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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1세기의 가장 위협적인 신무기, 반도체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반도체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장비 등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도 對러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따라서 미국이 반도체 규제를 시작한다면, 단순히 탱크나 비행기를 멈추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현대적 경제체제 전반을 붕괴시키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처럼 오늘날 안보의 개념은 경제, 기술, 외교 등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는 포괄적 안보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양향자 국회의원(사진_양향자 의원실)
양향자 국회의원(사진_양향자 의원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반도체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장비 등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도 對러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따라서 미국이 반도체 규제를 시작한다면, 단순히 탱크나 비행기를 멈추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현대적 경제체제 전반을 붕괴시키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오늘날 안보의 개념은 경제, 기술, 외교 등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는 포괄적 안보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첨단 기술의 우위를 확보하는 문제는 산업·경제 전략을 넘어 포괄적인 국가 안보 전략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현대 산업의 모든 곳에 쓰이는 반도체가 21세기에 가장 위협적인 신무기로 평가받는 것이다. 반도체 독립이 곧 국가의 존립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세상이다.

오래전부터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던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중국 제조 2025’라는 그랜드 산업전략을 발표하면서 10대 핵심 전략산업 중 첫 번째로 반도체를 꼽았다. 이른바 ‘반도체 굴기 2025’이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200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하고, 반도체 기업에게 최대 10년간 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지원을 지속해왔다. 반도체 독립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미국도 기민하게 대응했다. 2020년 화웨이를 표적으로 반도체 규제를 하는가 하면, 지난 4일 미국 하원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약 62조원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미국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이 법안은 5년간 반도체 연구와 설계·제조에 약 62조원, R&D에 약 360조 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21세기에 중국 등 전 세계를 능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표결을 했다”며 21세기에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가 반도체가 될 것임을 선포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가 가져온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병목현상은 무제한적인 반도체 군비경쟁을 촉발시켰다. 지난 8일, EU 집행위원회는 앞으로 8년간 58조원을 투자해서 유럽 국가들의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EU반도체법(EU Chips Act)’을 통과시켰다. 일본 역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예산 약 6조원을 작년 긴급 편성했고, 대만도 TSMC를 필두로 반도체 산업 지원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컬럼비아대의 스티브 블랭크 교수는 “21세기, 반도체는 지난 세기의 석유와 같다. 반도체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나라가 다른 나라의 경제·군사력을 좌우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경쟁국들은 우리의 반도체 패권을 빼앗기 위한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일본이 3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시작된 ‘한일 반도체 전쟁’이지 않은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를 포함한 전략산업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군비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우리의 지원 대책은 충분한가? 과연 10년 후, 20년 후에도 우리 반도체가 지금과 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평생을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과 그 미래를 생각해 온 사람으로서 유독 초조하고 조급한 마음이다.

글 / 양향자 국회의원

기획재정위 소속 국회의원(광주 서구을)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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