린지 다음 참여자로 광주광역시의회 이귀순 부의장과 광산구의회 김태완 의장을 지목했다.(사진_광주시의회)
정무창 광주광역시의회의장이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동참했다. 정 의장은 챌린지 다음 참여자로 광주광역시의회 이귀순 부의장과 광산구의회 김태완 의장을 지목했다.(사진_광주시의회)

시 집행부와 ‘밀도 있는 소통’을 하지 못해 자주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앞으로 집행부와의 협치와 소통을 어떻게 풀어나가실 계획이신지.

한마디로 ‘밀도 있는 사전소통’이 협치의 출발일 겁니다. 개원 초기만 해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에서 시 집행부와 의회 간의 뜨거운 열정이 충돌한 때가 있었습니다. 작년 3월, 조기추경을 원만히 합의했고 ‘광주발전과 민생’을 위해 시급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타협과 양보를 통해 답을 찾았습니다. 집행부에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사후 통보가 아닌 ‘사전 소통’으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시정이든 의정이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느냐의 문제입니다. 집행부에서도 시장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의 시각에 맞춰 가면 갈등도 줄고 소통 문제도 많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의회의 권한과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의원들의 청렴과 윤리성도 그만큼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대한 복안은 있으신지.

시민의 눈높이에 벗어난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인지하면 예외 없이 곧장 ‘윤리특위’에 회부할 것입니다. 재작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윤리특별위원회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됐습니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전원을 법조인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했습니다.

제가 의장으로 있는 동안은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시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의원들 스스로 갑질 근절과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일명 ‘갑질 근절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조례에 따라 ‘광주광역시의회 온라인 갑질 신고센터’를 작년 5월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더 청렴하고 윤리적인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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