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공유하고 문화를 재창출하는 지역주민들의 고품격 문화 공간

선유초등학교(http://www.seonyu.es.kr /김창권 교장/이하 선유초)의 김창권 교장은 위의 물음에 이와 같이 대답한다. ‘학교는 지역사회와 문화를 공유하고 문화를 재창출하며,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7년 3월1일자로 개교한 선유초는 꿈을 가진 어린이, 재능 있는 어린이, 봉사하는 어린이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에 맞는 맞춤식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등포구 양평동에 자리한 이 학교는 개교당시 지상 4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200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시청각 실을 비롯해 미술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개인용 책걸상, 장애우를 위한 엘리베이터 등의 시설을 갖춰 타 학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왔다. 더욱이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사업에 선정되면서 이 같은 현대식 시설을 지역사회에 자유롭게 개방하여 함께 나누는 문화적 공간으로 재편성하여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지역의 문화센터의 역할을 위한 다채로운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선유초의 학부모를 포함한 주위의 지역 주민들 중 주부들의 구성원은 크게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주부와 전업주부, 두 가지로 분류된다. 여기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로운 전업주부는 다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취미활동을 원하는 주부와 다른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재취업을 원하는 부류이다. 선유초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학교의 유휴시설을 활용,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기 위한 다채로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취미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오카리나, 벨리댄스, 요가, 사물놀이 등의 강좌를, 재취업 과정으로는 POP, 폼아트, 칠보공예, 종이공예, 풍선아트, 바리스타 등의 자격증 취득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녀성교육지도법, 부모자녀대화법, 자기주도적학습법, 자녀지도를 위한 역사논술, 온가족이 함께하는 숲 알기, 온가족이 함께 떠나는 신기한 역사탐험 등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창권 교장은 “이러한 과정 등을 학교 안의 유휴공간을 이용하여 개설하면서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학교를 드나들며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이를 통해 학교에 대한 이해와 협조, 사랑과 애정이 증폭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업주부들의 취미활동과 재취업을 위한 공부의 기회를 제공하여 이러한 기회를 얻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다양한 부정적 사례인 주부들의 우울증, 무력감 등을 해소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한 선유초의 모든 시설은 규정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두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에게 대체로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는 편이다. 농구와 배드민턴, 배구, 족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체육관 시설을 비롯해 226석 규모의 시청각실, 연중무휴로 운영 중인 도서실과 과학실, 실과실, 컴퓨터실, 기타 다목적실 등외에도 영등포구청에서 전기세를 지원받아 야간에도 조깅 등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게끔 만든 운동장은 지역 주민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학부모 교육을 통한 자녀교육의 내실화
선유초는 공교육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학생들의 학력 신장 방안과 학부모 교육을 통한 자녀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학력신장 방안으로는 읽고, 쓰기가 매우 취약한 요즘 학생들에게 학습장 사용을 강화하여 학습장 사용을 확대·권장하고 있으며 학습장을 잘 정리한 학생들에게는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가르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일치시켜 학력신장에 기여하고자 평가통지 방법을 개선하였다. 36쪽 정도의 ‘나의 학교생활 기록부’를 이용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국어 평가는 학기말 평가에 한하여 국어과 평가 전문가인 김창권 교장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또, 교사들의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수업 컨설팅 제를 운영하여 연 1회 이상 각 교과 수업지원단의 수업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로 학부모 교육을 통한 자녀교육을 위해 학부모 연수를 계획 중이다. 바람직한 자녀교육은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월 1회 정도 전문가들을 모시고 연수를 진행하여 학부모들이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구축하였다. 상담, 독서, 예체능 교과 등에 보조교사로 활용함으로써 학부모들의 성취 욕구 또한 해소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창권 교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송하는 가정통신인 선유통신 1면에 학부모 교육용 칼럼을 직접 연재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3년 동안 120여 편의 칼럼을 모아서 학부모 교육용 에세이집 ‘자식 사랑도 교육이어야 한다’라는 단행본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그밖에도 매년 5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선유도공원에서 전교생과 학부모가 참가하는 ‘선유 백일장’을 실시하여 학생들은 글짓기와 그리기를, 학부모들은 글짓기와 사진촬영 대회를 통해 가족이 함께하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 넓혀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육성 사업의 추진으로 선유초의 교육환경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소통이 원활해졌으며 그간 학부모들에게는 높고 부담스럽기만 했던 학교의 문턱이 낮아졌다. 신설학교 도서실을 방문한 주민들이 도서 구입비에 써달라며 아파트 부녀회 이름으로 500만 원을 기탁하고, 한 학부모는 1,000만 원을 도서 구입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교발전기금 조성이 거의 불가능한 현 시점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위해 재활용 쓰레기 등을 매각해서 모은 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는 일은 드문 일이다. 김창권 교장은 “학교는 지역사회의 한 공간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을 때가 많습니다. 학교가 아이들뿐만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활발해 졌습니다. 또한 학교가 늘 열려있었던 것에 반해 학교에 찾아오기는 남들의 시선, 왜곡된 시각 등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었던 학부모들의 학교 방문이 자유로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싹트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같은 공간 안에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려 배움으로써 학부모들과 담임간의 소통이 자유로워 서로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공로가 인정받아 지난 연말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자인 염동희 방과후학교 부장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선유초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여 좋은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이것은 학교장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에 의해 더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간 재학생수보다 더 많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선유초에서 지역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학교와 지역사회가 모범적으로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취재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김창권 교장은 인터뷰 말미에 “좋은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정원식 전문교부장관의 저서처럼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학교의 사회화와 사회의 학교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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