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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도체 특별법,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난 1월, 참관을 마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침략 대응을 위해 마련된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활동부터, 작년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입안과 통과를 위해 숨 가쁘게 뛰어왔던 시간들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다.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은 반도체 특위에서 각 산업계의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마련한 ‘K-반도체 전략’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 주요
지난 1월, <CES2022> 참관을 마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반도체특별법(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침략 대응을 위해 마련된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활동부터, 작년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반도체특별법> 입안과 통과를 위해 숨 가쁘게 뛰어왔던 시간들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특위에서 각 산업계의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마련한 ‘K-반도체 전략’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 주요 내용은 △반도체 R&D에 40~50%, 반도체 시설 투자에 10~20% 세액 공제 지원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용수와 전기 지원 △10년간 산업인력 3만 6천명 육성을 목표로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을 1,500명으로 확대 등이었다. 학계와 기업들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파격적인 내용에 업계 종사자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런 ‘K-반도체 전략’의 정신을 이어받은 <반도체특별법>은 △특화단지 내 산업 기반시설에 대한 비용 우선 지원 △인허가 과정 신속화 및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첨단기술과 전문인력 해외유출방지 등 유의미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의 핵심 요청 사항이었던 세제혜택과 인재육성 방안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기업 투자를 촉진할 세제 혜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업이 국내에 반도체 시설 투자를 할 때 최소 25%에서 최대 50%까지 세제 혜택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최종 법안에서는 최대 20%에 그쳤다. 특히 시설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은 기본 6%에 전년보다 투자가 늘었을 때 주어지는 추가 공제 4%까지 포함해도 최대 10%에 불과한 혜택을 받을 전망이고, 이마저도 2024년 말까지 투자하는 경우에만 해당하는 3년짜리 한시 조항이다. 미국·중국·일본 등 경쟁국들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막대한 세제 혜택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이다.
또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큰 실망감을 보이는 대목은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 증원’ 요구 배제다. 법안의 논의 과정에서 수도권 대학 반도체 인재 확대는 수도권 과밀화를 이유로 대부분 제외됐고, 기업이 기술 실무교육을 맡고 정부는 교육비 일부를 보전해 주는 대안 역시 기업에 교육의 주도권을 맡길 수 없다는 반대 논리를 넘는 데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탄력 적용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전쟁에 쓸 장비가 있어도 무기를 사용할 군인이 없는데 <반도체특별법>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우리는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 반도체 소재기업 ASML의 짐 룬먼 수석부사장의 말이다. 미국은 30만명, 중국은 25만명 가량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고졸부터 석·박사 급까지 매년 약 1,500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심지어 대기업과의 연구·개발 인력 확보 경쟁에서 밀리는 중소기업은 베트남과 스리랑카·인도 등 해외에서 인력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도 지난 16일 문승욱 산자부 장관은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통해 올해까지 700여 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확보하고, 반도체 전문 교육 과정을 신설해 매년 1,2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전기·용수·테스트베드 등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시설에 대한 과감한 대응 투자를 지원하고, ‘반도체 투자지원기구’를 상설화해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했다. 늦었지만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반도체 인재 양성은 단숨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름만 반도체 학과가 늘어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 정부의 흔들림 없는 일관된 원칙 아래 장기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대학도, 기업도 안심하고 투자하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작년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반도체 컨트롤 타워’를 세워 기관 간 역할을 조정하고, 일관되게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반도체 기술 전쟁은 반년의 격차가 승패를 가르는 속도전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의 말 그대로 반도체는 승자독식 구조가 분명한 사업이다. 자사의 새로운 전자제품에 철 지난 낡은 반도체를 넣고 싶은 회사는 없다.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반도체 회사에 주문이 몰릴 수 밖에 없다. 0.01초라도 앞서가기 위해 끝없는 경쟁을 펼치는 쇼트트랙과도 같다. 더구나 모든 국가가 나서서 심판도 매수하고, 도핑도 서슴치 않는 무자비한 경쟁의 무대이다. 우리만 맨몸으로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반도체특별법>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우리가 자랑스런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를 키워낸 것처럼, 대한민국이 반도체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파격을 뛰어넘는 혁명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생을 반도체 산업 발전에 힘써온 사람으로서 무거운 소명 의식을 느낀다.
글 / 양향자 국회의원
기획재정위 소속 국회의원(광주 서구을)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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